기사최종편집일 2024-05-05 11:58

[기자수첩] '버스패륜남', 'oo남 oo녀' 사건의 불편한 진실은?

기사입력 2012.09.12 15:53 / 기사수정 2012.09.12 16:05

온라인뉴스팀 기자


[엑스포츠뉴스=온라인뉴스팀] 

제목 그대로 '버스패륜남', 'oo남,oo녀' 사건이 불편한 까닭은 무엇일까.

11일 '버스 패륜남' 버스 운전기사가 경찰조사에서 "맞은 사람은 노인이 아니며 일반적으로 맞은 것이 아니라 서로 폭행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밝혔기 때문이다.

즉, 우리에게 노인으로 알려진 남성은 흰머리가 많은 '40대 중후반'의 남성이고, 젊은 사람 역시 30대 초중반이었다고 구체적으로 전한 것.

이런 운전기사의 말이 진실일 경우 앞서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널리 알려진 '버스패륜남'의 전반적인 내용은 달라진다. 인터넷을 후끈 달아오르게 해놓고 그 결말이 허무하다.

이런 '버스패륜남'과 같은 00남,녀 사건이 논란이 된 건, 벌써 여러 번째다.

지난 2월 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올라왔던 지하철 4호선에서 젊은 남녀가 몸싸움을 벌이는 영상은 '4호선 막말녀'로 논란이 되었다. 지하철에 탄 여성이 옆자리에 앉은 남성이 실수로 발을 찬 것에 격분해 격투를 벌이고 있다는 게 내용의 요지였다.

이어 3월 택시를 탄 젊은 여성이 아버지뻘인 운전자에게 마구 욕설을 하는 장면이 유포되며 파문을 일으켰던 '택시막말녀', 8월에는 부산 한 나이트클럽 화장실에서 쳐다보는 것이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여자 4명이 2대 2로 시비가 붙어 싸우는 중에 한 여성이 다른 여성을 하이힐 뒷굽으로 머리를 사정없이 찍으며 '하이힐 폭행녀'로 네티즌들에게 충격을 줬던 사건이 있었다.

이 외에도 최근에도 '분당선 맥주녀','지하철 문신남' 등 잊힐 만하면 새로운 00남, 00녀가 등장해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물론, 게시된 동영상 속 그들의 행동이 옳아 보이지는 않는다.

문제는 그들 행동에 사건의 전말을 파악할 시간도 없이, 비난하는 열기가 폭풍처럼 타올랐다 사그라진다는 점이다.

이번에 발생한 '버스패륜남' 사건에서처럼 우리가 본 영상과 진실은 다소 차이가 있었다.

이전에 발생한 '4호선 막말녀','하이힐 폭행녀' 등의 사건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쌍방향 폭행이거나, 쌍방 과실임이 밝혀지면서 일반적인 비난의 초점이 흐지부지해지거나, 흐트러진 경우를 많이 봐왔다.

이렇게 집단적인 비난의 화살이 일방적이게 한 사람에게만 몰리는 것은 왜 그럴까.

이유는 영상에 있다. 불편한 진실은 길어야 1분이 안 되는 짧은 영상은 문제장면만을 담고 있다.

앞, 뒤 없는 영상은 오해를 낳기에 충분하다. 빠르게 전달해야 하는 SNS의 특성상, 사건 사고의 영상인 경우 특히 편집, 구체적인 설명이 붙을 시간이 없다.

특히 폭행사건 같은 경우는 가해자와 피해자 확정이 중요한데, 미리 유포된 영상으로 객관적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채, 다듬어지지 않은 소식이 급속히 전파되고 여론이 형성되는 게 문제다.

자칫 의도하지 않은 '마녀사냥'의 피해자가 생길 수도 있다.

이대로라면 누구라도 '00남, 00녀'와 같은 이름으로 순식간에 원치 않는 유명세를 치르게 될 수 있다.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던데, 전말 없는 사건이 어디 있으랴.

영상에 공감할 수는 있지만, 사건 정황이 없는 영상에서 어떤 근거도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무조건 분노하고 표출하기 전에 영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휴식이 필요할 때이다.

온라인뉴스팀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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