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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런던] 연이틀 계속된 판정 논란…'어글리 올림픽?'

기사입력 2012.07.30 07:08 / 기사수정 2012.07.30 07:08

강산 기자

한국이 연이틀 '판정 논란'에 울었다. 전날(28일) 박태환에 이어 조준호가 희생양이 됐다. 단순한 실수가 아닌 의도된 듯하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하지만 이들은 의연하게 대처했다. 한마디로 '멘탈 붕괴'가 올 법도 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며 메달을 획득, 감동을 선사했다.



'적잖은 충격 여파'…하지만 의연했던 조준호

3명의 심판 모두 조준호의 도복 색깔인 파란색 깃발을 들어올렸다.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 우승 후보로 꼽히던 에비누마 마사시(일본)를 꺾고 준결승 진출이 확정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심판위원장의 한 마디가 판정을 뒤집었다. 잠시 후 다시 제자리에 모인 심판들은 흰색 깃발을 들어올렸다. 조준호는 물론 승리한 에비누마도 어안이벙벙해 했다. 어처구니 없는 판정 번복이 발생하면서 조준호에게 충격 여파는 오래갈 듯 보였다. 전날(28일)에는 '마린 보이' 박태환이 실격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다. 전날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판정 논란이 고개를 들었다. 이번에는 조준호가 희생양이 됐다. 이미 내려진 판정이 심판위원장의 코멘트로 번복되는 촌극이 발생한 것이다. 그것도 경기의 일부가 아닌 준결승 진출자를 바꿔버렸다. 하지만 조준호는 의연했다. 패자전 1회전에서 콜린 오츠(영국)를 꺾고 동메달결정전에 진출했다. 조준호는 동메달결정전서 만난 수고이 우리아르테(스페인)와도 판정으로 승부를 가리게 됐다. 8강전서 판정을 뒤집은 바르코스 심판위원장이 스페인 출신이기에 더욱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3명의 심판 모두 조준호의 승리를 선언했다. 시련을 딛고 따낸 금메달보다 값진 동메달이었다. 조준호는 물론 남자유도대표팀 정훈 감독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데칼코마니 끝낸 박주영-김보경의 두방

마치 데칼코마니를 찍어낸 것처럼 비슷했다. 경기를 보며 내내 머리를 스치는 경기가 있었다. 쉴 새 없이 두들기고도 무득점 무승부에 그쳤던 멕시코전이다. 스위스전은 나흘 전과 너무도 흡사했다. 선발명단도 경기내용도 스코어도 너무도 똑같이 진행됐다. 전반이 끝나도록 상대를 두들기고 두들겨도 굳게 닫힌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바로 그때 박주영이 날았다. 후반 11분 상대 문전에서 몸을 날린 박주영은 다이빙 헤딩슈팅으로 스위스의 골망을 흔들었고 7분 뒤 김보경도 환상적인 발리슈팅을 꽂아넣으며 답답하던 경기 분위기를 뒤바꿨다. 박주영과 김보경의 두 방으로 스위스를 제압한 한국은 이제 가봉과 만난다. 8강 진출의 경우의 수는 좋다. 비겨도 올라가는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것이 바로 박주영과 김보경이 준 선물이다. 



'판정 논란'에 분노 폭발

개인종목

10-10 프로젝트를 위해 반드시 따내야 할 금메달을 획득했다. 남자양궁대표팀의 한을 여자 선수들이 풀어줬다. 여자양궁대표팀은 단체전 결승전서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8점 차로 뒤진 상황에서 기보배의 마지막 화살은 9점 과녁에 명중했다. 이로써 한국 여자양궁대표팀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시작으로 올림픽 7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이 양궁 최강국이라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린 쾌거였다. 남자 유도 66kg급의 조준호는 '판정 번복'의 충격 속에도 동메달을 따내며 감동을 선사했다. 전날 실격 논란 속에도 은메달을 획득했던 박태환은 전체 3위로 자유형 200m 결승에 진출해 또 한번 금메달에 도전하게 됐다. 하지만 아쉬운 결과도 있었다. 메달을 기대했던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 예선에서 김장미가 13위, 김병희가 17위에 그쳐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여자 유도 52kg급의 김경옥은 메달 획득에 실패했고 남자 펜싱 사브르에 출전한 구본길과 원우영, 김정환도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사이클 여자 도로경주에서 완주에 성공한 나아름은 전체 13위를 기록, 가능성을 보였다.

구기종목
축구대표팀이 희소식을 전해왔다. 남자축구대표팀은 스위스에 2-1로 승리, 8강 진출 가능성을 한 층 높였다. 조별리그 최종전서 가봉과 무승부만 기록해도 8강 진출이 확정된다. 그 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던 박주영의 멋진 골이 터졌다는 점도 반갑다. 배드민턴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29일 남자 단식에 출전한 이현일과 남자 복식에 출전한 이용대-정재성 조는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반면 혼합 복식 첫 경기에 나선 이용대-하정은 조와 남자 복식에 출전한 고성현-유연성 조는 각각 인도네시아, 태국에 완패했다. 남자핸드볼대표팀은 '장신 군단' 크로아티아의 벽을 넘지 못하고 26-31로 패했고 여자하키대표팀도 중국에 0-4로 완패했다.





30일의 히어로와 워스트

히어로
는 카메론 밴 더 버그(남아공)였다. 밴 더 버그는 남자 평형 100m 결승에서 58초46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세계 신기록을 작성하면서 우승을 거머줬다. 준결승서 58초83, 올림픽 신기록을 갈아치운 밴 더 버그는 결승서도 시종일관 앞서나가며 여유로운 경기를 펼쳤다.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 우승자인 기타시마 고스케(일본)와 종전 세계신기록(58초58) 보유자인 브랜턴 리카르드도 그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워스트는 국제유도연맹(IJF)의 후안 바르코스 심판위원장이다. 그는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에서 판정으로 '장난'을 쳤다. 그는 남자 유도 66kg 이하급 8강전서 조준호의 3-0 판정승 이후 심판들을 불러 모아 한 마디를 던졌다.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상황서 제 자리로 돌아간 심판들은 청기가 아닌 백기를 들어올렸다. 이후 발언이 걸작이다. 일본 지지통신에 따르면 바르코스는 "심사위원 전원은 에비누마가 우세했다는 판단을 했다"며 "유도 정신을 지키기 위해 심판에게 다시 지시했다"고 밝혔다고. 심사위원은 판정을 보조한다.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에서 마치 손바닥 뒤집듯 판정을 번복한 것이다. 올림픽은 경매가 진행중인 수산 시장이 아니다.



미리보는 한국 경기(30일~31일) - 남자 유도, 여자 핸드볼, 여자 배구

'골든 데이'가 될 것으로 믿었던 첫날과 둘째날 단 1개의 금메달만을 획득한 한국, 아직 실망할 단계는 아니다. 한국 남자 유도의 '간판 스타' 왕기춘은 남자 유도 73kg 이하급에서 대한민국의 격투기 종목 첫 금메달을 위해 나선다. 왕기춘은 29일 66kg 이하급에서 어이없는 '판정 번복'의 희생양이 된 조준호의 한을 풀어줄 유력 후보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일본의 나카야 리키, 하지만 왕기춘은 나카야와의 상대 전적에서 2승 무패로 앞서 있다.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 결승전서 엘누르 마마들리(아제르바이잔)에게 당한 한판패의 설움을 씻어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여자핸드볼대표팀은 숙적 덴마크(세계랭킹 6위)와 피할 수 없는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덴마크는 2004 아테네올림픽 결승서 대한민국에 눈물의 은메달을 안겼던 팀이다. 여자배구대표팀은 세르비아를 상대로 첫 승에 도전한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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