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긴 기다림 끝에 마침내 1군 무대를 밟았다.
SSG 랜더스는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정규시즌 6차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를 조정했다. 좌완투수 백승건을 엔트리에서 말소하면서 우완투수 이준기를 1군에 콜업했다.
2002년생인 이준기는 사당초-영남중-경기상고를 거쳐 2021년 2차 7라운드 62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했다. 2021년과 2022년 퓨처스리그 무대를 누볐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 한화 마운드의 두꺼운 선수층으로 인해 출전 기회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그는 군 복무 중이었던 2023년 11월 방출 통보를 받으면서 팀을 떠났다.
이준기는 군 복무를 마친 뒤 도전을 이어갔다. 2024년(성남 맥파이스)과 지난해(화성 코리요)에서 독립리그 경기를 소화했고, 지난해 9월 입단 테스트를 거쳐 육성선수로 SSG 유니폼을 입었다. 뛰어난 워크에식과 성실한 훈련 태도로 내부 평가가 높았으며, SSG에 입단한 뒤에도 지속적으로 모범적인 훈련 태도를 유지했다.
이준기는 올해 이기순, 백승건의 1군 콜업 이후 퓨처스팀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퓨처스리그에서 다양한 구종과 로케이션을 활용해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입증했다. 또한 직구, 커브 투피치 위주의 단조로움에서 벗어나 슬라이더, 포크볼을 장착해 투구 경쟁력이 대폭 향상됐다. 올해 이준기의 퓨처스리그 성적은 7경기 32⅔이닝 1승 2패 평균자책점 2.20.
코칭스태프도 이준기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봉중근 SSG 퓨처스팀 투수코치는 "우수한 직구 RPM(분당 회전수), 공 끝 힘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구속은 141~142km/h 수준이나 체감 구속은 140km/h 중반대에 달한다"며 "주무기인 커브는 카운트 잡는 용도와 유인구로 완벽히 제어할 수 있다. 스플리터와 슬라이더 제구 또한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만난 이준기는 "목요일(7일) 강화에서 퓨처스팀 훈련을 마치고 퇴근하던 중 1군에 콜업된다는 연락을 받았다. 얼떨떨하기도 했고 실감이 나지 않았다. 정신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선배님들, 코치님들이 잘 대해주셔서 빠르게 적응했다"며 "지명되고 나서 여기까지 오는 데 시간이 꽤 걸렸지만, 좋은 팀에 입단해 2군 스프링캠프를 치르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 몸도 잘 만들 수 있었다. 이제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퓨처스팀에서 중점적으로 준비한 부분에 대해서는 "운이 좋게도 (퓨처스팀에서) 선발 기회를 받았는데, 봉중근 코치님이나 박정권 감독님이 공격적으로 승부하고 볼넷 없이 빠르게 승부하자고 하셨다. 그 부분에 집중해서 열심히 던졌는데,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장착한 포크볼과 슬라이더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이준기는 "커브가 내게는 큰 장점이고, 직구도 구속에 비해서는 수직 무브먼트나 이런 게 장점"이라며 "여기에 제3구종이 있으면 좀 더 길게 이닝을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스프링캠프부터 퓨처스리그 개막 전까지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연습했고, 잘 맞아떨어졌다. 퓨처스리그 개막 후 슬라이더, 포크볼을 쓰니까 기존에 직구, 커브를 쓸 때보다는 타자들이 좀 더 어려워하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기술적인 변화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이준기는 "군 생활을 하다가 (한화에서) 방출됐는데, 아쉬운 시간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후회하는 부분도 있다. 독립리그에서도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는데, 그게 큰 자산이라고 생각한다"며 "처음 프로 구단에 입단했을 때보다 다시 SSG에 입단했을 때 마음가짐이 좀 달라졌다고 생각하고, 그게 내 무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준기의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당장 팀이 이기는 경기에 도움이 되진 못하겠지만, 다른 투수들 뒤에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2군에서 했던 것처럼 내 장점을 살려서 공격적으로 투구하고 싶은 생각을 갖고 있다"며 "1군에 최대한 오랫동안 머무르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시즌을 치르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면서 시즌 중에도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사진=SSG 랜더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