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우크라이나 스켈레톤 국가대표가 전사한 동료들을 기리는 헬멧 착용을 고수하다 결국 올림픽 무대에서 퇴출당했다. '스포츠의 정치적 중립'을 내세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정당한 추모'를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측의 입장이 정면충돌하며 파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정부는 해당 선수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우크라이나 스켈레톤 국가대표가 전사한 동료들을 기리는 헬멧 착용을 고수하다 결국 올림픽 무대에서 퇴출당했다.
'스포츠의 정치적 중립'을 내세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정당한 추모'를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측의 입장이 정면충돌하며 파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정부는 해당 선수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IOC는 12일(현지시간)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 선수가 '선수 표현의 자유 지침'을 준수하지 않음에 따라 이번 대회 스켈레톤 경기 출전 자격을 박탈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우크라이나 스켈레톤 국가대표가 전사한 동료들을 기리는 헬멧 착용을 고수하다 결국 올림픽 무대에서 퇴출당했다. '스포츠의 정치적 중립'을 내세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정당한 추모'를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측의 입장이 정면충돌하며 파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정부는 해당 선수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SNS
논란의 핵심은 헤라스케비치의 헬멧이었다. 그는 이번 대회 예선 주행에서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목숨을 잃은 우크라이나 스포츠 동료 24명의 얼굴이 그려진 특별 제작 헬멧을 착용하려 했다. 헬멧에 새겨진 인물 중에는 과거 올림픽 무대를 함께 밟았던 동료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IOC는 즉각 제동을 걸었다. 올림픽 헌장 제50조(경기장 등에서의 정치적·종교적·인종적 선전 금지)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IOC는 헬멧 착용을 불허하는 대신 '검은 완장'을 차거나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헬멧을 따로 공개하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우크라이나 스켈레톤 국가대표가 전사한 동료들을 기리는 헬멧 착용을 고수하다 결국 올림픽 무대에서 퇴출당했다. '스포츠의 정치적 중립'을 내세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정당한 추모'를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측의 입장이 정면충돌하며 파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정부는 해당 선수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연합뉴스
하지만 헤라스케비치는 단호했다. 그는 "전쟁 희생자를 추모하는 것은 정치적 선전이 아니다"라며 IOC의 제안을 거부했고, 경기 당일에도 문제의 헬멧을 쓰고 출전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경기 시작 직전, IOC 징계위원회는 그의 출전 금지를 확정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우크라이나 스켈레톤 국가대표가 전사한 동료들을 기리는 헬멧 착용을 고수하다 결국 올림픽 무대에서 퇴출당했다. '스포츠의 정치적 중립'을 내세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정당한 추모'를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측의 입장이 정면충돌하며 파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정부는 해당 선수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연합뉴스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은 "문제의 본질은 메시지의 내용이 아니라, 그것을 경기장 안에서 표현하려 했다는 점"이라며 "올림픽은 오직 스포츠에만 집중해야 하는 공간"이라고 선을 그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올림픽은 평화에 기여해야지, 침략자의 편에 서서는 안 된다"며 IOC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러시아 침공 이후 사망한 우크라이나 체육인이 660명에 달한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개인중립선수(AIN) 자격으로 출전한 러시아 선수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우크라이나 스켈레톤 국가대표가 전사한 동료들을 기리는 헬멧 착용을 고수하다 결국 올림픽 무대에서 퇴출당했다. '스포츠의 정치적 중립'을 내세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정당한 추모'를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측의 입장이 정면충돌하며 파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정부는 해당 선수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정부는 출전이 좌절된 헤라스케비치에게 국가 최고 영예 중 하나인 '자유 훈장'을 수여하며 그를 영웅으로 대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헤라스케비치의 용기는 올림픽 메달보다 값지다"고 치하했다.
이번 사건은 올림픽 역사상 가장 민감한 주제인 '정치적 중립'과 '표현의 자유' 사이의 논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일각에서는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당시 인종차별에 항의하며 검은 장갑을 끼고 손을 들어 올렸다가 퇴출당한 톰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의 '블랙 파워' 세리머니 사건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우크라이나 스켈레톤 국가대표가 전사한 동료들을 기리는 헬멧 착용을 고수하다 결국 올림픽 무대에서 퇴출당했다. '스포츠의 정치적 중립'을 내세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정당한 추모'를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측의 입장이 정면충돌하며 파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정부는 해당 선수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연합뉴스
비록 경기 출전은 막혔지만, IOC는 헤라스케비치의 선수촌 체류는 허용하기로 했다. 헤라스케비치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장외 싸움을 예고했다.
그는 실격 처리 직후 자신의 SNS에 "나는 비록 올림픽에서 달리지 못하게 됐지만, 동료들의 희생을 배신하지는 않겠다. 이것은 나에게 있어 존엄성의 문제"라는 글을 남겼다.
동료들의 지지 선언도 이어졌다. 우크라이나 매체 TSN에 따르면 영국, 프랑스,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여러 나라 선수들이 헤라스케비치를 지지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