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울 것 같아서 포효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긴 스노보드 국가대표 김상겸은 시상식 뒤 "메달을 바라보고 최선을 다했는데 좋은 결과 따라서 너무 좋다"며 "은메달 따낸 뒤 포효한 것은 울 것 같아서"였다고 뒷얘기도 전했다.
김상겸은 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결승에 오른 뒤 디펜딩 챔피언인 벤자민 카를(오스트리아)에 0.19초 뒤져 준우승을 차지하고 번쩍거리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상겸은 시상대에 오르자마자 큰 절을 하며 자신을 응원한 국민들에게 인사했다.
그리고 은메달을 씹어보며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맛'을 느꼈다.
시상직 직후 국내 중계사 JTBC와 마주한 그는 네 번째 올림픽 도전 끝에 일궈낸 올림픽 메달리스트 감격을 숨기지 않았다.
37세인 김상겸은 처음 올림픽에 참가한 2014 소치 대회에서 17위로 아깝게 예선탈락했다. 홈에서 열린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선 15위로 토너먼트에 올랐으나 16강에서 탈락했다. 2022 베이징 대회에선 다시 예선탈락 고배를 마셨다.
4번째 도전에선 달랐다. 16강, 8강, 4강을 통과한 끝에 결승 진출에 성공하며 은빛 메달을 손에 쥐었다.
김상겸은 JTBC와의 인터뷰에서 "메달을 바라보고 최선 다했는데 좋은 결과 따라서 너무 좋다"고 했다.
그의 메달이 한국 올림픽사 400번째 메달이라는 질문엔 "400번째인지도 몰랐다. 내겐 네 번째 올림픽인데 메달 따서 기쁘고 행복하다"며 "예선 첫 번째 시기에서 실수가 있어 부담 있었는데 2차 시기를 잘 타고 본선 경기 운영을 잘 해서 메달 따지 않았나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은메달 확정 뒤 포효한 것에 대해선 "기분 너무 좋은데, 포효한 것은 울까봐 그랬다. 기쁜것도 있다"고 했다.
김상겸은 8강에서 세계 최강이자 이번 대회 예선 1위 롤란드 피슈날리를 꺾는 대형 사고를 쳤다.
그는 "8강에서 1등 선수와 했을 때 부담이 됐는데 내 경기력과 실력을 믿고 도전해보자는 생각으로 운영하니 운도 따르고 좋은 결과 나왔다"며 "4강부터는 실수 줄이고 속도를 붙이려고 노력했다. 상대 선수들이 실수해서 운이 많이 따랐던 것 같다"고 했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다. 가족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김상겸은 "와이프 생각하니까 울음이 나온다"며 눈시울을 붉히더니 "가족들이 힘을 실어줬던 것 같다. 메달은 엄마에게 걸어주고 또 와이프에게 걸어주고 싶다"고 했다.
"오늘 90점 이상의 라이딩을 한 것 같다"는 그는 8년 전 이 종목에서 은메달을 먼저 땄던 이상호에 대해선 "팀내 좋은 시너지 내며 경쟁했던 것 같다. 상호가 성적을 먼저 내주고 한국을 알려줘서 여기 온 것 아닌가 싶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네 번이나 올림픽 도전하면서 힘들지 않았느냐라는 질문엔 "힘든 순간마다 가족들이 있았다. 믿어주고 응원해준 분들이 있어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했다.
스노보드라는 종목에 대해선 "스노보드는 내 인생이라고 볼 수 있다.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것이 많겠지만 꾸준히 하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며 다음 무대를 기약했다.
사진=연합뉴스 / JTBC 화면 캡처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