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중국에서 일본으로 귀화한 뒤 창씨개명까지 한 탁구 선수 하리모토 도모카즈가 중국과 홍콩 팬들 앞에서 대담한 발언을 해 시선을 모으고 있다.
하리모토는 홍콩에서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파이널스 2025 남자단식에서 우승, 비중국인 최초의 이 대회 남자단식 챔피언이 됐다.
그런데 그가 결승 앞두고 인터뷰를 하면서 최근 대만 옹호 발언으로 중국에 큰 분노를 사고 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사실상 지지하는 말을 하면서 중국 탁구팬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하리모토는 지난 14일 홍콩의 홍콩 콜리세움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남자단식 결승에서 스웨덴 강자인 트룰스 뫼레고르를 게임스코어 4-2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하리모토는 같은 날 열린 세계랭킹 2위 린스둥(중국)과의 경기에서 혈투 끝에 4-3으로 올라온 뒤 우승까지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 중국의 만리장성을 탁구 종목에서 가장 힘 있고 박진감 넘친다는 남자단식에서 무너트린 셈이다.
하리모토는 이력이 특이하다. 탁구 선수 생활을 지속하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간 중국인 부모 아래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와 여동생인 하리모토 미와는 현재 일본 국가대표의 남여 단식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둘 다 10대 중반에 창씨개명을 한 뒤 일본으로 국적으로 바꾸며 완전한 일본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최근 중일 관계가 나쁘다보니 하리모토 남매에 대한 중국인들의 시선이 예전보다 곱지 않다. 지난 7일 중국 청두에서 끝난 국제탁구연맹(ITTF) 혼성단체 월드컵에선 하리모토가 출전할 때 장내 아나운서가 그의 이름을 부르지 않다가 뒤늦게 여동생인 하리모토 미와로 부르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하리모토는 린스둥과의 WTT 파이널스 준결승을 이긴 뒤 "상대가 누구든, 상대가 아무리 강해도, 다카이치 여사(총리)의 말을 신념으로 절대, 절대, 절대, 절대, 우승의 각오로 싸우고 싶다"고 말한 것이다.
중국 매체는 발탁 뒤집혔다. '왕이 닷컴'은 16일 "이런 민감한 시기에 다카이치 총리를 공개적으로 거명하는 것은 누가 봐도 의도적"이라며 "중국팬들은 '하리모토를 다신 중국에 오지 못하게 하라', '중국 또 오면 밟아버리겠다'며 격분하는 중"이라고 했다.
중국인들이 그의 발언을 '정치적인 행위'로 규정함에 따라 향후 그가 중국에서 어떤 반응 속에 다시 경기하게 될지 궁금하게 됐다.
사진=WTT 인스타그렘 / 신화통신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