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이 코트의 패션 리더로 거듭났다.
4년 만에 정상 도전하는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 무대에서 자신의 멋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원피스 유니폼을 입는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안세영은 17일부터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BWF 월드투어 파이널에 처음으로 원피스 형태 유니폼을 착용하고 경기에 임한다. 아이보리, 카키 등 두 가지 색상으로 구성됐으며 주황색 포인트 디테일이 들어가 있다.
안세영은 17일 오전 10시30분 인도네시아 여자단식 최강자 푸트라 쿠수마 와르다니와 이번대회 여자단식 1조 첫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는 월드투어 파이널 전체 첫 경기이기도 하다.
이날 경기에서 전세계 배드민턴 팬들은 안세영의 새로운 의상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세영은 기존 국제대회까지는 반소매 상의와 치마바지 형태의 하의를 입었다. 상당수 여자 배드민턴 선수들이 이런 형태의 의상을 입고 실전에 나선다.
BWF가 2011년 여자 선수의 '미니스커트 의무화'를 추진하려 했다가 거센 반발로 철회한 이후 가장 표준적인 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엔 흐름이 바뀌어 원피스나 레깅스 의상도 여자 선수들이 종종 입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세영은 원피스로 변화를 줬다.
안세영은 이미 배드민턴 여자단식에서 최강자 지위를 넘어 배드민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인 'G.O.A.T(Greatest of All Times)'의 길을 걷고 있다.
이번 월드투어 파이널에선 경기력과 함께 패션 등 경기 외적인 면에서도 리더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안세영은 19세 10개월이던 지난 2021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월드투어 파이널에서 세계적인 강자들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해 세계 배드민턴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그의 우승 기록은 지금까지 월드투어 파이널 최연소 정상 등극으로 남아 있다. 앞으로도 깨지기 힘들 것이란 의견이 많다.
이후 안세영은 2023년과 2024년에 연달아 준결승에서 패하며 결승 진출을 이루지 못했다. 두 대회 모두 이번 대회 장소인 항저우에서 열렸다.
올해 A조 1번 시드를 받은 안세영은 징크스 깨기에 나선다. A조에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 야마구치 아카네가 도사리고 있지만 최근 안세영의 기세라면 충분히 이길 것이란 예상이 많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 앞서 지난 15일 항저우에서 열린 'BWF 2025 갈라'에서 2관왕을 차지하며 기세를 올렸다.
안세영은 '선수들이 뽑은 올해의 여자 선수상', 'BWF 올해의 여자 선수상'을 모두 탔다.
여기에 검은색의 단아하면서도 세련미가 돋보이는 의상까지 입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안세영은 먼저 '선수들이 주는 올해의 여자 선수상'을 탔다.
이 상은 종목에 상관 없이 여자단식, 여자복식, 그리고 혼합복식에서 뛰는 여자 선수들 중 한 명만 받는 상이다. 지난해 신설됐으며 초대 수상자가 안세영이었는데 2년 연속 타게 됐다.
선수들이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안세영은 무대 위에 또 한 번 올랐다. 'BWF 올해의 여자 선수상'도 탔기 때문이다.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그리고 중국의 강자인 왕즈이, 천위페이가 후보에 올랐지만 안세영 수상이란 대세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안세영은 2025년을 생애 최고의 해로 만들었다. 올해 BWF 슈퍼 1000 3개 대회, 슈퍼 750 5개 대회 등 총 10개 국제대회를 휩쓸었다.
말레이시아 오픈, 전영 오픈, 인도네시아 오픈(이상 슈퍼 1000), 인도 오픈, 일본 오픈, 중국 마스터스, 덴마크 오픈, 프랑스 오픈(이상 슈퍼 750), 호주 오픈(슈퍼 500), 오를레앙 마스터스(슈퍼 300)에서 정상에 오르며 자신이 지난 2023년 세웠던 여자단식 단일 시즌 최다승인 9승을 넘어 10승을 일궈냈다.
이번 월드투어 파이널에서 우승하면 남여 단식을 합쳐 일본의 남자 선수 모모타 겐토가 2019년 일궈낸 단일시즌 11승과 타이를 이룬다.
상금도 세계 배드민턴사 최초로 단일시즌 100만 달러(15억원)를 돌파한다. 이번 대회 5경기를 모두 이기면 승률 역시 94.8%로 단일시즌 최고 승률 역사를 만든다.
세계신기록 여러 개가 한꺼번에 걸린 이번 대회에서 안세영은 멋을 한껏 낸 원피스 유니폼으로 '여제의 품격'을 더할 전망이다.
사진=대한배드민턴연맹 SNS / 연합뉴스 / 요넥스코리아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