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도핑 검사 방해' 논란을 일으켜 중징계를 받았던 중국 수영 스타 쑨양이 34세 나이에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기 위한 각오를 굳혔다.
다만 중국 내에서도 그의 도핑 이력을 거론하며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중국 매체 '라이브바'는 4일(한국시간) "전국체전 준비! 34세 쑨양은 훈련 계획을 말하다가 목이 메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쑨앙은 오는 9일 광둥성, 홍콩, 마카오에서 공동 개최되는 제15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를 앞두고 각오를 전했다. 전국체전은 4년에 한 번 중국에서 개최하는 국가 최대 규모의 종합 스포츠 대회다.
4년에 한 번씩 열리다보니 중국 스포츠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같은 기간 국제대회를 포기하고 중국 전국체전에 참가한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 5월 말 도핑 징계에서 해제, 1년 넘게 선수 생활을 다시 이어가고 있는 쑨양도 의지를 불태웠다. 그는 "나보다 20살 어린 선수들과 경쟁해야 한다"라며 "전국체전에서는 개인전뿐만 아니라 베테랑 선수로서 팀을 돕고 단체전에서도 힘을 보태야 한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전국체전에선 난 '우리가 지더라도 땅에서 진 게 아니며, 설사 죽더라도 물속에서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인으로서, 전사로서 우리는 물러설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1991년생 쑨양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3개나 수확하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무려 11번이나 정상에 오른 세계적인 수영 선수이다. 그는 국내에서도 '마린보이' 박태환의 라이벌로 유명하다.
쑨양은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에서 올림픽 신기록(3분40초14)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자유형 1500m에서도 아시아 신기록(14분31초02)으로 우승해 2관왕에 올랐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선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그러나 쑨양은 2018년 9월 도핑 검사 샘플을 채집하려던 검사원들을 방해하면서 검사를 회피하려 한 혐의를 받으며 논란이 됐다.
당시 쑨양은 당시 자신의 혈액 샘플이 담긴 유리병을 깨뜨리고 검사 보고서까지 찢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수영 선수 카미르 리코르는 리우 올림픽 당시 "쑨양의 소변은 보라색"이라는 말로 그를 맹비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9 광주 세계선수권에서 쑨양이 남자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금메달을 따자 다른 입상자들이 '시상대 보이콧'을 하기까지 했다.
결국 쑨양은 2020년 초 세계반도핑기구(WADA)에서 자격정지 8년 중징계를 받았다.
쑨양은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한 끝에 징계를 4년 3개월로 대거 줄였으나 코로나19로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 2024 파리 올림픽 역시 두 달 전인 2024년 5월 말 징계가 해제된 터라 엔트리 마감으로 출전할 수 없었다.
하지만 쑨양은 명예회복을 위해 현역 생활을 이어가겠다는 자세다. 중국 매체들은 쑨양이 2028 LA 올림픽에 도전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복귀 뒤 자신의 주종목인 남자 자유형 400m에서의 기록이 3분47초대로, 세계 톱클래스 수준엔 4~5초 뒤지는 상황이어서 기량 회복이 여의치 않다.
중국 수영팬들도 그를 보는 시선이 냉정하다. '소후닷컴'에 따르면 "도핑 샘플을 깨트린 것은 중대한 범죄다",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는 의견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