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세계 1위)이 '천적' 천위페이(중국·세계 5위)를 꺾고 올해 국제대회 9관왕에 한 발 남겨뒀다.
8강전에서 1시간 18분 격전을 펼쳤던 안세영은 준결승에서도 무려 1시간 27분 동안 혈투를 치렀다.
안세영은 25일(한국시간) 프랑스 렌 외곽도시 세송-세비네에서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프랑스 오픈(슈퍼 750) 여자단식 준결승에서 천위페이를 게임스코어 2-1(23-21 18-21 21-16)로 이기고 결승에 올라갔다.
세계적인 배드민턴 여자단식 강자 천위페이는 안세영의 최대 라이벌이라고 해도 과언 아니다.
경기 전까지 안세영은 천위페이와의 상대전적에서 13승14패로 열세였다. 올해 안세영은 61승을 하는 동안 4패를 기록했는데, 천위페이가 안세영에게 2패를 안겼다.
천적 중 한 명이기에 천위페이는 1게임 첫 포인트부터 긴 랠리를 펼치는 등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를 벌였다. 1게임에선 안세영이 듀스 끝에 승리했고, 2게임에선 패했다. 3게임에서 안세영은 지친 기색을 보였음에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으면서 승리를 챙겼다.
안세영은 결승에서 왕즈이(중국·세계 2위)를 만난다. 상대전적에서 안세영이 14승4패로 앞서 있기에 안세영의 승리와 2025년 9관왕 달성이 예상된다.
안세영은 직전 대회인 덴마크 오픈 결승에서도 왕즈이를 어렵지 않게 이기고 우승했다.
1게임 초반은 팽팽하게 흘러갔다. 두 선수 모두 쉽게 주도권을 내주지 않으면서 동점과 역전, 재역전이 반복됐다.
팽팽하던 초반 흐름을 가져온 건 안세영이었다. 7-7에서 3연속 득점으로 점수를 10-7로 벌리며 앞서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천위페이가 바로 연속 득점으로 추격을 시작했다. 안세영은 11-9에서 천위페이의 연속 득점을 막지 못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바로 점수를 내면서 12-12 동점을 만들었다.
14-14에서 천위페이가 3연속 득점으로 다시 앞섰다. 안세영은 대각선 스매시과 천위페이의 범실로 추격했지만, 천위페이가 다시 달아났다.
안세영은 1게임 막판에 뒷심을 발휘하면서 다시 리드를 잡았다. 16-18에서 연속 득점으로 19-18로 역전했고, 이후 게임포인트에 도달했다.
그러나 안세영이 실수로 2점을 연달아 내주면서 20-20 듀스가 됐다. 다행히 안세영은 23-21로 이기면서 28분 동안 이어진 1게임 승자가 됐다.
팽팽했던 1게임과 달리 2게임 초반은 천위페이가 흐름을 찾았다. 안세영은 3-4에서 천위페이의 공격적인 플레이에 연달아 점수를 내줬다. 점수는 3-8까지 벌어졌다.
여기서 안세영이 괴력을 발휘했다. 특유의 '질식 수비'로 천위페이의 실수를 유도해 8-8 동점을 만들었고, 흐름을 타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천위페이는 안세영의 기세를 막지 못하면서 안세영에게 8연속 득점을 허용했다.
분위기를 탄 안세영은 3-8에서 11-8로 뒤집으면서 앞서갔다. 관중석이 안세영의 연속 득점에 환호성을 멈추지 않았다.
안세영은 천위페이의 추격을 계속 뿌리쳤다. 14-11에서 연달아 실점했지만, 곧바로 2연속 득점에 성공해 16-13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안세영이 고개를 숙이고 숨을 고르며 지친 기색을 보이기 시작했다. 천위페이는 틈을 놓치지 않으면서 17-17 동점을 만든 후, 역전까지 했다.
안세영도 분투했지만 천위페이가 먼저 게임포인트에 도달했고, 이후 안세영이 실수를 범하며 18-21로 졌다. 2게임을 천위페이에게 내줬다.
랠리가 길어지면서 안세영은 점점 지쳐갔다. 경기가 잠시 중단될 때마다 허리를 숙이거나 쪼그려 앉아 숨을 고르는 장면이 늘어났다.
천위페이는 지쳐 있는 안세영을 강하게 압박했다. 안세영은 0-3으로 끌려간 뒤 1점 만회했지만, 이후 다시 점수를 내줬다.
안세영은 투지를 발휘하며 추격을 멈추지 않았다. 6-9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연속 득점으로 점수 차를 8-9로 좁혔고, 이후 실점했지만 다시 연속으로 득점에 성공해 10-10 동점을 만들었다.
안세영은 11-13에서 연달아 점수를 내 역전까지 성공했지만, 천위페이가 바로 점수를 내면서 14-14 동점이 됐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안세영은 점점 승리에 가까워졌다. 15-15 동점에서 정확한 스매시와 상대의 실수를 유도해 3연속 득점에 성송하면서 19-15로 앞섰다.
결국 안세영은 20-16을 만들며 매치포인트에 도달했다. 대각선 스매시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21-16으로 3게임을 챙기면서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천위페이를 누르고 결승에 진출한 안세영은 또 한 명의 중국 배드민턴 여자단식 강자인 세계랭킹 2위 왕즈이와 우승을 두고 맞대결을 펼친다.
왕즈이는 25일 대회 준결승에서 같은 중국의 한웨(세계 4위)를 게임스코어 2-1(21-14 20-22 21-14)로 이기고 결승에 올라갔다.
공교롭게도 안세영은 이미 지난 덴마크 오픈(슈퍼 750) 결승에서도 왕즈이와 대결한 바 있다.
안세영은 지난 19일 덴마크 오덴세에서 열린 2025 BWF 덴마크 오픈 여자단식 결승에서 왕즈이를 게임스코어 2-0(21-5 24-22)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역대 전적에서도 14승4패로 앞선다.
중국 소후닷컴은 경기 직후 "중국 선수가 다시 한 번 안세영의 우승 상대 선수가 될 가능성이 생겼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