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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현 살리기' 이해는 하지만…꼭 그 타이밍이어야 했나, 팀도 선수도 주저앉았다 [PO4]

기사입력 2025.10.23 06:49 / 기사수정 2025.10.23 06:49

조은혜 기자


(엑스포츠뉴스 대구, 조은혜 기자)  한국시리즈 진출에 단 한 걸음만을 남겨두고 있던 한화 이글스가 4차전에서 승부를 끝내지 못했다. 납득이 어려운 선택들, 역전패를 자초한 셈이 됐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4-7로 패했다. 김영웅에게만 홈런 2방을 맞고 6타점을 헌납하며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대전에서의 1차전, 9-8로 승리했던 한화는 2차전에서 3-7로 졌으나, 3차전을 5-4로 잡으면서 시리즈 전적 우위를 점했다. 1승만 더 하면 마지막 한국시리즈였던 2006년 이후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이었다.

초반 전개는 좋았다. 데뷔 첫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에 나선 '막내' 정우주는 3⅓이닝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하고 내려갔다. 정우주가 4회말 1사 1루를 만들었으나 교체된 김범수가 올라와 남은 아웃카운트 2개를 실점 없이 처리했다.

1회초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만들었던 문현빈은 5회초 스리런을 터뜨리면서 한화에 4-0 리드를 안겼다. 5회말은 박상원이 공 12개로 이재현~강민호~양도근으로 이어지는 하위타선을 깔끔하게 막았다.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한화의 한국시리즈행이 가까워지는 듯했다.



하지만 4점 리드에서 한화는 필승조 박상원의 멀티 이닝도, 폰세나 와이스도 아닌 2년 차 좌완 황준서를 선택했다. 황준서는 지난 2차전 1-5로 끌려가던 6회초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러나 이날은 올라오자마자 김지찬에게 3루타를 허용했다.

김성윤에게는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1, 3루에 몰렸다. 김지찬에게 던진 공 5개 중 3구 직구 하나만 스트라이크였다. 이 상황에서도 한화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고, 결국 황준서는 구자욱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실점했다. 그제서야 투수교체가 이뤄졌다.

황준서에게 마운드를 넘겨받은 투수는 김서현이었다. 김서현은 한화 마무리로 정규시즌 33개의 세이브를 올렸으나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과 지난 1차전에서도 홈런을 맞았고, 그 탓에 3차전 리드 상황에서도 김서현을 쓰지 않고 문동주가 4이닝을 던졌다.

3차전 승리 후 김경문 감독은 "사실 김서현이 오늘 하이파이브를 하는데 좀 섭섭했을 것"이라며 "4차전 경기 내용에 따라서 서현이도 마운드에 오를 것"이라고 예고했다.



세이브 상황에서 나가지 못한 클로저의 구겨진 자존심, 한국시리즈까지 가는 길의 자신감 등을 생각하면, 김서현의 나쁜 기억을 지워줄 장면이 필요했던 것은 맞다. 

하지만 한화는 플레이오프를 4차전에서 끝내야 했고, 포스트시즌 내내 뜨거운 삼성의 방망이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4점 차는 결코 큰 점수 차가 아니었다. 다른 카드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위기 상황에서' 김서현 투입은 리스크가 컸다.

김경문 감독도 "공이 좋았다"고 했던 만큼 주자가 없는 깨끗한 상황이었다면 결과는 달랐을 수도 있지 않을까. 적어도 주자가 있는 상황보다 없는 상황이 부담이 덜하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이 선택은 결국 동점포 허용이라는 최악의 결과로 흘렀다.

이후 한화는 급격하게 분위기가 얼어붙었고, 한승혁마저 김영웅에게 스리런 한 방을 더 맞으면서 리드를 내줬다. 그리고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그대로 패했다.

선수는 명예회복은커녕 더 깊은 상처와 부담을 안게 됐고, 팀은 흐름을 상대에게 내주며 오히려 수세에 몰리는 모양새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경문 감독은 "5차전 마무리는 김서현"이라고 선언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대구, 김한준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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