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손흥민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무대를 완전히 장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불과 두 달 전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로스앤젤레스FC(LAFC)에 합류한 그는 이제 리그의 중심이자 새로운 흥행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경기장 안에서는 폭발적인 득점력으로, 경기장 밖에서는 특유의 인간미와 에너지로 미국 축구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MLS 공식 채널은 16일(한국시간) '손흥민이 MLS를 폭풍처럼 휩쓴 방법(How Son Heung-Min has taken MLS by storm)'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MLS 전문 패널인 앤드루 위비, 브래들리 라이트-필립스, 덱스 맥카티가 출연해 손흥민의 활약상을 집중 분석했다.

손흥민을 언급하기 전 이번 시즌 벤쿠버 화이트캡스에 합류해 팀을 이끌고 있는 토마스 뮐러를 먼저 언급한 진행자는 "티에리 앙리가 뉴욕 레드불스에서 보여줬던 헌신 수준과 그가 팀 성적을 바꿔서 서포터스 실드를 가져왔던 방식이 있었는데, 지금 밴쿠버의 토마스 뮐러가 보여주는 것도 비슷하다. 그는 이미 좋은 흐름을 타고 있던 팀에 합류했다"면서 "지금 손흥민에게서도 같은 현상을 보고 있다"며 영상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손흥민이 LAFC에 합류할 당시, 팀이 나쁘진 않았지만 이런 '높은 수준'에 있던 건 아니었다. 그런데 최근 몇 주 동안 LA에 여러 번 가봤는데, 손흥민의 훈련장 분위기 전염성은 정말 놀랍다"면서 "드니 부앙가와 인터뷰를 하고 있었는데, 손흥민이 유리창에 얼굴을 붙이고 두드리면서 인터뷰 도중 장난을 치더라. 그 정도로 팀 분위기를 띄우는 사람이다"라며 그의 영향력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그리고 혹시 봤는지 모르겠지만, LA 도심이 지금 손흥민으로 도배되고 있다"면서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벽화가 그려지고 있다. 이건 정말 '예술'의 경지에 있다"며 "MLS 온 지 고작 8주밖에 안 됐는데 벌써 LA시내에 그의 벽화가 생겼다. 믿을 수 없다. 아름답고, 솔직히 말해 미쳤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에 해설위원 맥카티는 "내가 기억하기로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LA 갤럭시에 왔을 때, 신문 전면 광고를 냈었다. '환영한다, LA' 같은 도발적인 문구로 말이다. 그런데 손흥민은 그와 완전히 정반대다. 그는 겸손하고 조용한 슈퍼스타다. 그런데 지금 그런 그가 LA 도심 벽화의 주인공이 됐다"고 반응했다.
이어 그는 "이건 리그 전체를 뒤흔든 현상이다. 나는 처음부터 손흥민이 MLS에 '혁신적인' 계약이 될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도 여전히 놀랍다"며 "그가 필드 안팎에서 끼친 영향력은 상상 이상이다. 아직도 머릿속에서 정리가 잘 안 된다. 그는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 그 규모가 얼마나 큰지 감이 안 올 정도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LAFC 단장 존 소링턴도 정말 큰 칭찬을 받아야 한다"며 "지루 영입이 잘 풀리지 않았을 때, 그걸 인정하고 과감하게 결단을 내렸다. 그리고 그 자리를 손흥민으로 채웠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이건 MLS 역사상 최고의 영입 중 하나로 기록될거다. 그의 영향력은 말 그대로 '엄청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를 듣고 있던 과거 아스널 레전드였던 이안 라이트의 아들이자 현 MLS 전문가 패널로 활동 중인 라이트-필립스는 "나는 아스널 팬이라 미안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손흥민을 싫어했던 사람이다. 하지만 그가 어떤 선수이고, 어떤 인성의 사람인지를 보면서, 또 해리 케인과의 연결고리를 떠올리면서 이제는 그를 진심으로 존경하게 됐다"고 웃으면서 답했다.
그 역시 "손흥민이 지금 MLS에서 보여주는 건 정말 믿기 힘든 수준이다"라며 "그 벽화는 완전히 자격이 있다. 그는 짧은 시간 안에 이 리그를 완전히 밝히고 있다"며 손흥민의 영향력을 인정했다.
손흥민은 지난 8월 MLS 역대 최고 이적료인 2600만 달러(약 370억원)에 토트넘에서 LAFC로 이적했다. 이후 그는 MLS에 입성하자마자 9경기에서 8골 3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공격을 완전히 이끌고 있다.
산호세전에서는 경기 시작 52초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고, 레알 솔트레이크를 상대로는 MLS 데뷔 6경기 만에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이어 세인트루이스전에서는 멀티골을 기록하며 리그 8호골 고지에 올랐다.
그가 합류하기 전 중위권을 맴돌던 LAFC는 현재 리그 3위까지 도약했다. 정규리그 최종전 결과에 따라 2위까지도 노릴 수 있다.
손흥민의 활약은 단순히 성적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손흥민은 경기 외적으로도 팬 친화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영국 'BBC'는 "손흥민의 MLS 합류는 현지에서 '메시급'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된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리오넬 메시가 인터 마이애미에 입단했을 때 폭발적 관심을 끌었던 것처럼, 손흥민 역시 리그 전체에 새로운 흥행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통계 수치도 이를 뒷받침한다. LAFC 공식 계정에 따르면 손흥민 이적 직후 SNS 조회수는 594% 급증해 약 340억 회를 기록했고, 유니폼 판매는 개시 한 달 만에 매진됐다. LAFC 관계자 또한 "손흥민 효과는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선 현상이다. 관중 수와 온라인 반응, 지역 상권 매출까지 동반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에 MLS도 화답하듯, 최근 손흥민을 주인공으로 한 '플레이어 스포트라이트 LAFC'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틱톡과 애플TV가 공동 제작한 이 실시간 스트리밍은 경기 내내 손흥민만을 따라가는 전용 카메라를 통해 팬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렇듯, 손흥민은 불과 8주 만에 LA의 아이콘이자, MLS의 새로운 얼굴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단순한 이적이 아니라 리그의 방향을 바꾼 사건이라는 MLS 패널들의 평가가 결코 과장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사진=brn_slippy/LAFC/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