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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0억 FW 듀오, 아마추어 공격수로 만들었다"→스웨덴 축구 역사상 첫 해고!…덴마크 레전드 토마손 감독, 쫓겨났다

기사입력 2025.10.15 08:13 / 기사수정 2025.10.15 08:1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스웨덴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예선 부진의 책임을 물어 욘 달 토마손 감독을 경질했다.

덴마크 출신인 토마손 감독은 스웨덴 축구사에서 첫 외국인 사령탑으로 부임한 인물이었지만, 불과 1년 반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주요 외신들은 일제히 이를 '사상 초유의 해임 사태'라며 이번 결정이 스웨덴 축구 역사에서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4일(한국시간) "스웨덴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부진을 이유로 욘 달 토마손 감독을 해임했다"며 "스웨덴은 4경기에서 1무 3패, 승점 1점에 그치며 B조 최하위로 떨어졌다. 지난 코소보전 0-1 패배가 결정타였다"고 전했다.

스웨덴축구협회 시몬 아스트롬 회장은 성명을 통해 "남자 대표팀이 기대한 결과를 전혀 내지 못했다"며 "3월 플레이오프 가능성이 남아있는 만큼, 새로운 지도체제로 월드컵 진출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해임 배경을 설명했다.



스웨덴은 리버풀의 알렉산더 이삭, 아스널의 빅토르 요케레스, 토트넘의 루카스 베리발 등 유럽 정상급 공격 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예선 4경기에서 단 두 골에 그치는 등 극심한 골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스웨덴은 최근 월드컵 예선에서 코소보와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모두 패했고, 슬로베니아전 무승부, 스위스전 패배까지 더해져 승점 1점이라는 초라한 성적과 함께 조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스웨덴 일간지 '스포르트블라뎃'의 축구 전문기자 다니엘 크리스토페르손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것이 잘못됐다"며 토마손의 전술 실패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토마손은 우리 선수들이 소화할 수 없는 시스템과 전술을 들고 왔다. 세계적 공격수 요케레스와 이삭을 보유하고도 코소보에 두 번 패했다"며 "그는 베리발, 요케레스, 이삭을 마치 '아마추어 리그 선수들'처럼 만들어버렸다"고 혹평했다.

이어 "스웨덴은 전통적으로 조직적인 수비와 효율적인 전환 플레이로 강점을 보여왔지만, 토마손은 공격 축구를 약속하며 그 정체성을 완전히 잊었다"고 지적했다.



영국 유력지 '디애슬레틱'은 이번 사태를 "스웨덴 축구의 역사적 전환점"으로 분석했다.

매체에 따르면, 스웨덴 축구 역사상 대표팀 감독이 해임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매체는 "과거 감독들은 계약 종료나 자진 사임으로 물러났을 뿐, 공식적인 '경질'은 없었다"고 짚었다.

이어 "스웨덴은 전통적으로 실리적인 4-4-2 전형을 유지해왔지만, 토마손은 덴마크 시절의 공격적 스타일을 이식하려 했다. 그는 3-5-2 전술을 고집했지만, 이는 스웨덴 선수 구성과 맞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매체는 "프리미어리그 상위권 두 팀의 주전 공격수를 동시에 보유한 스웨덴이지만, 오히려 두 명의 정통 스트라이커 조합이 전술적 혼란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토마손은 본인이 현역 시절 즐겨 뛰었던 투톱 체제를 고집했지만, 측면 자원 부족과 수비 불안이 심화됐다. 특히 좌우 윙백 자원 부족으로 인해 도르트문트의 다니엘 스벤손을 중앙 미드필더로 돌리는 등 급조된 실험이 이어졌다.



더 큰 문제는 선수단 내부 혼란이었다. '디애슬레틱'은 "토마손은 경기 당일 두 시간 전이 되어서야 선발 명단을 공개했다. 이는 전술 유출을 막기 위한 조치였지만, 오히려 선수들이 준비되지 못한 채 경기에 임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전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선수들의 불만이 경기 후 폭발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스웨덴이 홈에서 코소보에 0-1로 패한 뒤, 선수단 내부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며 "뉴캐슬의 안토니 엘랑가가 터널에서 '이 빌어먹을 전술은 당장 버려야 한다'고 소리쳤다"고 보도했다.

이후 엘랑가는 기자들에게 "우리가 훈련에서 준비한 것과 실제 경기에서의 움직임은 달랐다. 물론 그라운드 위에서 책임지는 건 우리지만,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스웨덴은 현재 B조 최하위(승점 1점)이지만, 유럽 네이션스리그 2024-2025시즌에서 조 1위를 차지했기 때문에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은 남아 있다.

조 1위 12개 팀이 본선 직행하고 2위 팀들이 플레이오프로 간다. 여기에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성적 상위 4팀이 추가된다. 스웨덴은 네이션스리그 C조 우승 덕분에 최후의 티켓을 쥘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스웨덴 현지 언론은 여전히 비관적이다. '스포르트블라뎃'은 사설에서 "과거 2004년 유로 대회에서 네덜란드를 몰아붙이던 시절,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헨릭 라르손. 프레디 융베리. 울로프 멜베리로 구성된 스웨덴은 강력한 팀이었다. 지금의 선수층은 그 시절보다도 더 화려하지만, 결과는 최악"이라며 "이 모든 책임의 90%는 감독에게 있다"고 질타했다.

후임 후보로는 올로프 멜베리, 프레디 융베리 등 과거 대표팀 간판 선수 출신 인사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스웨덴 여성 대표팀을 8년간 이끌었던 피터 예르하르손 감독도 단기 대행으로 거론된다.

한편, 토마손은 해임 직후 기자회견에서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한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선수들과 함께 싸우고 싶었다"며 "우리는 득점하는 법을 잊었다. 그게 가장 아프다"고 말했다.

한때 "스웨덴 축구의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던 토마손은 결국 역사상 첫 외국인 감독으로, 그리고 역사상 첫 해임된 감독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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