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최초 역사의 주인공으로 주목받은 LA 다저스 유틸리티 플레이어 김혜성이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로스터에도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을 챔피언십 로스터 포함 후보로 언급하며 "충분히 가치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다저스는 지난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2025 MLB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4차전을 치러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2-1로 제압했다. 연장 11회 접전 끝에 나온 김혜성의 끝내기 득점은 다저스의 극적인 시리즈 승리를 완성했다.
이날 경기는 양 팀 선발인 다저스 타일러 글래스나우와 필라델피아 크리스토퍼 산체스의 팽팽한 투수전으로 시작됐다.
양 팀은 6회까지 득점을 내지 못하며 긴장감 넘치는 흐름을 이어갔다. 필라델피아는 7회초 닉 카스테야노스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고, 다저스는 7회말 무키 베츠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곧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는 1-1로 맞선 채 연장 11회까지 이어졌다. 11회말 1사 상황에서 토미 에드먼의 안타로 출루가 나오자 로버츠 감독은 대주자로 김혜성을 투입했다. 김혜성은 맥스 먼시의 안타와 키케 에르난데스의 볼넷으로 3루까지 진루하며 끝내기 득점의 주인공이 될 기회를 잡았다.
이후 타석에 들어선 앤디 파헤스의 땅볼 타구가 상대 투수 정면으로 향했다. 포수가 1루 송구를 지시했지만, 투수는 홈으로 던지다 악송구를 범했다. 공이 뒤로 빠지는 사이 김혜성은 슬라이딩 없이 홈 플레이트를 살짝 지나쳤지만, 공이 뒤로 빠진 것을 확인하고 재빨리 돌아와 홈을 밟았다. 이 장면은 MLB 포스트시즌 역사상 처음으로 끝내기 실책으로 시리즈가 종료된 순간으로 기록됐다.
미국 다저스 전문 매체 '다저네이션' 보도에 따르면 김혜성은 경기 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목숨 걸고 달렸다. 그저 할 수 있는 한 빠르게 뛰었다(I ran for my life. I just ran as hard as I could)"고 말했다. 전력질주와 집념을 그대로 드러내는 김혜성의 한마디였다.
김혜성의 폭발적인 주루 스피드와 극적인 끝내기 득점에 다저스타디움은 열광했다. 더그아웃에서 달려나온 동료들은 김혜성을 둘러싸며 포효했다.
로버츠 감독은 12일 현지 취재진과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관련 화상 인터뷰를 통해 김혜성을 언급했다. 그는 "김혜성은 팀에 가치 있는 선수다. 다음 시리즈 로스터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분명히 논의 대상 안에 있다(He’s a valuable player. I don’t know how it’s going to play out as far as the roster for this next series, but he’s certainly in the conversation)"고 밝혔다.
김혜성은 올 시즌 다저스 이적 첫해부터 백업 내야수이자 대주자, 수비 요원으로 꾸준히 출전했다. 김혜성은 정규시즌 84경기에서 타율 0.266, 12타점, 19도루를 기록했으며, 경기 후반 결정적인 순간마다 빠른 발과 영리한 플레이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제 다저스는 오는 14일부터 NLCS 시리즈에서 밀워키 브루어스와 격돌한다. 7전 4선승제 시리즈로 팀 로스터 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김혜성의 이름이 로버츠 감독의 선택 테이블 위에 오르며 팬들의 기대가 커지는 분위기다. 과연 김혜성이 밀워키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