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숭용 감독 "사실 대타 고민했다"…김성욱 끝내기 홈런에 미소 "밀어붙인 게 성공" [준PO2]

(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SSG 랜더스가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2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이숭용 감독이 이끄는 SSG는 1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3으로 승리하면서 시리즈 전적 1승1패를 만들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김건우가 3⅓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이로운(1⅓이닝 무실점), 노경은(2⅓이닝 무실점), 김민(1이닝 무실점)도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9회초 구원 등판한 조병현은 1이닝 1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1실점을 올렸다.

타선에서는 고명준이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홈런을 터트렸다. 9회말에는 김성욱이 끝내기 홈런을 치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SSG는 2회말 고명준의 선제 솔로포가 터지면서 주도권을 잡았다. 3회말에는 2사 2루의 기회를 맞은 최정이 1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두 팀의 격차는 2점 차로 벌어졌다.

SSG는 4회초 삼성에 동점을 허용했다. 1사 2, 3루에 몰린 선발 김건우가 르윈 디아즈에게 2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SSG로서는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한 것에 위안을 삼았다.

SSG는 5회말 분위기를 바꿨다. 선두타자 정준재가 번트안타로 출루했고, 조형우의 희생번트와 박성한의 1루수 땅볼 이후 2사 3루에서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1타점 적시타를 뽑아냈다. 스코어는 3-2가 됐다.

SSG는 불펜투수들의 호투에 힘입어 승리에 한 걸음씩 다가갔다.

하지만 9회초 마무리투수 조병현이 김지찬의 볼넷, 양도근의 희생번트 이후 1사 2루에서 강민호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조병현은 역전까지 허용하진 않았다. 류지혁의 볼넷 이후 홍현빈, 이재현을 삼진 처리하면서 이닝을 끝냈다.

경기에 마침표를 찍은 선수는 김성욱이었다. 김성욱은 두 팀이 3-3으로 맞선 9회말 1사에서 아리엘 후라도의 2구 149km/h 직구를 통타, 왼쪽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홈런을 쳤다. 포스트시즌 역사상 끝내기 홈런이 나온 건 이번이 12번째(준플레이오프 4번째)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이숭용 감독은 "(김)건우가 2실점했지만, 본인이 가진 퍼포먼스를 잘 보여줬다"며 "(조)병현이가 좀 흔들리긴 했지만, 필승조를 조금 당겨 쓰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또 마지막에 (김)성욱이의 끝내기 홈런이 나오면서 홈 팬들 앞에서 1승을 거뒀다는 것 자체가 너무 기쁘다"고 총평했다.

SSG는 이날 김건우에 이어 이로운, 노경은, 김민, 조병현까지 필승조 전원을 차례로 내보냈다. 문승원을 비롯해 나머지 불펜투수들은 경기에 등판하지 않았다.

이 감독은 "건우 뒤에 (이)로운이를 쓰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건우가 초반에 너무 잘 던졌기 때문에 4회초 정도에 위기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힘도 떨어진 것 같았다. 경헌호 투수코치가 빨리 움직여준 것도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뒤에 다 준비됐으니까 바꾸셔도 괜찮습니다'라고 얘기해서 과감하게 바꿨다. 건우는 오늘(11일) 경기를 통해 성장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사령탑은 두 팀이 3-3으로 맞선 9회말 1사에서 대타 활용 여부를 놓고 고민하기도 했다. 이숭용 감독은 "사실 (류)효승이를 김성욱 타석에 대타로 쓸지, 아니면 (조)형우 타석에 대타로 쓸지 고민했다"며 "강병식 타격코치가 '과감하게 밀어붙이시죠'라고 얘기하더라. 성욱이는 모르지만, 밀어붙인 게 성공한 것 같다"고 얘기했다.

이어 "후라도가 몸을 풀고 있길래 어떻게든 동점으로 가려고 노력할 것 같았다. (삼성이 9회초 무사에서) 김영웅을 빼고 김지찬을 대타로 기용한 걸 보면서 상대를 흔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상대가) 어떻게든 동점을 만들겠다고 예상했고, 후라도가 준비하는 걸 봤다"고 덧붙였다.

SSG는 2차전 승리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되는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2연승에 도전한다.

이 감독은 "우린 그냥 하던 대로 할 것"이라며 "삼성 타자들이 대구에서 잘 치는데, (투수들이) 너무 어렵게 가다 보면 실투가 더 나오더라. 선수들이 최대한 편안하게 했으면, 또 적극적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