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한국 축구의 간판스타 손흥민(LAFC)이 또 한 번 역사를 썼다.
손흥민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에 선발로 나서며 A매치 137경기째를 기록,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의 역대 최다 출전 선수로 등극했다.
그동안 차범근 전 감독, 홍명보 현 대표팀 감독과 함께 136경기로 공동 1위를 달리던 손흥민은 마침내 두 전설을 넘어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 역사적인 순간은 단지 한국 내에서만 축하받은 것이 아니었다. 손흥민이 오랜 세월 몸담았던 토트넘 홋스퍼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사무국까지 직접 나서 그의 대기록 달성을 축하했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11일(한국시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137번째 A매치에 나서며 한국 남자 대표팀 최다 출전 기록을 경신한 토트넘 홋스퍼와 프리미어리그의 레전드 손흥민에게 축하를 보낸다"라면서 2020 푸스카스상을 수상한 번리전 70m 질주 골 영상을 함께 게시했다.
프리미어리그는 손흥민이 지난 시즌 종료 후 미국 LAFC로 이적한 뒤에도 그의 행보를 꾸준히 주목하며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앞서 프리미어리그는 손흥민이 이적 당시에도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었다"고 평가했으며, 지난 8월 발표한 'EPL 역대 최고의 골잡이 후보 15인' 명단에도 손흥민의 이름을 포함시켰다
이 명단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티에리 앙리, 앨런 시어러, 로빈 판페르시, 디디에 드로그바, 해리 케인, 엘링 홀란, 모하메드 살라 등 전설과 현역 슈퍼스타들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이 지난 10년 동안 몸담았던 토트넘 구단 역시 자부심 가득한 메시지를 남겼다.
토트넘 구단은 공식 채널을 통해 "손흥민이 한국 축구 역사에 또 한 번 이름을 남겼다"면서 "브라질전에서 137번째 A매치를 소화하며 한국의 최다 출전 선수가 됐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우리의 전 주장은 10년간 토트넘에서 454경기를 뛰며 173골을 기록했고, 이는 구단 역대 최다 출전 6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는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며 클럽의 진정한 '레전드'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매체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날 경기에서 손흥민은 고국 팬들 앞에서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했다"라며 "올해 33세가 된 그는 내년 여름 미국, 캐나다, 멕시코에서 열리는 2026년 월드컵에서 개인 통산 네 번째 월드컵 무대에 나설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손흥민의 A매치 여정은 2010년 12월 18일 시리아전에서 시작됐다. 당시 18세의 신예였던 그는 독일 함부르크 소속으로, 첫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 축구의 새 시대를 예고했다.
그는 시리아전 이후 15년간 독일 레버쿠젠과 잉글랜드 토트넘을 거치며 세계적인 공격수로 성장했고, 3차례 월드컵(2014, 2018, 2022)과 4차례 아시안컵 본선에 출전했다.
현재 33세인 손흥민은 여전히 대표팀의 핵심이다. 내년 6월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에도 출전이 유력하며, 경기 수를 고려할 때 A매치 150경기 돌파도 충분하다.
손흥민은 기자회견에서 "15년 동안 대표팀에 있을 수 있었던 건 감독님, 동료들, 그리고 팬들 덕분이다. 차범근 감독님과 홍명보 감독님 같은 분들이 대표팀의 무게를 알려주셨다. 그 자리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면서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0-5로 완패했다. 이스테방과 호드리구가 각각 두 골,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한 골을 넣으며 한국을 무너뜨렸다.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차고 최전방 원톱으로 나섰다. 비가 내리는 악조건 속에서도 끝까지 투지를 불태웠다. 후반 18분 교체될 때까지 관중석에서는 그의 이름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경기장에는 무려 6만3237명의 관중이 들어찼고, 경기 종료 후에도 팬들은 기립박수로 손흥민의 위업을 축하했다.
경기 직후 홍 감독은 벤치로 돌아온 손흥민에게 직접 다가가 포옹하며 격려했다. 손흥민도 고개를 숙여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 장면은 중계 카메라에 포착돼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비록 브라질전의 결과는 아쉬웠지만,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은 한국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한 장면을 품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토트넘을 떠나 LAFC로 이적했지만, 영국 현지에서는 여전히 손흥민을 레전드로 부른다.
그는 2015년 토트넘 입단 이후 9시즌 동안 454경기 173골을 기록했고, 2011-2012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도 올랐다.
프리미어리그는 손흥민의 LAFC 이적 발표 당시에도 "그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선수이자 리그의 다양성과 품격을 상징하는 인물이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앞으로 손흥민이 이룰 모든 업적에는 프리미어리그와 토트넘의 축하가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프리미어리그 인스타그램 캡처/토트넘 홋스퍼 공식 홈페이지 캡처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