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 삼성이 선발투수 최원태의 6이닝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5:2의 스코어로 승리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MVP를 수상한 삼성 최원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천, 김한준 박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삼성 라이온즈 우완 투수 최원태가 기대 이상의 투구를 선보이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자신에게 항상 코리표처럼 따라다니던 '가을야구 징크스'도 훌훌 털어버렸다.
최원태는 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1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1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최원태는 총 93구를 던졌다. 구종별로는 슬라이더(25개)가 가장 많았으며, 체인지업(23개), 직구(21개), 투심(19개), 커브(4개), 커터(1개)가 그 뒤를 이었다. 최고구속은 149km/h였다.

9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 삼성 선발투수 최원태가 몸을 풀며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인천, 김한준 박지영 기자
삼성은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소화하면서 1~2선발 아리엘 후라도, 원태인을 모두 활용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는 헤르손 가라비토가 구원 등판했다. 그런 만큼 삼성 입장에선 최원태에게 기대를 걸 수밖에 없었다.
최원태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27경기 124⅓이닝 8승 7패 평균자책점 4.92를 올렸다. 9월 이후에는 선발과 불펜을 모두 소화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9월 25일 대구 키움전에서는 2이닝 2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최원태가 가장 최근에 5이닝 이상을 던진 건 8월 16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6이닝)이었다.
최원태는 지난 6일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선발 투수 아리엘 후라도를 구원하기 위해 6회 등판했으나 한 타자도 잡지 못하고 사구 포함 볼 4개만 던진 뒤 강판되는 수모를 당했다.
최원태는 이날 경기 전까지 역대 포스트시즌 18경기에 등판, 2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11.16의 극도 부진에 빠져 있었다. 삼성에 오기 전 몸 담았던 넥센(현 키움), LG에서 포스트시즌에 고전했고 올해 삼성으로 온 뒤에도 와일드카드전에서 징크스를 재현했다.

9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 7회말 삼성 김태훈이 역투하고 있다. 인천, 김한준 박지영 기자
그러나 박진만 삼성 감독은 선발 투수로 나설 수 있는 3명을 모두 소모한 상태에서 올해 SSG 랜더스전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3.18로 괜찮았던 최원태를 다시 떠올리고 그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투입해 대성공을 거뒀다.
최원태는 경기 초반부터 차분하게 공을 던졌다. 장타를 단 1개도 허용하지 않는 등 경기 내내 큰 위기 없이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사사구는 단 1개뿐이었다.
이날 최원태는 1차전 데일리 MVP를 수상하면서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최원태 선수가 올해 최고의 투구를 보여줬다. 최원태 선수를 더 칭찬해줘야 하는 이유는 볼넷이 1개뿐이었기 때문이다. 시즌 때 힘들었던 부분을 말끔히 씻어낼 수 있는 투구를 보여줬다"며 미소 지었다.

9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 삼성이 선발투수 최원태의 6이닝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5:2의 스코어로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삼성 구자욱이 최원태를 격려하고 있다. 인천, 김한준 박지영 기자

9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 삼성이 선발투수 최원태의 6이닝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5:2의 스코어로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삼성 최원태가 박진만 감독과 승리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인천, 김한준 박지영 기자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최원태는 "똑같은 경기라고 생각하고 준비했고, 좋은 팀에 와서 첫 승 거둘 수 있어서 팀원들, 감독님, 코치님, 프런트 모두에게 감사하다. 부담을 느끼진 않았다"며 "나도 기대하지 않았는지 잠도 잘 잤고 잘 일어났다. 연습했던 게 잘 나온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원태는 키움 시절이었던 2022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아픈 기억을 남겼다. 당시 SSG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 구원 등판해 9회말 김강민(은퇴)에게 끝내기 3점 홈런을 내줬다.
최원태는 "(2022년 김강민 홈런을) 생각하면서 야구장에 왔다. 2022년에 홈런을 맞은 생각이 떠오르더라. 선발로 나가니까 괜찮았던 것 같다"며 "홈런을 의식하진 않았고, 그냥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자고 생각했다. 맞더라도 존 안에 던지자고 생각했는데, 운 좋게 제구가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동료들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최원태는 "포수 (강)민호 형이 사인을 잘 내줬다. 고개를 한 번도 안 흔들고 던졌는데, 좋은 결과 있었던 것 같다. 팀원들이 많이 도와줬다"며 그냥 민호 형이 '구속을 147km/h 던지지 마라, 그러면 제구가 안 된다'라고 했다.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 전까지는 스트라이크 던지고 코너워크에 집중했는데, 그게 잘 맞아떨어졌다"고 전했다.
최원태는 박병호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경기 전에) (구)자욱이 형, (박)병호 형이 얘기해줬는데, 병호 형이 오늘 아침 사우나에서 만났을 때 얘기해준 게 컸던 것 같다. 흔들리더라도 단순하게 생각하라고 했다. 이닝 교대 때도 얘기해줬다"며 "그래서 집중력을 잃지 않고 6회를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9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 삼성이 선발투수 최원태의 6이닝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5:2의 스코어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삼성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인천, 김한준 박지영 기자
사진=인천, 김한준 박지영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