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SSG 랜더스 베테랑 야수 오태곤이 후배들을 위해 배팅볼 투수를 자청했다.
SSG 구단에 따르면, 오태곤은 2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16차전을 앞두고 SSG 야수들의 훈련 시간에 배팅볼을 던졌다.
이날 KT의 선발은 우완 사이드암 고영표였다. 오태곤은 상대 선발이 사이드암 유형의 투수일 경우 경기 전 배팅볼 투수를 자청해서 후배들의 타격 연습을 도와주고 있다. 이날도 정준재, 안상현 등 팀 동료들을 위해 공을 던졌다.
SSG 관계자는 "오태곤 선수는 종종 배팅볼 투수로 등판하는데, 오늘(26일) 경기에서도 배팅볼을 300개 정도 던졌다. 야수들 중에서는 사이드암으로 가장 좋은 제구력을 뽐낸다"며 "후배 선수들의 만족도도 높다"고 설명했다.
오태곤은 팀이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만큼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자 한다. 그는 "후배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공을 던졌다"며 "오늘 반드시 이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태곤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SSG는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았다. 3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류효승이 고영표를 상대로 선제 솔로포를 때렸다.
팀이 1-0으로 앞선 5회말 1사 2, 3루에서는 조형우가 고영표와 8구 승부 끝에 2타점 적시타를 쳤다. 이후 SSG는 2점을 더 보탰고, KT를 5-2로 제압했다. 고영표는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6탈삼진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올해 오태곤의 시즌 성적은 119경기 194타수 39안타 타율 0.201, 5홈런, 26타점, 출루율 0.310, 장타율 0.309다. 하지만 오태곤의 가치를 성적만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오태곤이 팀 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숭용 SSG 감독은 "(오)태곤이는 늘 연습을 가장 많이 하고 있다. 한 타석을 위해서 1회부터 준비한다"며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데, 힘들 것이다. 베테랑의 책임감을 이겨낼 수 있는 선수가 태곤이다. 태곤이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오태곤의 존재감이 드러났다. 오태곤은 팀이 3-0으로 앞선 6회말 1사 1루에서 1루 대주자로 나와 2사 1루에서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이후 포수의 송구가 외야로 빠지자 빈틈을 놓치지 않고 3루까지 전력 질주했다. 후속타자 최지훈의 우전 안타 때 홈을 밟으면서 득점까지 올렸다.
이 감독은 "중요한 경기에서 선수들이 투혼의 플레이로 어제(26일)의 흐름을 반전시키며 승리를 거뒀다"며 "6회말 대주자로 투입된 태곤이가 3루까지 진루하며 귀중한 추가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팀을 위한 헌신이 빛난 장면이었다"고 전했다.
사진=SSG 랜더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