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춘천, 권동환 기자) 베테랑 수비수 홍철이 강원FC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통산 1호골 주인공이 됐다.
홍철은 골을 터트린 후 둘째를 임신한 아내를 위해 세리머니를 펼치려고 했지만, 이를 눈치채지 못한 동료 때문에 불발됐다.
강원은 16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상하이 선화(중국)와의 2025-2026 ACLE 리그 스테이지 동아시아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강원은 전반 추가시간 선제골을 허용해 끌려갔지만, 후반 9분 홍철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춘 뒤 후반 18분 구본철의 역전골로 경기를 뒤집으면서 구단 첫 ACLE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홍철은 상하이 선화전에서 귀중한 동점골을 터트려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강원의 ACLE 통산 1호골 주인공이 됐다.
이날 3-4-2-1 전형에서 왼쪽 센터백으로 선발 출전한 홍철은 후반 9분 페널티 왼쪽 지역에서 구본철의 패스를 받은 뒤 날카로운 왼발 슛으로 상하이 선화 골망을 갈랐다.
경기가 끝나고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등장한 홍철은 "팀이 지고 있는 상황이라 때려봐야겠다 했는데, 운이 좋게 들어갔다"라며 "첫 골을 내가 넣을 수 있어서 너무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드러냈다.
홍철은 득점을 기록한 후 둘째를 임신한 아내를 위해 세리머니를 펼치려고 했지만 가브리엘 때문에 불발됐다고 고백했다.
그는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싶어서 공을 가지러 가고 있었는데, 가브리엘이 눈치 없이 가져가서 하프라인까지 가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와이프가 둘째를 임신했다. 내가 언제 또 경기를 뛸지도 모르고, 골을 넣을지도 몰라서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눈치 없이 안 줘서 그냥 뛰어갔다"라며 "와이프한테 늘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홍철은 상하이 선화전 승리 비결로 강원의 정경호 감독의 전술을 꼽았다.
정 감독에 대해 홍철은 "감독님은 늘 상대가 잘하는 걸 못하게 하고, 전술 지능이 너무 뛰어나신 분이다"라며 "상대가 4백을 쓰기에 우리가 3백을 쓰는 게 효과적이라 생각해 리그 경기가 끝나고 준비를 했다"라고 밝혔다.
또 "전반전엔 3백을 썼지만, 선제골을 실점한 후 후반전엔 4백로 바꿨다"라며 "감독님의 전술이 잘 맞아떨어져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익숙하지 않은 센터백 역할을 소화한 것에 대해선 "많이 어색했던 것 같다. 키가 큰 편이 아니라 헤딩 경합을 잘 못한다"라면서 "그런데 오늘 잘 되길래 '나도 이 자리에 설 수 있구나', '축구를 좀 더 오래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상하이 선화전 승리로 자신감을 얻은 홍철은 강원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홍철은 "동계 훈련 때부터 느낀 게 이 팀은 정말 젊은 선수들의 에너지 레벨이 정말 높고, 열심히 한다는 것"이라며 "난 늘 여지없이 강원이 잘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우리가 결과를 갖고 오지 못해 성적이 약간 떨어져 있다가 지금 올라오고 있는 상태인데, 분명한 건 점점 좋아질 거다"라며 "감독님이 정말 축구에 미쳐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한테 워낙 많은 걸 가르친다. 선수들이 점점 따라주고 있어서 앞으로 강원은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사진=춘천 권동환 기자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