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박주호가 '2025 아이콘 매치'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린 것과 관련해 일부 팬들의 악플에 대한 심경을 전했다.
박주호는 지난 15일 "올해 ‘2025 아이콘 매치’ 무대에 다시 설 수 있었던 것만으로 큰 영광이었고 저에게는 감사한 시간이었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한 그라운드에서 함께 뛸 수 있었던 것도,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어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고 시작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많은 분들이 아쉬움을 표현해주셨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세계적인 레전드 골키퍼들의 승부차기를 기대하셨을 팬분들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한다"며 "저 역시 현장에서 그 대결이 성사된다면 얼마나 특별할지 잘 알기에, 여러분의 아쉬움에 깊이 공감한다"고 전했다.
이어 "저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이었지만, 팬분들의 기대가 컸던 만큼 다양한 반응이 있다는 것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주호는 최근 자신이 시각장애인과 함께한 마라톤 대회 행사 사진에 아이콘 매치와 관련한 악플이 이어진 것 때문에 행사 본래의 의미가 흐려진 점에 대해 "함께 뛰어주신 행사 관계자와 참여자분들께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또한 자신의 골 세리머니와 관련해서는 "손가락 여덟 개를 펴고 골 세레머니를 했던 것은, 첫째 날 파워도르 이벤트에서 15장의 스티로폼 벽 중 8장만 깨는 바람에 팀 패배에 기여(?)했던 스스로의 실수를 떠올리며 실드팀 형님들께 ‘죄송하다’는 의미를 담았는데, 사실은 합장까지 하려 했다가 순간 흥분한 나머지 그만 8만 외치다가 끝났네요.."라고 추가로 해명했다.
끝으로 박주호는 "다시 한 번 아이콘매치를 함께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보내주신 다양한 의견도 소중히 새기겠다. 앞으로도 축구가 줄 수 있는 즐거움과 따뜻함을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인사했다.
앞서 박주호는 지난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넥슨 아이콘 매치: 창의 귀환, 반격의 시작'에서 후반 44분 욘 아르네 리세의 패스를 받아 감각적인 칩슛으로 역전 결승골을 기록, 쉴드 유나이티드가 FC 스피어를 2-1로 꺾는데 기여했다.
그러나 경기 직후 박주호의 계정에는 "승부차기를 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눈치가 없었다", "이기려고 뛰는 게 짜증났다" 등의 악플이 달리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하 박주호 글 전문
올해 ”2025 아이콘 매치“ 무대에 다시 설 수 있었던 것만으로 큰 영광이었고, 저에게는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한 그라운드에서 함께 뛸 수 있었던 것도, 팬분들의 열정적인 응원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었던 것도 제게는 잊지 못할 경험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특별한 자리에 저를 초대해주시고 많은 준비를 해주신 넥슨과 슛포러브 관계자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경기가 끝난 뒤 많은 분들이 아쉬움을 표현해주셨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레전드 골키퍼들의 승부차기를 기대하셨을 팬분들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 역시 현장에서 그 대결이 성사된다면 얼마나 특별할지 잘 알기에, 여러분의 아쉬움에 깊이 공감합니다. 저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이었지만, 팬분들의 기대가 컸던 만큼 다양한 반응이 있다는 것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가장 마음에 걸렸던 부분은, 현재 많은 댓글이 달리고 있는 제 최근 게시물이 얼마전에 참여했던 ‘시각장애인과 함께하는 어울림 마라톤 대회’ 현장 사진이었다는 부분인데,
좋은 취지로 마련된 뜻깊은 행사였고, 저 또한 큰 배움을 얻었던 자리여서 그런지 그 게시물에 아이콘매치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쏟아지면서 행사 본래의 의미가 가려진 것 같아 송구한 마음이 큽니다. 행사 관계자분들, 그리고 함께 뛰었던 분들께도 정중히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SNS를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축구인으로서도, 한 사람으로서도 값진 경험이라 생각합니다. 따뜻한 격려든, 따끔한 조언이든, 모두 아이콘매치를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 여기며 감사히 듣겠습니다. 앞으로도 겸손한 자세로, 축구가 줄 수 있는 기쁨과 의미를 나누고 싶습니다.
아이콘매치는 단순히 한 경기 이상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다양한 국적, 세대, 배경의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축구라는 공통된 언어로 소통하는 순간들을 직접 경험하며, 다시 한 번 ‘축구의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 역시 선수 시절부터 늘 믿어왔던 말, “축구를 해서 행복했고, 축구 덕분에 지금도 행복하다”는 마음을 이번에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따뜻하게 대해주신 실드팀 형님들과 베니테스 감독님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 같은 후배를 존중해주시고 함께 어울려 주신 덕분에 그라운드 안에서 더욱 값진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끝으로, 사담이기는 하지만.. 경기 중 제 세레머니에 대해서도 짧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손가락 여덟 개를 펴고 골 세레머니를 했던 것은, 첫째 날 파워도르 이벤트에서 15장의 스티로폼 벽 중 8장만 깨는 바람에 팀 패배에 기여(?)했던 스스로의 실수를 떠올리며 실드팀 형님들께 ‘죄송하다’는 의미를 담았는데, 사실은 합장까지 하려 했다가 순간 흥분한 나머지 그만 8만 외치다가 끝났네요.. 형님들께 다시 사과말씀 드립니다..! 작은 해명이지만, 웃으며 받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아이콘매치를 함께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보내주신 다양한 의견도 소중히 새기겠습니다. 앞으로도 축구가 줄 수 있는 즐거움과 따뜻함을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DB, 박주호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