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라이온즈 캡틴 구자욱이 1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팀 간 14차전에서 2타수 2안타 2볼넷 2타점 2득점을 기록, 팀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대구, 김지수 기자) 삼성 라이온즈 '캡틴' 구자욱이 팀의 연승과 5위 수성을 견인하는 맹타를 휘둘렀다. 승부처 때마다 주장의 품격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1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팀 간 14차전에서 7-5로 이겼다. 지난 14일 KT 위즈전 6-2 승리의 기세를 몰아 연승을 질주했다.
구자욱은 이날 3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출전, 2타수 2안타 2볼넷 2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100% 출루로 롯데 마운드를 괴롭히고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구자운은 경기 시작부터 좋은 컨디션을 뽐냈다. 삼성이 0-1로 뒤진 1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롯데 선발투수 우완 박진을 상대로 볼넷을 골라내며 1루 베이스를 밟았다.
구자욱은 두 번째 타석에서도 빼어난 선구안을 보여줬다. 삼성이 0-1로 끌려가던 4회말 무사 1루에서 박진에게 또 한 번 볼넷으로 출루했다. 무사 1, 2루 찬스를 4번타자 르윈 디아즈 앞에 연결해줬다.
디아즈는 구자욱의 볼넷 출루에 화답하는 1타점 적시타를 쳐내 스코어는 1-1로 균형이 맞춰졌다. 구자욱은 3루까지 진루한 뒤 무사 1, 3루에서 후속타자 김영웅의 병살타 때 득점, 삼성에 2-1 리드를 안겨줬다.
구자욱의 활약은 계속됐다. 삼성이 2-3으로 뒤진 6회말 무사 1, 3루에서 바뀐투수 최준용을 상대로 깨끗한 좌전 안타를 생산,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고 스코어 3-3 동점을 만들었다. 디아즈가 곧바로 3점 홈런을 쳐내면서 또 한 번 득점까지 기록했다.
구자욱의 활약은 멈추지 않았다. 삼성이 6-4로 앞선 7회말 1사 2루에서 1루 강습 내야 안타를 쳐냈다. 2루 주자 김지찬이 순식간에 3루를 밟고 홈 플레이트까지 파고들면서 타점까지 추가했다.
삼성은 구자욱과 디아즈의 불방망이를 앞세워 롯데를 제압했다. 6위 롯데와 격차를 0.5경기에서 1.5경기로 벌리며 5위 수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그 야말로 2승 같은 1승을 손에 넣게 됐다.
구자욱은 경기 종료 후 공식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오늘 중요한 게임이었지만 '뭔가 꼭 해내야겠다'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더 과감하고 재미있게 뛰려고 했다"며 "초반에 타자들이 롯데 박진 투수에게 고전했는데 김성윤이 출루를 잘해줬고, 디아즈가 찬스에서 해결해준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 "지금은 순위를 의식하는 게 좋은 것 같지는 않다. 우리가 오늘 초반에 힘들었던 것도 선수들이 순위 싸움을 의식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너무 신중하게 하다 보면 위축될 수 있다. 선수들이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주장으로서 메시지를 내놨다.
구자욱은 다만 프로 데뷔 후 올해가 스트레스가 가장 큰 시즌이라고 솔직한 심경도 밝혔다. 삼성의 포스트시즌 진출로 2025시즌 겪었던 아픔, 고통을 보상 받고 싶다는 입장이다.
구자욱은 "개인적으로 내 스트레스 관리를 어떻게 하지 못하고 있다. 머리도 빠지고 흰머리도 많아졌다"고 웃은 뒤 "프로 데뷔 후 올해처럼 스트레스가 컸던 시즌은 없는 것 같다. 야구 외적으로도 힘들어 하는 선수들이 많다. 팬들께서 많은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라이온즈파크 2만4000석을 거의 매 경기 가득 메워주는 삼성팬들의 응원은 구자욱을 뛰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삼성은 이날 시즌 53호 매진을 기록했다. KBO리그 단일 시즌 홈 150만 관중 돌파에 이어 160만 관중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구자욱은 "팬들께서 너무 많이 찾아와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우리 팀이 홈 관중 신기록을 세웠는데 팬들과 함께 가을야구를 가려고 하는 게 우리의 첫 번째 목표이고, 가장 중요한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대구/삼성 라이온즈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