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손흥민의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이적을 두고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이 최근 이번 여름 전세계 축구 이적시장 '최악의 영입' 순위에서 손흥민을 2위로 선정하며 혹평을 가해 논란이 불거졌다.
하지만 실제 MLS와 LAFC 현장에서는 전혀 다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 효과는 비판과는 거리가 멀다는 분석이 이어진다.
'ESPN'은 지난 2일(한국시간) 발표한 분석 기사에서 이번 이적시장 '의문스러운 영입 13건'을 선정했다.

마르틴 수비멘디(아스널), 제르송(제니트), 루이스 디아스(바이에른 뮌헨), 킹슬리 코망(알나스르), 마테우스 쿠냐(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알렉산더 이삭(리버풀), 닉 볼테마테(뉴캐슬 유나이티드) 등이 이름을 올린 가운데 손흥민은 2위에 위치했다.
'ESPN'은 손흥민의 LAFC 이적을 두고 "33세 이상 선수에게 지불된 이적료 중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액수"라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보다 아래지만 여전히 과한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매체는 "손흥민은 경쟁이 덜 치열한 MLS에서 득점을 이어가겠지만, LAFC를 제외한 다른 구단이라면 결코 타당한 선택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SPN'의 이번 선정 논리는 시장가치 대비 이적료였다.
매체에 따르면, 손흥민의 이번 시장 추정 몸값은 2000만 유로(325억원) 였고, LAFC는 실제 영입을 위해 2200만 유로(약 357억원)를 지불했다. 이는 MLS 역대 최고 이적료였고, 'ESPN'은 "투자 대비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러한 평가는 LAFC와 MLS가 직접 내놓은 자료와 현장에서의 반응과는 크게 엇갈린다.
LAFC는 지난달 공식 채널을 통해 "손흥민 합류 효과는 수치와 현장의 분위기 모두에서 전례가 없을 만큼 크다"고 발표했다.
제로 홈 경기 입장권은 기록적인 판매량을 기록했고, 구단 SNS 팔로워는 일부 플랫폼에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LAFC 구단 역시 공식 발표를 통해 "2022년 개러스 베일을 영입했을 때보다 다섯 배 이상 더 큰 전 세계적 도달 범위를 기록했다"며 "콘텐츠 조회 수는 594% 증가, 언론 보도량은 289% 늘었다"며 이번 이적의 성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손흥민의 영향은 단순히 통계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 경기장 풍경도 달라졌다. LAFC 경기는 매 경기마다 태극기로 물들고 있으며, 홈 개막전에서는 구단 역사상 유례없는 응원 열기가 펼쳐졌다.
손흥민은 경기장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지난 라운드까지 MLS 이주의 팀에 연속으로 선정됐고, 프리킥 득점으로 MLS 이주의 골에도 이름을 올렸다. 최근 3경기에서 1골 1도움, 페널티킥 유도까지 기록하며 경기력으로도 기대에 부응하는 중이다.
영국 언론들 역시 '손흥민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 유력지 '가디언'은 최근 "손흥민은 아시아 축구에서 현존하는 가장 유명한 선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로 인해 사업적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유니폼은 이미 매진됐고, 유튜브 구독자는 두 배 이상 늘었다. 그중 70%가 한국인"이라고 덧붙였다. 현지 관광업계는 손흥민 효과를 활용한 패키지 투어 상품을 판매하며, 경기 관람을 원하는 문의가 400건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MLS 수장인 돈 가버 총재도 직접 입을 열었다. 미국 매체 '애슬론 스포츠'에 따르면 가버 총재는 "손흥민은 리오넬 메시와 비슷한 수준의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지난 몇 주간 손흥민이 경기장에서 보여준 모습은 놀라웠다. 한국에서의 높은 관심은 MLS 시청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LAFC는 MLS 역사상 가장 높은 이적료를 지불하는 용감한 결정을 내렸지만 이제 그 결실을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의 존재는 문화적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
LAFC는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MLS 경기를 한국어 라디오 중계하기로 발표했다. 현지 한국 라디오 방송사 'KYPA 1230 AM'과의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이다.
이는 약 32만 명 규모의 현지 한국어 청취자를 대상으로 하며, 구단은 "손흥민의 영향력이 새로운 중계권 시장까지 열었다"고 밝혔다.
결국 손흥민의 이적을 둘러싼 'ESPN'의 이번 논쟁은 '시장가치 대비 이적료'라는 단순한 계산법으로 인해 생긴 잘못된 선정으로 보인다.
매체는 숫자에 근거해 '최악의 영입'이라 평가했지만, LAFC와 MLS는 손흥민이 남긴 흔적이 단순한 경기력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ESPN 캡처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