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SSG 랜더스 내야수 고명준이 큼지막한 아치를 그리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고명준은 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15차전에 6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홈런 1개 포함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고명준은 1회말 2사 1, 2루에서 키움 선발 C.C 메르세데스를 상대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다음 타석에서 아쉬움을 만회했다. 두 팀이 1-1로 팽팽하게 맞선 4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메르세데스의 초구 140km/h 직구를 통타,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이로써 고명준은 시즌 12번째 홈런을 기록하면서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을 달성했다. 종전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은 2024시즌 11홈런이었다.
고명준은 홈런에 만족하지 않았다. 6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한 고명준은 메르세데스의 2구 139km 직구를 받아쳐 우전 안타를 쳤다. 이후 대주자 오태곤과 교체되면서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경기는 SSG의 6-1 승리로 마무리됐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고명준은 "지난해보다 홈런을 더 많이 쳐서 기분이 좋다. 목표에는 아직 한참 미치지 못하지만, 오늘(2일) 홈런으로 팀이 이길 수 있어서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SSG가 올 시즌 메르세데스를 상대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했다.
고명준은 "구속이 그렇게 빠르진 않은데, 공이 훅 들어오는 게 좋다고 했다. 첫 타석에서 쳐보니까 생각보다 공이 좋아서 두 번째 타석에서는 그냥 직구에 헛스윙을 한다는 생각으로 초구부터 과감하게 돌렸는데,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돌아봤다.
시즌 초반부터 많은 기회를 받은 고명준은 올스타 휴식기 이후 부진에 시달렸다. 7월 한 달간 20경기 75타수 19안타 타율 0.253, 2홈런, 10타점에 그쳤고, 8월에는 15경기 53타수 10안타 타율 0.189 2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고명준은 2군에 한 차례 다녀오기도 했다. 지난달 9일 재징비 차원에서 1군 엔트리에서 빠졌고, 열흘 넘게 2군에 머물렀다. 당시 이숭용 SSG 감독은 "자신의 몫이다. 살아남으면 또 쓸 것이다. 우리 팀 선수들에게 근성과 독기가 필요하다. 사납고 맹수 같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고명준은 "감독님도 계속 날 믿고 내보내 주셨는데, 조금 좋지 않다 보니 2군에 내려가서 다시 생각했다. 어떻게 야구에 임했는지, 또 만약에 1군에 올라오면 어떤 마음가짐으로 야구를 할지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 팀 승리에 더 많이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내가 수비에 나가서 실수하지 않고, 또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좀 더 집중하면 팀이 승리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고 반성했다.
고명준의 시즌 전 목표는 30홈런-100타점이었다. 고명준은 2일 경기까지 12홈런, 52타점을 올렸다.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시즌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
가장 아쉬운 사람은 선수 본인이다. 고명준은 "캠프 때 강병식 코치님께 '저는 20홈런을 치는 게 목표입니다'라고 했는데, 코치님이 '목표가 너무 작은 것 같다. 목표는 크게 가질 필요가 있다'고 하셨다. '그러면 30홈런-100타점을 해보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며 "(올해 성적에) 만족하지 못한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남은 경기에서 (20홈런을 채우기 위해) 홈런 8개를 치면 좋겠지만, 그게 쉽진 않은 일"이라고 얘기했다.
SSG는 62승58패4무(0.517)의 성적으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아직 중위권 팀들과의 격차가 크지 않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4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격차는 0.5경기 차에 불과하다.
고명준은 "순위표를 확인하는 편인 것 같다. 경기가 끝나면 다른 팀들의 결과도 확인한다. 승차가 크지 않은 팀들이 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긴 한다. (경쟁하는) 팀들이 이기면 우리가 어려워지는 건데, 그만큼 더 많이 이기면 된다"며 "무조견 매 경기 이기려고 하고 있고, 그렇게 하다 보면 시즌이 끝날 때쯤 높은 순위에 있지 않을까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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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