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공격수 오현규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네덜란드 명문 페예노르트 로테르담의 제안을 거절하고 벨기에 KRC 헹크에 잔류한 오현규는 붙박이 주전 공격수로 발돋움하며 대표팀에서도 본격적인 주전 경쟁을 예고했다.
오현규는 22일(한국시간) 폴란드 포즈난의 포즈난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흐 포즈난과의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서 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5-1 대승에 앞장섰다.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오현규는 총 두 골에 관여하면서 경기 내내 상대 수비진을 괴롭혔다.
전반 22분 박스 안에서 수비와 경합을 이겨내고 공을 소유한 오현규는 돌아서면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공은 골대를 맞고 골키퍼 품에 안겼다.
전반 35분에는 오현규가 상대 박스 안에서 수비에게 밀려 넘어져 페널티킥을 얻었다. 페널티킥 키커로 직접 나선 오현규의 첫 킥이 골키퍼에게 막혔지만, 다시 오현규에게 향했다. 이 공을 슈팅으로 연결했는데 이 역시 골키퍼에게 향하며 득점에 실패했다.
다시 찾아온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3-1로 앞서던 전반 40분 팀 동료 이라 소르의 크로스를 문전에서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해 팀의 네 번째 골을 터뜨렸다.
2분 뒤 다시 소르의 헤더 패스로 오현규가 박스 중앙이서 슈팅 기회를 잡았다. 이번에는 왼발 발리슛을 시도했는데 또다시 골대를 맞고 골키퍼에게 향하며 기회를 놓쳤다. 이날 경기 두 번째 골대 강타였다. 오현규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었다.
후반 3분에는 돌파를 막으려던 상대 수비수의 자책골까지 유도하며 대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왼쪽에서 올라온 야르네 스투커르스의 크로스를 박스 안에서 수비가 건드렸다가 자책골이 됐다. 오현규가 수비 뒤에 바로 붙어있었기 때문에 수비가 빠르게 걷어내려고 하다가 화를 입었다.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실축하고, 두 차례나 골대를 강타하는 등 불운을 겪기도 했지만 충분히 인상적인 활약이었다.
오현규는 이날 활약으로 이번 시즌을 앞두고 내린 결정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스스로 증명했다.
지난 시즌 백업 공격수로 뛰면서도 9골을 넣었던 오현규는 기존 주전이었던 톨루 아로코다레의 이적이 유력해지자 팀에 남아 주전 자리를 꿰찼다.
이 과정에서 오현규는 네덜란드 명문 페예노르트의 이적료 1000만 유로(약 158억원)에 달하는 구체적인 제안까지 거절하기도 했다.
오현규는 벨기에 매체 HLN과의 인터뷰에서 "페예노르트는 정말 좋은 팀이지만 헹크와 이곳에서의 삶이 정말 좋다"면서 "내가 어떻게 플레이하는지 모두가 잘 알고 있다. 내년 여름 월드컵을 앞두고 더 수월하고 좋다고 생각한다. 꼭 월드컵에 가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더 큰 무대로의 이적보다 꾸준한 출전 시간을 통해 경기력을 유지하고 월드컵 최종 명단에 드는 걸 최우선 목표로 삼은 것이다.
오현규의 선택은 시즌 초반부터 확실한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벨기에 리그 4경기 연속 선발 출전에 이어 유럽대항전 예선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하며 토어스텐 핑크 감독의 신뢰에 완벽하게 보답하고 있다.
이미 헹크는 이번 시즌 오현규를 핵심 공격수로 쓸 계획임을 예고했다. 지난달 파더보른과의 친선 경기에서 득점을 기록했던 오현규도 직접 "경쟁자가 이적을 추진하고 있어서 주전으로 결정됐다. 자신 있다. 지난 시즌에도 선발로 많이 나서지 못했는데도 12골이나 넣었다. 주전 공격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핑크 감독의 변함 없는 신뢰 속에 오현규는 리그 개막전부터 득점포를 쏘아올리며 기대에 부응했다.
지난달 말 클뤼프 브뤼허와의 벨기에 프로리그 개막전서 전반 9분 만에 득점에 성공했다.
기분 좋게 이번 시즌을 시작한 오현규는 유럽대항전에서도 득점에 성공하며 물오른 감각을 증명하고 있다.
오는 25일 발표될 홍명보 감독의 대표팀 명단을 앞두고, 오현규는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각인시키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