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김민재가 뱅상 콤파니 감독의 다음 시즌 구상에 없다는 독일 언론의 주장이 사실이었을까.
김민재가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서 2007년생과 2008년생 선수들이 뒤섞인 바이에른 뮌헨의 2군 선수들과 함께 선발로 출전했다. 바이에른 뮌헨이 꺼낸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 중 대다수는 10대였다. 후반전 중반을 넘긴 뒤 교체를 통해 주전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다는 점에서 바이에른 뮌헨이 전반전을 2군으로, 후반전을 1군으로 치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김민재는 2군 선수들과 선발로 나섰다. 김민재 외에도 하파엘 게헤이루, 세르주 그나브리, 사샤 보이 등 경쟁자들에게 밀려 다음 시즌 선발 자리 보장 여부가 불투명한 선수들도 어린 선수들과 함께 출전했다. 게다가 상대가 유럽의 빅클럽도 아닌, 중소리그인 스위스 리그 팀이었다는 점에서 1군급 선수들과 2군급 선수들을 확실하게 구분하려는 바이에른 뮌헨의 의도가 엿보였다.
뱅상 콤파니 감독이 이끄는 바이에른 뮌헨은 13일(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에 위치한 스타디온 레치그룬트에서 열린 그라스호퍼와의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서 2-1로 승리하며 프리시즌 일정을 마무리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오는 17일 VfB 슈투트가르트와의 독일 슈퍼컵을 시작으로 2025-2026시즌의 문을 연다. 바이에른 뮌헨의 리그 개막전은 23일 열리는 RB 라이프치히와의 홈 경기다.
그라스호퍼전은 바이에른 뮌헨이 슈투트가르트전을 앞두고 선수들의 몸상태를 최종적으로 점검하고, 선수들이 시즌 개막에 앞서 일정 수준 이상의 컨디션과 경기 감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경기였다. 바이에른 뮌헨은 주전급 선수들에게 체력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적절하게 출전 시간을 배분하며 경기를 준비했다.
바이에른 뮌헨의 명단에서 의도를 알 수 있었다.
이날 바이에른 뮌헨은 선발 명단에 포함된 11명 중 절반에 가까운 5명을 10대 선수들로 구성했다. 바이에른 뮌헨의 선발 명단에서 가장 어린 선수였던 레나르트 칼은 2008년 2월생이었고, 다른 네 명의 선수들은 모두 2007년생이었다. 2005년생 미드필더 톰 비쇼프와 2003년생 골키퍼 요나스 우르비히를 그나마 나이가 있다고 할 수 있는 편이었다.
바이에른 뮌헨의 미래를 짊어질 선수들 외에도 김민재와 게헤이루, 그나브리, 그리고 보이가 어린 선수들과 함께 선발 출전했다. 바이에른 뮌헨의 독일 분데스리가 탈환 주역으로 활약했던 김민재를 제외한 나머지 세 명은 지난 시즌 콤파니 감독 체제에서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던 선수들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전반전에만 칼과 요나 쿠시-아사레의 연속 득점으로 승기를 잡았고, 후반전 추격골을 허용하기는 했으나 후반 17분경 대거 교체 투입된 주전 선수들의 활약을 앞세워 승리를 따냈다.
주포 해리 케인을 포함해 레온 고레츠카, 마이클 올리세, 다요 우파메카노, 요나탄 타 등 다가오는 시즌에도 팀의 주축으로 활약할 선수들이 모두 이때 경기장을 밟았다. 전반전을 무실점으로 버텨낸 김민재는 타와 교체되어 나갔다.
바이에른 뮌헨의 의도가 확실하게 보이는 교체였다.
후반전 교체 투입된 선수들은 슈투트가르트전을 준비해야 하는, 사실상 주전으로 기용될 선수들이나 다름없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그라스호퍼전 마지막 30여분을 통해 주전 선수들이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컨디션을 유지하고, 4일 뒤 열릴 슈투트가르트전을 대비하길 바란 것이다.
반면 선발 출전해 전반전부터 62분여 동안 경기를 소화한 선수들은 다음 시즌 주전으로 발탁될 가능성이 낮다고 볼 수 있다. 김민재의 경우 우파메카노와 타에게 밀려 최소 3옵션으로 전락한 셈이다.
앞서 지난 11일 독일 언론 '스포르트1'은 "김민재는 더 이상 바이에른 뮌헨의 계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면서 "김민재가 바이에른 뮌헨의 주전 센터백으로 기용될 계획은 없다. 뱅상 콤파니 감독은 다른 선수들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김민재가 구단의 구상에서 제외됐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스포르트1'은 김민재가 토트넘 홋스퍼와의 친선경기에서 선발 출전하지 못하고 후반전에 교체로 들어와 30여분만 소화한 점을 이유로 들었는데, 그가 2군 선수들과 함께 선발로 나선 이번 경기로 인해 김민재가 후순위로 밀려났다는 주장과 그의 이적설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