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리버풀 주장 버질 판데이크가 디오구 조타를 추모하는 묵념 시간을 방해한 크리스털 팰리스 팬들에게 분노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10일(한국시간) "리버풀의 주장 버질 판데이크는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커뮤니티 실드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디오구 조타를 추모하는 묵념의 시간이 심판에 의해 단축되자 실망감을 표했다"라고 보도했다.
리버풀과 크리스털 팰리스는 10일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2025 커뮤니티 실드 경기를 치렀다.
커뮤니티 실드는 지난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챔피언과 FA컵 우승팀이 맞붙는 대회이다. 리버풀은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으로 등극했고, 팰리스는 FA컵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1-0으로 꺾고 창단 120년 만에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거머쥐었다.
경기 시작에 앞서 양 팀 선수들은 지난달 3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리버풀의 포르투갈 공격수 디오구 조타와 그의 동생 안드레 실바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스페인 '마르카'에 따르면 조타는 안드레 실바와 함께 고급 스포츠카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다 사모라 주 A-52 도로 베나벤테 방향에서 사고를 당했고, 향년 28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조타와 그의 형제를 추모하기 위해 리버풀과 팰리스 선수들은 경기 시작을 앞두고 묵념을 진행했는데, 이때 몇몇 팰리스 팬들이 묵념이 진행되는 중임에도 소란을 피워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상황에 대해 매체는 "경기 시작 전 경기장에 화환을 헌화하고 묵념의 시간을 갖는 추모식을 가졌다"라며 "팰리스 진영에서 온 소수의 팬들이 이 순간을 방해했고, 경기장 반대편에서도 격렬한 반발이 일어났다. 추모식에 불참하는 팬들을 침묵시키려는 다른 팰리스 팬들도 이에 동참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심판은 1분 동안 진행할 예정이었던 묵념을 시작한 지 20초 만에 멈추고 킥오프를 지시했다.
안타까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팀 동료를 추모하는 시간을 방해받자 리버풀 주장 판데이크는 경기가 끝나고 불만을 드러냈다.
판데이크는 인터뷰를 통해 "실망스럽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그뿐이다"라며 "누가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침묵시키려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그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어쩔 수 없다. 오늘 여기 온 팬이 얼마나 많았는지는 아무도 통제할 수 없었다. 8만 명이나 됐나?"라며 "실망스럽지만, 그들이 집에 가서 스스로 만족한다면 할 말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리버풀을 이끄는 아르네 슬롯 감독은 "나는 긍정적인 사람이다. 두 선수 모두에게 표해진 존경을 생각해 보면, 그들이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크리스털 팰리스 팬들을 비롯한 전 세계 팬들이 디오고 조타와 안드레 실바에게 큰 존경을 표했다"라고 답했다.
한편 리버풀과 팰리스 간의 커뮤니티 실드는 승부차기 끝에 팰리스의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리버풀은 전반 4분 위고 에키티케의 선제골로 앞서가기 시작했지만, 전반 17분 팰리스 공격수 장필리프 마테타가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터트렸다.
전반 21분 리버풀 풀백 제레미 프림퐁이 다서 앞서가는 골을 터트린 후, 후반 32분 이스마일라 사르가 동점골을 넣어 2-2 무승부로 끝나면서 경기는 승부차기로 넘어갔다.
승부차기에서 팰리스 수문장 딘 헨더슨 골키퍼는 무려 두 번이나 막아내는 선방쇼를 펼쳤고, 결국 팰리스가 승부차기에서 3-2로 승리해 클럽 창단 이후 최초로 커뮤니티 실드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