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김근한 기자) 'KK' SSG 랜더스 투수 김광현이 선발 루틴까지 깨면서 '돌부처' 삼성 라이온즈 투수 오승환에게 은퇴 기념 꽃다발을 전달했다.
오승환은 지난 6일 갑작스럽게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향후 은퇴 투어와 함께 은퇴 경기를 계획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은퇴 발표 다음 날 문학 SSG 랜더스전이 올 시즌 인천 원정 마지막 경기였다. 시간상 은퇴 투어 선물을 마련하기 어려웠던 SSG 구단은 경기 시작 전 오승환에게 꽃다발을 건네주는 행사 시간을 마련했다. 원래 선발 등판 당일엔 웬만하면 경기 전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김광현이 직접 꽃다발을 건네주기 위해 그라운드로 나섰다.
김광현이 건넨 꽃다발을 받은 오승환은 환한 미소와 함께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삼성 주장 구자욱도 함께 자리했다. 이후 양 팀 전 선수단이 모여 기념 촬영에 나섰다. SSG 구단은 향후 시즌 마지막 대구 원정 시리즈에서 오승환에게 은퇴투어 기념 선물을 전달할 예정이다.
김광현은 구단을 통해 "비록 같은 팀은 아니었지만, 대표팀에서 함께한 인연이 있다. 또 내가 미국에 진출했을 때는 직접 전화를 주셔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팀 분위기를 설명해 주셨다. 덕분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고, 비록 오늘 선발 등판일이지만 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 은퇴 행사에 꽃다발을 전달할 수 있어 큰 영광"이라고 전했다.
이어 "어릴 적부터 오승환 선배님의 투구를 동경했고, 특히 마운드에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나는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편인데, 그런 점에서 선배님은 늘 본받고 싶은 선배 투수였다"며 "선망의 대상인 선배가 은퇴를 결정해 아쉬움이 크고, 그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다. 앞으로의 제2의 인생에도 좋은 일들만 가득하길 진심으로 응원한다"라고 덧붙였다.
2005년 KBO리그 입단 동기였던 내야수 최정도 "어제 은퇴 소식을 듣고 많이 놀랐다. 나와 KBO리그 입단 동기로 같은 해에 프로에 들어왔는데, 이제 마운드를 내려온다고 하니 아직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며 "(오)승환이 형은 마운드 위에서 정말 압도적이었다. 직접 타석에서 상대해 봤을 때도 위압감이 대단했고, 전설 같은 투수와 같은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지금도 영광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우리나라 최고의 속구를 꼽으라면 주저 없이 승환이 형의 공을 이야기하고 싶다. 앞으로도 그만큼 강력하고 위력적인 속구를 다시 보기란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 마운드에서 후배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셔서 감사드리고, 그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다. 앞으로의 제2의 인생도 응원하겠다"라고 강조했다.
1984년생으로 올 시즌 현역 최고령 100홀드를 달성한 노경은도 "승환이 형은 한·미·일에서 모두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활동을 했다. 정말 우러러봤던 선수이자 선배였다. 한국야구에서 또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최고의 마무리 투수라 생각한다. 볼 끝은 우리나라 최고다. 파울도 안 나올 느낌이었다. 남들이 넘보지 못할 기록도 세웠다. 이제 은퇴를 하시는데 제2의 인생을 진심으로 응원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내가 지금까지 야구를 할 수 있는 것도 승환이 형이 있었기 때문이다. 세월이 지나도 좋은 피칭을 해줬기 때문에, 나 같은 선수도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나이가 들어도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선배다. 몸 관리를 정말 잘했다. 승환이 형이 증명해 줬기 때문에 후배 선수들도 계속 도전할 수 있게 됐다.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싶다"라고 감사함을 표했다.
삼성 시절 배터리 호흡을 맞춘 인연이 있던 포수 이지영도 "쉽지 않은 결정을 한 승환이 형에게 고생하셨다고 말해주고 싶다. 나도 어린 시절 승환이 형을 보면서 많은 걸 배웠다. 또 내가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 선배다.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던 것도 승환이 형의 지분이 크다. 제2의 인생도 승환이 형답게 멋진 삶을 이어갈 거라 믿는다"라고 응원했다.
이어 "자기 루틴이 확실했다.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완벽했다. 그런 모습이 후배들에게 좋은 귀감이 됐다. 선수들도 많이 보고 배웠다. 나도 포지션은 달랐지만, 승환이 형을 보면서 몸 관리하는 노하우도 배울 수 있었다. 지금까지 봤던 선수들 가운데 최고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날 행사를 통해 마지막으로 인천 야구팬들 앞에 선 오승환은 "갑작스럽게 은퇴 발표를 하게 됐다. 선수로서는 마지막으로 SSG 랜더스필드 방문에, 팬분들께 마지막 인사를 드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준 SSG 랜더스 관계자분들에게 너무 감사드린다. 야구 응원을 앞으로도 많이 해주시고, 많이 즐기셨으면 좋겠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엑스포츠뉴스 인천, 고아라 기자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