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토트넘 홋스퍼와 결별을 예고한 손흥민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LAFC로 이적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1998 프랑스 월드컵 우승을 경험한 프랑스 수비수가 손흥민의 미국행을 두고 강한 회의적 입장을 드러내 논란이 일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 10년간 토트넘에서 활약하며 명실상부한 클럽의 전설로 자리잡았다. 특히 2025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 우승을 끝으로 자신의 첫 유럽 클럽 트로피를 들어올린 그는, 2일(한국시간) 토트넘에서 떠날 것을 스스로 알리며 새로운 도전에 나설 뜻을 밝혔다.
이후 LAFC와의 협상이 급물살을 타며 미국 무대 데뷔가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MLS 팬들과 북미 현지 언론은 손흥민의 이적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여전히 최상위 클래스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손흥민이 MLS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다.
그러나 전 첼시 수비수이자 현재 축구 해설가로 활동 중인 프랑크 르뵈프는 이 같은 관점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르뵈프는 1998 프랑스 월드컵과 벨기에-네덜란드 유로 2000에서 프랑스가 연달아 우승할 때 우승 메달을 목에 건 수비수이기도 하다.
르뵈프는 미국 '애슬론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미 이런 사례들을 수없이 목격해왔다. 일본이 그랬고, 카타르도 그랬다. 지금 사우디아라비아도 똑같다"면서 "하지만 증명됐다. 그렇게 해서 리그가 더 좋아지지 않는다. 미국 축구도 발전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리그를 키우려면 국내 자원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르뵈프는 MLS 최고 기업가인 돈 가버를 향해 다음과 같은 조언도 남겼다. 그는 "MLS는 스타 영입이나 이미지에 집착할 게 아니라, 향후 MLS가 자국의 재능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힘써야 한다. 그런 전략이 없으면, 지금까지 실패했던 나라들과 같은 길을 갈 뿐"이라고 일갈했다.
이 발언은 스타 영입이 리그의 이미지 제고나 단기적인 마케팅에는 효과가 있지만, 지역 유망주 육성이나 리그 기반 확충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의 미국행이 미래지향적인 투자보다는 단기적 흥행에 초점을 맞춘 선택처럼 보일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실제로 르뵈프는 "그런 전략은 문화를 만들지도, 축구 수준을 높이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의 이적이 팬들에게는 흥분되는 소식일 수 있지만, 미국 축구의 토대를 다지는 관점에서는 우려스럽다는 시각이다.
르뵈프 역시 마르세유와 첼시에서 유럽 정상급 무대를 경험한 후 카타르 리그에서 2년을 보낸 경험이 있는 선수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스타 수혈 전략'의 한계를 거듭 강조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손흥민의 미국행에도 같은 입장을 전한 것이다.
한편, 손흥민은 다가오는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토트넘과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친선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다. 이 경기가 손흥민의 토트넘 마지막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토마스 프랑크 감독은 손흥민의 선발 출전을 확인하며 "만약 이 경기가 손흥민의 토트넘 마지막 경기라면, 그의 고국에서 커리어를 마무리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재까지 손흥민 측이나 LAFC 구단은 공식적인 발표를 내놓지 않았지만, 복수의 현지 매체들은 계약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손흥민의 이적이 MLS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사진=연합뉴스/박지영 기자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