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한때 잉글랜드 축구의 미래로 불렸던 델리 알리가 선수 경력 마지막 갈림길에 섰다.
이탈리아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1일(한국시간) "알리는 어떻게 된 걸까? 코모 스쿼드에서 제외된 알리는 팀을 떠날까 고민 중이다. 3월 10일 그 사건이 원인이다"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알리는 지난 3월 743일 만의 복귀전서 9분 만에 퇴장 당하는 비운을 겪었다. 현재 소속팀 코모에서 전력 외로 분류돼 따로 훈련 중이며 축구화를 벗는 것까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스 퍼거슨 경으로부터 "폴 개스코인 이후 잉글랜드 최고의 미드필더"라는 극찬까지 받았던 알리의 몰락이다.
매체는 "알리의 불운은 지난 3월 10일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시로에서 열린 AC밀란과의 경기에서 정점을 찍었다"고 알리에게 있었던 일을 소개했다.
밀란과의 경기는 세리에A 데뷔전이자 2023년 2월 26일 베식타스 소속으로 뛴 이후 무려 743일만의 공식 경기 복귀전이었다. 후반 막판 교체 투입된 알리는 의욕적으로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추가시간 루벤 로프터스 치크의 돌파를 저지하려다 거친 파울을 범했다.
주심은 처음엔 옐로 카드를 꺼냈으나 비디오판독(VAR) 끝에 레드 카드로 정정했다. 743일이라는 긴 기다림 끝에 주어진 복귀전은 9분이라는 너무나도 짧은 시간에 끝났다.
특히 이 퇴장 한 번으로 소속팀 코모와 세스크 파브레가스 감독의 신임을 완전히 잃었다. 파브레가스 감독은 공개적으로 알리를 질책했고, 알리는 그 후 시즌이 끝날 때까지 기회를 얻지 못했다.
여름 이적시장이 열린 후 코모는 마르틴 바투리나 같은 젊고 유망한 재능을 영입해 알리의 빈 자리를 채우기 시작했다. 알리는 1군 선수단에서 제외된 채 전력 외 선수들과 함께 따로 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의 인생은 어린 시절부터 잘 풀리지 않았다. 알리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6살 때 엄마 친구에게 성추행을 당했고, 7살엔 담배를, 8살엔 마약을 팔았다. 11살 땐 이웃에게 다리에서 목이 매달릴 뻔했다"는 충격적인 고백을 한 바 있다. 축구는 그런 그에게 유일한 탈출구이자 구원이었다.
MK돈스에서 재능을 알린 알리는 2015년 600만 유로(약 96억원)라는 헐값에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했고,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아래서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손흥민, 해리 케인,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함께 'DESK 라인'을 구축하며 프리미어리그를 뒤흔들었다.
그러나 영광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은 잦은 부상과 과거의 트라우마였다. 정상의 자리에서 추락하는 동안 어린 시절의 정신적 상처는 알리를 더욱 깊은 어둠 속으로 끌어당겼다.
매체는 "가장 치명적인 부상은 2023년 3월 사타구니 근육 파열이었다. 수술 후 무려 348일을 결장했다. 최근에는 밀란전 퇴장 후 파브레가스 감독의 공개적인 질책을 받았다. 하지만 알리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부상에서 돌아와 훈련했다"면서 "알리는 감독 계획에서 사실상 잊혔다. 이적시장이 되고 상황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했다.
이어 "알리의 포지션에는 이미 여러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다. 모두 알리보다 경쟁에서 앞서 있다. 전력 외 선수와 훈련 중인 알리는 여기서 그만 둬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며 알리가 은퇴를 고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SNS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