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선수 입장에서는 날벼락이다.
여름 이적시장 최대의 관심사 중 하나로 떠오른 뉴캐슬 공격수 알렉산더 이삭의 거취가 점점 복잡한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이 공식 제안을 보냈으나 뉴캐슬이 이를 거절하면서, 이삭의 리버풀 이적이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와중에 이삭은 뉴캐슬의 한국 투어를 거부하고, 소속팀 훈련장이 아닌 친정팀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홀로 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과의 관계가 심각하게 틀어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일(한국시간) "리버풀이 이삭 영입을 위해 1억 1000만 파운드(약 2030억원)에 달하는 공식 제안을 뉴캐슬에 전달했으나 거절당했다"며 "이에 리버풀은 현재 상황에서는 이삭 영입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BBC'는 이어 "이 제안이 협상의 출발점이 아닌 마지막 제안일 수 있다"며 리버풀이 협상에서 한발 물러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했다.
앞서 리버풀은 지난 7월부터 이삭 영입을 본격적으로 타진해왔다. 리처드 휴즈 단장이 뉴캐슬에 비공식 접촉을 시도했을 당시에 1억 2000만 파운드(약 2215억원) 선에서 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다.
그러나 뉴캐슬은 이삭의 가치를 무려 1억 5000만 파운드(약 2768억원)로 평가하며 '비매물'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를 대주주로 두고 있는 뉴캐슬 입장에선 돈이 전혀 궁하지 않다. 이에 리버풀이 이삭 영입 철회를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삭의 태도는 구단과 점점 더 대립적인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뉴캐슬은 지난 7월 말 발표한 아시아 프리시즌 투어 명단에서 이삭을 제외하며 '경미한 허벅지 부상'을 이유로 들었지만, 이후 이삭이 실제로는 구단 측에 이적을 강력히 요청했으며, 훈련에도 불참한 사실이 드러났다.
문제는 이삭의 행동이 단순한 이적 요청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그는 현재 뉴캐슬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친정팀인 레알 소시에다드의 훈련 시설을 이용해 단독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복수의 매체에 따르면, 이삭은 소시에다드 훈련장에 머물고 있지만 팀 훈련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BBC' 또한 "이 같은 결정은 뉴캐슬과의 관계 악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짚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리버풀이 실제로 협상에서 물러난 것이 아니라, 전략적 움직임을 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영국 리버풀 지역 기반 매체 '디스 이즈 안필드'는 "리버풀이 협상에서 빠지는 척하며 뉴캐슬의 결정을 재촉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분석하면서, 이는 흔히 이적 협상에서 활용되는 '하드볼(hardball)' 전략 일환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버풀이 더 이상 제안을 높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언론에 흘리는 방식으로, 뉴캐슬 측이 이삭이라는 자산을 더 오래 끌고 가는 것이 오히려 리스크가 크다는 점을 인식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매체는 "이삭이 더 이상 뉴캐슬의 일원으로 남기를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뉴캐슬이 이적을 거부할수록 선수와의 관계가 악화되고, 그에 따른 구단 내 혼란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이면서 뉴캐슬이 더욱 급해진 상황임을 설명했다.
리버풀 역시 이러한 정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뉴캐슬이 원하는 1억 5000만 파운드라는 초고액 이적료를 그대로 수용하기보다는, 협상 테이블에서 심리적 주도권을 쥐기 위한 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리버풀이 이미 공격 자원 보강을 위해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로부터 위고 에키티케를 영입한 만큼, 외형상으로는 공격진에 큰 공백이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며 협상에서 급하지 않은 모습을 의도적으로 보여주는 측면도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리버풀은 이미 이삭과 개인 합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영국 매체에 따르면, 이삭이 리버풀의 조건에 동의했으며, 양측은 이미 상당 부분을 조율한 상태다.
그럼에도 뉴캐슬은 이적을 허용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 에디 하우 감독은 최근 "이삭은 여전히 우리 소속이며, 나는 그가 팀에 남기를 바란다"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이 문제는 내 통제 범위를 넘는 부분이 많다"며 구단 내부 상황이 복잡함을 시사했다.
이삭은 2019-2022년 소시에다드에서 활약하며 팀의 간판 공격수로 자리잡았고, 이적 당시 뉴캐슬이 6000만 파운드(약 1107억원)를 지불하며 빅리그 진출에 성공한 바 있다.
이삭은 뉴캐슬 입단 이후 총 109경기에 출전해 62골 10도움을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스트라이커로 입지를 굳혔다. 특힌 지난 2024-2025시즌에는 리그 득점 2위에 오르며 자신의 입지를 단단히 했다.
이처럼 프리미어리그에서 검증된 이삭의 능력은 리버풀이 그를 향해 거액의 투자를 단행하려는 이유 중 하나다.
이적 시장은 9월 1일까지 열려 있으며, 이삭의 리버풀행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다.
하지만 훈련 불참, 구단과의 불화, 공식 제안 거절 등 수많은 요소가 얽히며 이삭 사가는 점점 더 복잡한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파브리치오 로마노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