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손흥민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로스 앤젤레스FC(LAFC)와 강하게 연결되고 있는 가운데, 현지에서는 토트넘 홋스퍼가 단기 재계약을 통해 손흥민을 팀에 한 시즌 더 붙잡아둬야 한다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
다음 시즌을 앞두고 처음으로 토트넘의 지휘봉을 잡은 프랑크 감독으로서는 팀 사정을 잘 아는 선수이자,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풍부한 경험을 갖춘 베테랑인 손흥민을 남겨둔다면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전 토트넘 스카우터 브라이언 킹의 주장이다.
영국 유력지 '가디언'은 지난 25일(한국시간) LAFC가 손흥민 영입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언론은 "MLS의 LAFC는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공식 입찰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손흥민은 LAFC의 주요 영입 대상이며, 구단은 토트넘 측에 손흥민에게 관심을 드러냈다. 토트넘은 아직 손흥민에 대한 관심을 받지는 못했으나, LAFC가 손흥민에게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LAFC의 제안이 올 경우 손흥민은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손흥민을 영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거론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 구단들은 현재 손흥민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가디언' 외에도 영국을 대표하는 유력 언론 '더 타임즈', 높은 공신력을 자랑하는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 등 복수의 매체들도 같은 날 LAFC가 손흥민 영입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LAFC가 이미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공식 제안을 건넸다고 했다. 그만큼 LAFC가 손흥민 영입에 열의를 올리고 있다는 뜻이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막바지부터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와 강하게 연결됐고, 일각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이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적지 않은 이적료와 거액의 연봉을 투자할 거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가 3년 전에도 손흥민을 원하기도 했고, 다음 시즌부터 TV 중계권료를 전 세계 시장에 매각할 계획이기 때문에 그들이 아시아 시장에서 수익을 보장하는 손흥민을 영입할 명분도 충분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분위기가 급변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의 관심이 식자 MLS의 LAFC가 손흥민 영입에 나선 것이다.
LAFC는 최근 프랑스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와 결별한 뒤 지정 선수 슬롯에 여유가 생기자 손흥민 영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은 손흥민을 자신들이 세운 프로젝트의 일원으로 생각하며, 나아가 전력 외적으로 두고 보더라도 손흥민의 마케팅적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 모양이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이적을 원한다면 적절한 이적료에 그를 풀어주겠다는 입장이다.
영국 언론 '기브 미 스포츠'에 따르면 토트넘은 손흥민의 이적료로 최소 1500만 파운드(약 279억원), 최대 2000만 파운드(약 372억원)를 책정했다.
손흥민의 계약 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았지만, 그가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 중 하나라는 점을 생각하면 높은 금액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또한 이는 MLS 구단인 LAFC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범위의 액수다. 토트넘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손흥민에게 관심을 보일 당시 손흥민의 이적료로 3500만 파운드(약 650억원)를 책정한 바 있다.
손흥민이 지난 시즌 부상과 노쇠화로 인해 부진을 겪었고, 이제 그의 나이가 30대 중반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기량 회복이 어려운 시점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지금 시기에 손흥민을 현금화하는 게 최선의 선택으로 보이나, 한편에서는 토트넘이 손흥민을 남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과거 토트넘에서 스카우터로 활동했던 킹은 최근 '토트넘 홋스퍼 뉴스'를 통해 토트넘이 손흥민을 팀에 남긴다면 손흥민의 잔류가 팀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손흥민은 지난 수년간 토트넘에서 해리 케인 다음으로 가장 인기 있는 선수였다"며 "내가 토트넘의 입장이었다면 이번 시즌 동안 그를 붙잡아두고, 내년 여름에 손흥민과 1년 계약을 연장할 것이다. 만약 손흥민이 다른 팀으로 이적한다면 계약 때문에 이적료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내가 토마스 프랑크 감독이었다면 첫 시즌에 많은 도움이 필요했을 것"이라면서 "그리고 손흥민이 내 편에 있어준다면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프랑크 감독이 팀의 베테랑인 손흥민에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했다.
킹은 아울러 "손흥민은 클럽의 주장이자, 아마도 클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나는 그가 토트넘에 머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의 잔류가 토트넘에 도움이 될 거라는 이야기는 이전에도 나왔던 내용이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는 토트넘 선수단 중 경험이 가장 풍부하고, 그 경험을 젊은 선수들에게 전수할 능력이 있는 손흥민의 존재가 여러모로 팀에 많은 도움이 될 거라는 주장이다. 이는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와 프리미어리그를 병행해야 하는 토트넘, 그리고 프랑크 감독도 충분히 고려할 만한 요소다.
다만 손흥민이 팀에 남을 경우 토트넘은 이적료 없이 손흥민과 결별하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킹의 말대로 내년 여름, 혹은 시즌 도중 손흥민과 재계약을 맺지 않는 이상 손흥민은 다음 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FA) 신분이 되어 팀을 떠나야 한다.
재계약을 한다면 말이 달라지지만, 손흥민이 구단 측의 1년 계약을 받아들일 거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