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지난 26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 뒤 완봉승을 챙긴 외국인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와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엑스포츠뉴스 수원, 최원영 기자)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다.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2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선발투수 아리엘 후라도의 이름을 언급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삼성은 지난 26일 수원 KT전서 11-0으로 대승을 거두며 2연패를 끊어냈다. 타선이 경기 후반 터진 가운데 마운드에선 1회부터 9회까지 한 선수가 모든 이닝을 책임졌다. 선발 후라도다.
후라도는 9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올 시즌 개인 2번째 완봉승을 달성했다. 3회부터 7회까지 다섯 이닝 연속 삼자범퇴를 선보이는 등 맹활약했다. 투구 수도 94개밖에 되지 않았다.
26일 경기 종료 후 후라도는 박진만 감독 및 코치진과 하이파이브하기 위해 걸어왔다. 그때 박 감독이 모자를 벗은 뒤 허리까지 숙이며 후라도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선발 에이스에 대한 예우였다.

삼성 라이온즈 아리엘 후라도가 26일 수원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해 완봉승을 거둔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 아리엘 후라도가 26일 수원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이튿날인 27일 수원서 만난 박 감독은 "후라도는 그런 대우를 받을 만한, 받아도 되는 선수다"며 입을 열었다.
박 감독은 "그동안 많은 외국인 선수들을 겪어봤다. 모든 선수가 그렇진 않지만 개인 기록이나 옵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선수들도 많았다"며 "후라도는 개인 성적도 있지만 팀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존경받아야 하는 선수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렇게 무더운 날씨에 팀이 어려운 상황인 걸 알고 완봉까지 해줬다. 그 헌신이 존경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나도 모르게 그렇게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후라도가 8회를 끝냈을 때, 삼성은 3-0으로 근소하게 앞서고 있었다. 후라도가 9회말까지 책임지기로 결정한 뒤 9회초 타선이 대폭발했다. 무려 8득점을 뽑아내며 11-0을 만들었다. 박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은 9회말 후라도에게 휴식을 부여하고 다른 투수를 기용하려 했다.

삼성 라이온즈 아리엘 후라도가 26일 수원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 아리엘 후라도가 26일 수원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박 감독은 "점수 차이가 크게 나서 후라도에게 의견을 전했다. 그런데 본인이 등판하겠다고 마음먹었으니 마운드에 올라가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완봉승 같은 대기록을 세운 뒤에는 해당 투수의 등판일을 조정해 주는 경우가 더러 있다. 기록을 세우기까지 더 많은 체력과 집중력을 쏟았기 때문. 박 감독은 "후라도의 경우 완봉이지만 투구 수가 많지 않았다. 오늘(27일)도 아무 문제 없다고 해 정상적으로 제 날짜에 등판할 것 같다"고 말했다.
후라도는 복부가 다소 발달한 편이다. 동료들에게 "200이닝을 던질 체력 주머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박 감독은 "체력 주머니가 든든하다. 지금처럼 더울 때는 더 잘 먹어야 한다"며 "뭐라고 하면 안 된다. 체력이 받쳐줘야 잘 던질 수 있기 때문에 체력 주머니가 커져도 좋게 작용할 것이라 본다"고 미소 지었다.
한편 삼성은 27일 KT전 선발 라인업을 류지혁(지명타자)~김성윤(우익수)~구자욱(좌익수)~르윈 디아즈(1루수)~전병우(3루수)~강민호(포수)~이재현(유격수)~홍현빈(중견수)~양도근(2루수) 순으로 꾸렸다. 선발투수는 원태인이다.

삼성 라이온즈 아리엘 후라도가 26일 수원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해 완봉승을 이룬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수원, 최원영 기자
사진=엑스포츠뉴스 수원, 최원영 기자 / 삼성 라이온즈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