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최근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로스 앤젤레스FC(LAFC)와 연결되고 있는 손흥민이 예상보다 더 낮은 가격에 판매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는 손흥민이 LAFC 이적을 원할 경우 LAFC가 손흥민 영입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이적료를 낮추겠다는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손흥민의 계약 기간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수의 LAFC 이적에 대한 결정권은 구단이 아닌 손흥민이 쥐고 있다는 게 현지 언론의 설명이다.
영국 최고의 유력 언론 '더 타임즈'는 지난 25일(한국시간) "손흥민이 이번 여름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관심 외에도 MLS의 LAFC가 손흥민에게 제안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며 "손흥민이 이번 여름 토트넘을 떠난다면 8월 초 한국에서 진행되는 토트넘의 프리시즌 투어가 끝난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매체 'ESPN' 역시 "LAFC가 손흥민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며 "손흥민의 미래는 불투명한 상태다. 토트넘의 신임 감독인 토마스 프랑크는 손흥민이 지난 10년간 구단을 위해 보여준 헌신을 높게 평가했지만, 손흥민이 다음 시즌에도 주장이 될 거라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했다.
'ESPN'은 또 "LAFC는 손흥민이 이번 여름 토트넘을 떠나기로 결정하고, 구단도 손흥민의 이적을 허가한다면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움직일 의지가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했다"며 구단과 선수가 모두 이적에 열려 있을 경우 LAFC가 손흥민 영입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이 처음부터 LAFC와 연결됐던 것은 아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막바지부터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았다. 영국 공영방송 'BBC' 등의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는 다음 시즌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TV 중계권을 판매할 계획인데, 아시아에서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는 손흥민을 영입해 그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손흥민이 내년 여름 자유계약(FA) 신분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은 손흥민을 영입 1순위로 두지 않았고, 사우디아라비아의 관심이 잠시 식은 틈을 타 LAFC가 손흥민에게 접근한 것이다.
LAFC는 최근 프랑스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와 결별한 뒤 손흥민 영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구단은 지루의 이적 이후 '지정 선수 슬롯'에 여유가 생기자 이를 활용해 손흥민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월 토트넘과의 계약을 1년 연장한 손흥민의 계약은 이제 마지막 해에 접어들었다.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손흥민이 토트넘과의 계약을 해지하지 않는 이상 LAFC가 그를 영입하려면 토트넘에서 원하는 수준의 이적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런 상황에서 토트넘이 높은 이적료를 요구하면 LAFC로서는 방도가 없지만, 다행히 토트넘은 손흥민이 LAFC 이적을 원할 경우 손흥민에게 책정된 이적료를 대폭 낮출 생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매체 '기브 미 스포츠'는 26일 "우리의 소식통에 따르면 토트넘은 손흥민이 원한다면 그가 LAFC에 합류할 수 있도록 구단의 요구 가격을 낮출 의향이 있다고 한다"며 "주장 손흥민의 미래가 불투명해진 가운데 MLS 구단인 LAFC가 손흥민을 영입할 유력 후보로 떠올랐으며, 토트넘은 결정을 내릴 때 선수의 의견을 수용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언론은 "토트넘은 이번 여름에 손흥민을 떠나게 하는 거래에 열려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의 관심을 예상하면서 손흥민의 가치를 3500만 파운드(약 651억원)로 책정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 소식통에 따르면 구단은 손흥민이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하는 데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만약 손흥민이 이적을 원한다면 그가 보여준 활약과 그의 업적에 대한 존중의 표시로 가격을 상당히 낮출 의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설명했다.
'기브 미 스포츠'에 따르면 토트넘은 손흥민의 이적료를 최소 2000만 파운드(약 372억원)에서 최대 1500만 파운드(약 279억원)까지 낮출 생각이 있다. LAFC가 1500만 파운드를 제안한다면 곧바로 협상 테이블이 차려질 수 있는 것이다.
영국 일간지 '더 선' 역시 손흥민의 LAFC 이적설을 다루면서 "우리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토트넘이 1500만 파운드에서 2000만 파운드 사이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으로 보이며, 손흥민은 팀을 떠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현재 팀 스쿼드를 생각하면 토트넘은 손흥민과의 이별이 크게 아쉽지 않은 상황이다.
토트넘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서 활약 중이던 가나 국가대표 공격수 모하메드 쿠두스를 영입하며 측면 공격을 강화했고, 추가 영입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토트넘은 2선에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쿠두스가 손흥민의 공백을 채울 수 있을 거라고 기대 중이다.
무엇보다 손흥민이 지난 시즌 부상과 노쇠화로 인해 경기력에 기복을 겪으면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에 새로 영입된 선수들과 기존 자원들만 활용해도 손흥민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토트넘 선수단에 손흥민의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에 토트넘이 손흥민을 붙잡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으나, 구단의 수익을 올리는 것을 더 중요시하는 다니엘 레비 회장이 손흥민을 현금화할 기회를 쉽게 놓치지는 않을 듯하다.
최종 결정권은 손흥민이 쥐고 있다.
'더 선'은 "MLS로의 이적은 선수가 동의하는 데 달려 있다"며 "손흥민은 이적 대신 팀에 잔류하기로 결정하고 주전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도 있다. 손흥민은 현재 모든 당사자들과 이적에 대한 논의에 참여 중"이라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