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 1회초 1사 한화 리베라토가 2루타를 날리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 수원, 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가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아닌 루이스 리베라토와 시즌 끝까지 동행하기로 결단을 내린 가운데 김경문 한화 감독은 플로리얼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부터 표현했다.
김 감독은 "그게 프로의 세계"라면서 리베라토가 짧은 기회를 잘 살려 정식 계약까지 따낸 것을 높게 평가했다.
한화는 19일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단한 리베라토와 정식 계약했다. 리베라토의 잔여시즌 계약 규모는 총액 20만 5000달러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한화는 "이날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플로리얼에 대한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한화 구단은 "손가락 부상으로 재활 중인 에스테반 플로리얼의 복귀 후 경기 감각 회복을 기다리기 보다 타격 면에서 강점이 있는 리베라토를 활용하는 것이 팀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 이같이 결정했다"고 플로리얼이 아닌 리베라토를 선택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18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 1회초 1사 한화 리베라토가 2루타를 날리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리베라토와의 정식 계약이 발표된 후 김경문 감독은 "한 쪽은 기다리고 있고, 한 쪽도 약간 불안한 상태였지 않나. 그래서 빨리 (결정을) 해주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같이 못하게 된 선수는 다른 팀으로 갈 수가 있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처음부터 여기까지 같이 오면서 플로리얼에게 각별히 고마운 점도 많고, 미안한 점도 있다. 팀을 떠나지만 잘됐으면 하는 그런 생각도 있다"라며 "본인도 많이 아쉬울 텐데, 부득이 결정을 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정식 계약을 하게 된 리베라토에 대해서는 "그게 프로의 세계가 아닌가 싶다. 만난 적 없는 투수들을 상대로 짧은 시간에 잘 싸웠다. 국제대회를 나가거나 해서 설명을 해줘도 경기를 풀어가는 건 결국 선수다. 그래서 우리가 '픽'을 하게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또 타점이 다 좋은 타점이었다"고 리베라토의 해결사 능력을 높이 샀다.

18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 한화가 선발 폰세의 호투와 채은성의 홈런포에 힘입어 KT에 5:0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한화 김경문 감독이 리베라토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플로리얼은 지난달 8일 광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중견수 겸 1번타자로 선발 출전했으나 연장 10회초 1사 2루 상황 KIA 마무리 정해영의 3구 151km/h 몸쪽 높은 패스트볼에 오른쪽 손등을 강하게 맞았다.
팬들과 선수단까지 경기장에 있던 모두가 놀란 아찔했던 장면이었다. 한화는 물론 KIA 스태프들도 플로리얼에게 향해 그의 손등 상태를 같이 살폈고, 정해영 역시 곧바로 플로리얼에게 다가가 미안함을 표현했다. 정해영은 이튿날 플로리얼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거듭 사과의 마음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MRI 촬영 등 정밀 검진 결과 뼛조각이 떨어져 나갔다는 진단을 받았다. 당초 공백이 그리 길지 않을 것으로 봤으나, 한화는 결국 13일 플로리얼의 1군 엔트리를 말소하고 6주 외국인 재활선수로 등록한 뒤 리베라토를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했다.

26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3회말 1사 1,2루 한화 플로리얼이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플로리얼이 1번타자로 자리를 잡고 상승세를 타고 있던 시점이라 한화도, 플로리얼도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플로리얼은 부상 전까지 65경기에 나서 258타수 70안타 8홈런 29타점 36득점 타율 0.271을 기록 중이었다. 정규시즌 개막 극초반 주춤하며 4월 중순까지 1할대 타율에 머물렀지만, 빠르게 기록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아쉬움이 무색하게 대체 선수로 영입한 리베라토의 활약이 기대 이상이었다. 리베라토는 전반기 16경기에서 66타수 25안타 2홈런 13타점 12득점, 타율 0.379를 기록했다.
단순히 안타만 많은 것이 아니라 중요한 상황마다 의미있는 장면들을 만들어냈다. 후반기 첫 경기 포함 주자 있는 상황 타율은 0.538, 득점권 상황 타율이 오히려 치솟는 클러치 히터다. 리베라토는 득점권에서 15타수 9안타 2홈런 13타점을 기록하며 무려 득점권 타율 0.600을 기록했다.

12일 오후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올스타전' 드림 올스타와 나눔 올스타의 경기, 경기 전 한화 김경문 감독이 플로리얼을 안아주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한화 구단은 "현장과 프런트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했다. 리베라토는 타선에 기폭제 역할을 잘 해주고 있고, 에너지도 좋아서 팀 분위기도 끌어 올려주고 있다. 전문 중견수로 KBO리그 데뷔 후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고, 남은 기간에도 좋은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정 기한인 25일 전까지 리베라토를 지켜보고 결정할 수도 있었지만, 플로리얼을 위해 조금은 빠르게 결단을 내렸다.
한화는 "두 선수 모두에게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싶었다. 플로리얼의 경우에는 하루라도 빨리 결정을 해줘야 한국, 또는 미국에서 새 팀을 찾고 야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플로리얼도 팀 결정을 존중하고 이해해줬다. 당연히 서로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는 대화였지만 프로답게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