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김환 기자)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에 이어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까지 중국의 '소림축구'에 당했다.
한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의 리빙 레전드 지소연이 경기 도중 중국 선수에게 날아차기를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비디오판독(VAR)이 있었다면 충분히 퇴장이 나올 만한 거친 반칙이었지만, 주심은 지소연을 쓰러뜨린 선수에게 옐로카드 한 장을 꺼내는 데 그쳤다. 이번 대회에 VAR이 없는 게 아쉬울 따름이었다.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여자부 1차전에서 2-2로 비겼다.
이날 한국은 수차례 기회를 놓치는 와중 상대에게 두 번이나 리드를 내줬지만, 그때마다 동점골을 터트리며 끈질기게 따라간 끝에 간신히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전 추가시간에는 장슬기가 집념으로 득점을 만들어냈고, 경기 종료 직전에는 여자 대표팀의 맏언니 지소연이 환상적인 중거리포로 동점골을 뽑아내며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간신히 승점을 따내는 데 성공했으나, 경기를 돌아보면 아쉬운 장면들이 많았다. 한국은 전반전 중반부터 흐름을 가져오기 시작한 이후 중국을 압박했지만, 막상 좋은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해 경기를 어렵게 이어갔다.
신상우 감독 역시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승점 3점을 딸 수 있었던 경기인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면서 "경기를 하다보면 흐름이라는 게 있다. 초반에는 중국 흐름에 밀리다 우리의 페이스 때 기회가 득점이 됐다면 경기 운영을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경기 결과에 대해 아쉬워했다.
경기는 여러모로 한국이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여기에는 결정적인 기회를 놓친 한국 선수들의 탓도 있으나, 불필요한 거친 파울로 경기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든 상대팀 선수들과 확실하게 제지하지 않은 심판진의 탓도 컸다.
중국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에게 거칠게 달려들며 일명 '소림축구'를 시전했다.
시작은 전반 39분경 지소연을 향한 리우징의 파울이었다.
리우징은 공이 지소연 쪽으로 향하자 고민도 하지 않고 지소연을 향해 발을 높게 들었고, 결국 지소연의 가슴을 발로 치고 말았다. 공과는 거리가 멀었던 시도였다. 지소연은 한동안 경기장에 쓰러져 통증을 호소했다. 주심은 경고 한 장으로 상황을 종료시켰지만, VAR이 가동됐다면 퇴장까지 나올 만한 상황이었다.
거친 행동을 해도 경고에 그친다는 것을 확인한 중국은 후반전 들어 더욱 당당하게 파울을 범했다.
후반 12분에는 탕지알리가 정민영의 다리 뒤쪽을 걷어차 경고를 받았고, 후반 15분 왕옌원이 이금민과의 경합 도중 이금민을 공중에서 밀치기도 했다. 이에 분노한 장슬기가 왕옌원과 신경전을 벌이다 양팀 선수들 사이에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후반 38분에는 샤오즈친이 김혜리와의 공중볼 경합 상황에서 제대로 뛰지 않아 김혜리가 공중에서 떨어져 아파했다. 이 장면을 벤치에서 지켜본 신상우 감독도 항의할 정도였다.
지난 7일에는 남자부 경기에서 이동경이 중국 선수에게 발을 밟히고 쓰러져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중국과 치른 두 번의 맞대결은 이번 대회에서 VAR이 가동되지 않은 게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경기들이었다.
사진=중계화면 캡쳐 / 대한축구협회 / 용인, 박지영 기자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