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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아버지 함께 못해 마음 아파"…영원한 작별 없다, '천재 유격수' 지도자 복귀 약속했다 [잠실 일문일답]

기사입력 2025.07.06 17:15 / 기사수정 2025.07.06 17:15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근한 기자) 두산 베어스 '천재 유격수' 김재호가 현역 은퇴식과 은퇴 경기를 치른다. 은퇴 경기 특별 엔트리에 오른 김재호는 1794경기 출전으로 두산 현역 커리어를 마감한다.

김재호는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T 위즈전에서 현역 은퇴식에 임한다. 

김재호는 2004년 1차 지명을 통해 두산에 입단하며 주목을 받았지만, 약 10년간 백업 역할에 머물렀다. 김재호는 2014시즌에 이르러서야 본격적으로 주전 유격수로 나섰다.

2015시즌 김재호는 13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7, 126안타, 3홈런, 50타점을 기록하며 데뷔 후 첫 풀타임 3할 시즌을 완주했다. 이듬해인 2016시즌에는 타율 0.310, 129안타, 7홈런, 78타점, 출루율 0.389, 장타율 0.440의 뛰어난 성적을 남기며 팀의 2년 연속 우승에 기여했다. 김재호는 그해 데뷔 첫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큰 경기에도 강한 면모가 빛났다. 김재호는 2019년 한국시리즈에서는 타율 0.364, 4안타, 3타점, 3볼넷, 4득점으로 활약하며 세 번째 우승을 도왔고, 2020년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0.421, 8안타, 1홈런, 7타점, 4볼넷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그는 6일 은퇴 경기 출전 전까지 통산 1793경기에 출전해 1235안타, 54홈런, 600타점, 661득점, 581볼넷, 79도루, 출루율 0.356, 장타율 0.366을 기록했다.

1793경기 출전은 두산 프랜차이즈 역대 최다 출전 기록이며(2위 안경현·1716경기), 유격수로서 기록한 안타·타점·홈런 등 대부분의 주요 지표에서도 구단 내 최다 기록 보유자로 이름을 남겼다.

김재호는 6일 경기에 앞서 가족들과 함께 시구에 나선다. 두산 선수단은 김재호 은퇴식 당일 '올타임 넘버원 유격수(All Time No.1 Shortstop)' 패치를 모자와 헬멧에 부착한 채 경기에 나선다. 클리닝 타임에는 21년의 헌신을 담은 기념패 등 선물 전달식이 예정됐다. 본격적인 은퇴식은 경기 종료 후 열린다.

다음은 6일 경기 전 은퇴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재호와 일문일답.







-은퇴식 소감은.
▲굉장히 긴장된다. 선수 때 루틴으로 어제 잠도 잤고, 출근 시간도 선수 때처럼 나왔다. 야구장으로 오면서 왜 이렇게 심장이 떨릴까 생각이 들었다. 선수 때로 돌아가니까 긴장이 된다는 걸 느꼈다. 

-은퇴 경기 선발 출전인데 교체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다.
▲어떻게 하실지 모르겠는데 감독대행님 권한이니까 9회 끝까지 뛰라고 하면 끝까지 뛰겠다(웃음). 그라운드로 나가면 오랜 만에 좋은 땅에서 야구하니까 엄청나게 긴장할 듯 싶다. 갑자기 실책 하면 어쩌지 이런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21년 선수 생활을 돌아보면 어떤가.
▲우여곡절이 많았다. 좋았던 시기보다 안 좋았던 시기가 더 길었다. 좋았던 시간이 짧았지만, 그 시간이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힘든 시간 겪었던 게 큰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이 야구를 통해서 인생을 배운다고 얘기하는데. 많은 걸 깨닫고 많은 걸 배운 시간이었다.

-은퇴식 당일 52번 유니폼이 정말 많이 보인다.
▲마음은 사인을 다해드리고 싶은데 은퇴식 일정이 빡빡해서 아쉽다. 은퇴하고 나서 많은 팬이 사랑해 줬다는 걸 다시 느꼈다. 사실 선수 때는 잠시 잊고 있었다.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서 내 인기가 없나 생각했었다. 원래 댓글이나 반응을 잘 안 보는데 은퇴 뒤 영상이 올라오고 댓글을 보면서 많은 사람이 김재호의 야구를 사랑했다고 느꼈다.

-밖에서 본 두산은 어땠나.
▲내가 나가고 팀이 조금씩 성적이 안 좋아져서 책임감 없이 떠났나 그런 마음도 들었다. 해마다 두산이 가을야구를 하면서 큰 기대를 받았는데 이제 현실을 생각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 이제 변화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김재호 후계자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그 선수들이 경쟁해서 그 자리를 뻇어야 한다. 독한 마음으로 그 자리 쟁취하려고 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프로야구 선수로서 성공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꼭 후회 안 했으면 좋겠다.

-조성환 대행이 훈련에서 김재호만큼 진지하게 한 선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100% 동의한다(웃음). 남들이 봤을 때 노력 안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무턱대고 많이 하는 게 노력이 아니라 얼마나 생각하고 그런 야구를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나는 그 부분에 집중해서 훈련했다. 내가 선수라서 직접 가르칠 수 없으니까 훈련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 더 진지하게 임했다. 행동으로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초등학교부터 우승해본 적이 없었다. 우승을 너무 해보고 싶었는데 프로에 와서도 계속 2등만 했었다. 좋은 멤버인데 우승에 실패해 눈물도 흘렸다. 2015년 우승을 앞서 흘린 눈물을 보상받은 우승이라 행복의 눈물을 많이 흘렸다.

-향후 지도자 생활 생각이 있나.
▲지도자 생활을 할 생각이 당연히 있다. 지금 예능 프로그램에서 약간 다른 야구를 하고 있지만, 그 속에서도 배움이 있다고 생가한다. 그 안에서 야구를 잘했던 선배들이 많아서 그 선배들이 어떤 루틴, 훈련, 생각으로 야구하는지 옆에서 보면서 배울 수 있다.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지도자로 가기 전 지금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먼저 부모님께 감사하다. 큰 실망을 드렸지만, 그 뒤에 성장해서 효도도 할 수 있었다.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다만, 아버지와 함께 못하는 게 마음이 아프다. 은퇴식을 못 보여드리고 돌아가신 게 가장 마음에 걸린다. 아버지 덕분에 야구를 할 수 있었는데 마지막까지 멋진 아들로서 보여주고 싶은 그림을 못 보여드린 게 아쉽다. 또 아내가 결혼한 뒤 고생을 많이 했다. 선수 때 스트레스를 안 받게 하도록 눈치도 많이 봤다. 어쩔 수 없이 내가 이기적인 마음으로 살 수밖에 없었는데 그 긴 시간을 묵묵하게 잘 지켜줘서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은퇴식 때 눈물을 흘릴 건가.
▲안 울 거다(웃음). 말은 그렇게 하고 있는데 모르겠다. 어떤 감정인지 모르겠다. 생각보다 냉정한 사람이라 옆에서 누가 안 울었으면 좋겠다.

-두산 베어스라는 팀의 의미는 무엇인가.
▲처음 나를 선택해 줬고, 이후 내가 선택한 팀이라고 생각한다. 후회가 없었던 곳이다. 많은 추억을 담게 해줬고, 좋은 경험을 준 팀이라 죽을 때까지 마음에 남을 듯 싶다.





사진=엑스포츠뉴스 잠실, 김근한 기자/엑스포츠뉴스 DB/두산 베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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