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6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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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축구가 발칵 뒤집혔다!…'투잡러' 모인 오클랜드, 남미 최고 명문 보카와 1-1 무승부 '충격'→울산보다 먼저 승점 획득 [클럽월드컵 리뷰]

기사입력 2025.06.25 14:58 / 기사수정 2025.06.25 14:58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대반전이다. 전 세계 최고의 클럽들이 모인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교사, 배달부, 부동산 중개인 등 '투잡러'들이 뛰는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시티 FC가 유서 깊은 남미 최고의 명문 구단 보카 주니어스(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대회 첫 승점을 따냈다. 이번 대회 최약체 팀으로 꼽혔던 오클랜드는 보카 주니어스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1-1로 비기면서 유종의 미를 거두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폴 포사 감독이 이끄는 오클랜드는 25일(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지오디스 파크에서 열린 보카 주니어스와의 2025 클럽월드컵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골키퍼 네이선 개로우의 자책골로 끌려갔지만, 후반전 터진 크리스천 그레이의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거뒀다.

앞서 독일의 거함이자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바이에른 뮌헨에 0-10으로 대패를 당하고, 이어 포르투갈의 명문 구단 SL 벤피카에 0-6이라는 큰 점수 차로 패했던 오클랜드는 이미 탈락이 확정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귀중한 대회 첫 골과 첫 승점을 챙기면서 아름다운 도전을 마쳤다.

보카 주니어스가 뮌헨과 접전을 펼친 끝에 1-2로 졌던 팀이라 오클랜드의 이날 무승부 가치가 더욱 커졌다.



전 세계 명문 구단들이 모이는 클럽월드컵에 오세아니아 챔피언 자격으로 참가한 오클랜드는 이번 대회 최약체 구단으로 꼽혔으나, 디에고 마라도나, 후안 로만 리켈메,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 카를로스 테베스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배출한 보카 주니어스와 극적 무승부를 거두면서 이번 대회에 자신들의 이름을 확실하게 남겼다.

무엇보다 오클랜드가 전업 축구선수 외에도 세미프로와 아마추어 선수들이 모여 만들어진 구단이기에 이번 승리가 주는 의미가 더욱 크다. 교사, 학생, 제약회사 직원, 배달부, 부동산 중개인 등 생업이 있는 선수들은 연차를 내고 이번 클럽 월드컵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클랜드는 보카 주니어스와의 경기에서도 전반 26분 개로우의 자책골로 선제 실점을 허용하며 바이에른 뮌헨전 0-10 대패와 벤피카전 0-6 대패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했으나, 이후 수비에 집중하는 경기 운영 방식으로 보카 주니어스의 공세를 막아는 데 힘썼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에 따르면 이날 오클랜드는 보카 주니어스에 전후반 내내 무려 41회의 슈팅을 허용했지만, 단 한 번의 결정적인 기회만을 내주는 엄청난 수비를 펼쳤다. 점유율은 26%-74%, 골키퍼 선방은 10-1, 코너킥은 2-20일 정도로 일방적인 경기가 펼쳐졌지만, 오클랜드의 실점은 1에서 더 늘어나지 않았다.

오클랜드는 후방에 배치한 다섯 명의 수비수들과 개로우 골키퍼의 선방, 그리고 미드필더들의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앞세워 보카 주니어의 공세를 완벽하게 막아냈다. 

대신 오클랜드는 단 한 번의 기회를 득점으로 만들어냈다.

후반 6분 코너킥 상황에서 제르손 라고스가 올른 코너킥을 공격에 가담한 그레이가 헤더로 연결해 보카 주니어스의 골네트를 출렁인 것이다.

전반전에만 20개의 슈팅을 허용한 오클랜드는 후반전에도 21개의 슈팅을 내줬지만, 그레이의 동점골을 잘 지켜내며 보카 주니어스를 상대로 역사적인 승점 1점을 따냈다.



오클랜드는 이번 클럽 월드컵에 참가한 32개팀 중 가장 규모가 작은 선수단을 보유하고 있는 팀이다. 이적시장 전문 매체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오클랜드 선수단의 몸값은 500만 유로(약 79억원)로, 한국 챔피언 자격으로 참가한 31위 울산HD의 1500만 유로(약 237억원)와의 차이도 무려 1000만 유로(약 158억원)다.

오클랜드와 비긴 보카 주니어스 선수단의 몸값은 7800만 유로(약 1234억원)다. 오클랜드는 자신들보다 몸값이 15배 이상 높은 선수들을 상대로 무승부를 거둔 것이다. 

귀중한 동점골로 오클랜드에 승점 1점을 안긴 그레이의 본업은 체육 교사. 그는 경기 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린 자원봉사자들에게 의존하는 돈이 많지 않은 구단"이라며 "모두가 행복해서 기쁘다. 한 달 동안 과제들이 쌓였다. 곧 방학이 시작해서 다행"이라고 웃었다.

포사 감독은 "보카의 마음을 아프게 해서 미안하다"면서도 "이번 무승부로 우리의 자부심과 평판을 조금은 회복했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오클랜드를 꺾었다면 벤피카와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도 있었던 보카 주니어스는 오클랜드전 무승부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벤피카와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는 벤피카의 1-0 승리로 끝났다. 

보카 주니어스의 사령탑 미겔 앙헬 루소 감독은 "뮌헨과 벤피카의 경기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이것이 현실이었다"며 오클랜드전에 집중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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