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07-17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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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 "'어쩌면 해피엔딩' 美 토니상 6관왕 자랑스러워, 한국 문화의 힘"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25.06.12 18:10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뮤지컬 배우 카이가 토니상 6관왕을 거둔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을 언급했다.

올해로 한국 공연 10주년을 맞이한 뮤지컬 '팬텀'에 출연 중인 카이는 12일 서울 강남구 논현로에서 진행한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팬텀'의 매력에 대해 순수함을 꼽았다.

뮤지컬 '팬텀'은 토니 어워즈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휩쓸었던 극작가 아서 코핏(Arthur Lee Kopit), 토니 어워즈 최고 음악상을 두 번 수상한 브로드웨이 작곡가 모리 예스톤(Maury Yeston)에 의해 브로드웨이에서 1991년에 초연했다. 

동명의 소설을 배경으로 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보다 뒤늦게 공연했지만 심도 있는 스토리와 아름다운 음악, 오페라와 클래식 발레 등을 결합해 주목받았다.

카이는 천재적인 예술적 재능을 지녔지만 흉측한 얼굴 탓에 가면으로 모습을 숨기고 오페라극장 지하에서 숨어 살아야 하는 슬픈 운명을 가진 팬텀 역에 박효신, 전동석과 함께 열연하고 있다.

카이는 "내 생각이지만 순수함이다. 종이 신문상으로 '어쩌면 해피엔딩' 소식을 봤는데 많은 평론가들이 성공 요인으로 순수성을 꼽더라. 나도 그 점에 충분히 동의한다"라고 밝혔다.

카이는 "많은 콘텐츠, 영화 등이 폭력적이고 페스트(fast, 빠른)한데 사랑도, 이별도, 사건의 진행도 그렇게 이뤄진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천천히 진행되는 사랑에 대한 순수함을 들여다보는 부분에 대해 예술적 가치가 아니라 지루함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추세인 것 같다. 오히려 그게 팽배해지다 보니 순수한 사랑으로 돌아갔을 때 오히려 그걸 신선하게 생각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팬텀'의 매력과 관련해 "다른 작품들, 최근의 사랑을 받는 많은 작품과 비교할 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지극히도 순수한 사랑, 그걸 표현하기 위한 무대적인 장치들이 있을 거다. 누군가는 클래식이라고 이야기하던데 고전 음악성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인 예술의 형태를 말씀드리고 싶다. 그게 '팬텀'만의 고유한 매력이 아닐까"라고 짚었다.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Maybe Happy Ending’ 브로드웨이 공연은 최근 진행한 제78회 ‘토니 어워즈(Tony Awards)’에서 작품상(Best Musical), 극본상(Best Book of a Musical), 음악상(작곡/작사)(Best Original Score (Music and/or Lyrics) Written for the Theatre), 연출상(Best Direction of a musical), 무대디자인상(Best Scenic Design), 남우주연상(Best Performance by a Actor in a Musical) 총 6개 부문을 수상했다.

'뮤지컬 덕후'임을 자부하는 배우이자 한세대학교 공연예술학과 뮤지컬 전공 정교수인 카이는 "이런 얘기를 하는 걸 좋아하긴 한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카이는 "너무 자랑스럽다. 너무 자랑스러운데 지금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꼬가 터지면 붐업이 되는 경향들이 세상에는 많고 그게 어떤 영역이라도 소위 거품이 생기기도 하고 어느 순간 사그라지기도 하는 것 같다. 이 멋진 작품이 해외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게 뮤지컬에 몸담은 한 사람으로서 자랑스럽고 시작이 아닌가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얼마 전에 인터넷에서 짤을 봤는데 평이하기 짝이 없는 소시민들이 사는 주택 단지 사진 한 장이었는데 틱톡인가 어디에서 너무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네온사인이 있고 다세대 주택의 평이한 모습이었는데 외국 사람들에게 이국적이고 신선했다고 반향을 일으킨 사진이 있었다.

이어 "나도 한 명의 뮤덕으로서 이제는 우리나라 뮤지컬이 이 정도 수준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한 부분이 해외에 나갈 때 이국적이고 대단하고 한국 문화의 힘이라고 느낀다고 생각한다. 이 사건을 물꼬로 앞으로 무궁무진하게 우리나라의 콘텐츠들이 사랑을 받는 때가 오질 않을까 뮤덕으로서 생각한다"라며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카이는 서울대 성악과를 전공하고 석사, 박사를 수료했다. 크로스 오버계를 이끌 아티스트로 주목받으며 2008년 싱글 앨범 '미완'으로 데뷔했다. 2012년 ‘두 도시 이야기’의 찰스 다네기 역으로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신인상을 받은 뒤 다양한 뮤지컬을 거쳤다.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드라큘라’, ‘마리 앙투아네트’, ‘팬텀’, ‘아리랑’, ‘삼총사’, ‘잭 더 리퍼’, ‘몬테크리스토’, ‘레미제라블’, ‘베테랑’, ‘프랑켄슈타인’, ‘벤허’, ‘지킬 앤 하이드’, ‘베르테르’, ‘레베카’ 등에서 활약했다.

한국 창작 뮤지컬이 해외에서도 인정받기 시작한 가운데 카이는 브로드웨이에 진출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그럼에도 한국 뮤지컬의 장점과 저력을 알리고 싶은 마음을 전했다.

카이는 "브로드웨이 진출 계획은 전혀 없다. 난 꿈많은 소년이고 별의별 꿈을 꾸고 사는데 그 꿈이 목록에 없다. 너무 일찍 접어버린 꿈일 수 있지만 뮤지컬, 연극 무대는 언어의 미학이라고 생각한다. 언어를 어떻게 외워서 전달할 순 있지만 진심으로 느끼지 못하는 무대 위에서의 소통이 진심어린 예술의 영역인가 생각할 때 거기까지는 자신이 없다"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는 "이름이 카이여서 영어를 술술할 거로 생각하면 오산이고 절대 못 한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홍광호 배우가 웨스트엔드에서 '미스 사이공' 무대에 섰던 것처럼 계기나 역할의 형태가 만약 어떻게 절묘하게 떨어진다면 그런 경우는 내가 노력한다고 되는 부분은 아닌 것 같다.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고 모험을 즐기는 사람이어서 '나에게도 이런 행운이'라며 나아갈 수 있지만 그걸 목표로 지금 내가 생각하는 무대에서의 기쁨을 놓치고 싶지 않다"라고 털어놓았다.

또 "다만 작년에도 소소하게나마 월드 투어를 진행하고 이달에도 오스트리아와 도쿄에서 각기 다른 형태의 공연이 있는데 한국의 뮤지컬 배우로서 한국 뮤지컬의 장점과 능력을 말로든 노래로든 어떤 형태로든 표현하고 싶은 꿈은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사진= EMK뮤지컬컴퍼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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