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김근한 기자) 만약 일찍 집으로 돌려보냈으면 어쩔 뻔했나. 개막 초반 퇴출 위기에 몰렸던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가 20홈런 선착과 함께 리그 홈런 단독 1위를 질주하는 반전을 선보였다. 현재 홈런 페이스라면 이승엽과 박병호 이후 첫 50홈런 달성도 가능한 흐름이다. 디아즈도 홈런 목표 상향에 주저하지 않았다.
디아즈는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전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홈런 3타점 2득점으로 팀의 3-2 승리에 이바지했다.
이날 디아즈는 0-1로 뒤진 1회 말 2사 1루 상황에서 첫 타석에 들었다. 디아즈는 상대 선발 투수 윤영철의 초구 139km/h 속구를 통타해 비거리 125m짜리 대형 우월 2점 홈런을 때려 2-1 역전을 이끌었다.
삼성은 선발 투수 원태인이 6이닝 94구 5피안타 7탈삼진 1실점 퀄리티 스타트 쾌투를 펼치면서 2-1 리드를 이어갔다.
이후 좀처럼 추가 득점을 만들지 못한 삼성은 7회 초 바뀐 투수 백정현이 김태군에게 솔로 홈런을 맞아 동점을 허용했다. 삼성은 8회 말 1사 1, 2루 기회에서 김성윤과 구자욱이 각각 헛스윙 삼진과 좌익수 뜬공에 그쳐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삼성엔 해결사 디아즈가 있었다. 디아즈는 9회 말 조상우의 초구 136km/h 포크볼을 통타해 비거리 105m짜리 우월 끝내기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디아즈의 KBO리그 데뷔 첫 홈런이자 시즌 20호 아치였다.
이 홈런으로 디아즈는 리그 홈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해당 부문 2위 오스틴 딘(LG 트윈스) 16홈런과 격차도 다시 벌렸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디아즈는 "KBO 데뷔 이후 처음으로 끝내기를 쳤는데 기분이 너무 좋다"며 "이전에 메이저리그에서도 끝내기 홈런을 친 적이 있지만, 오늘 경기가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끝내기 홈런 당시 상황에 대해 디아즈는 "방망이에 중심에 정확히 맞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만 반대 방향으로 타구가 날아가서 넘어갈까 말까 했는데, 좌익수 움직임을 보고 넘어가겠다고 확신했다"고 설명했다.
1회 첫 타석에서 터뜨린 역전 홈런 상황에 대해서도 디아즈는 "타석에 들어가기 전 스트라이크만 치자는 생각으로 들어갔다"며 "실투를 놓치지 않고 가운데 방향으로 심플하게 치자는 접근을 유지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날 홈런으로 시즌 20호 홈런 고지에 가장 먼저 오른 디아즈는 "신께 감사드린다. 신이 기회를 주셨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하고, 매일 성실히 운동한 결과가 지금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몸쪽 공에 대한 반응과 접근법에 대한 질문에 디아즈는 "항상 가운데 방향으로 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그래야 몸쪽 공도 자연스럽게 커버할 수 있고, 반대로 바깥쪽 공도 대응할 수 있다. 그런 어프로치 속에서 몸쪽 공 공략도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이어지고 있는 홈런 페이스에 대해선 "그냥 열심히 하고 있는 것뿐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은 새로운 하루라는 마음으로 야구장에 와서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그런 마인드가 지금의 결과를 만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 생활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디아즈는 "지금까지 한국에서 지내면서 어려움은 하나도 없었다. 문화도 좋고, 모든 게 즐겁다"고 전하며 "조금씩 한국어 단어를 배우고 있고, 구자욱 선수가 와서 뭔가를 계속 이야기해 준다. 좋은 말인지 나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덕분에 하나씩 배우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디아즈는 현재 홈런 생산 흐름을 유지한다면 산술적으로 시즌 50홈런 도전이 가능하다. KBO리그에서 시즌 50홈런을 달성한 타자는 이승엽(1999년 54홈런·2003년 56홈런), 심정수(2003년 53홈런), 박병호(2014년 52홈런·2015년 53홈런) 단 세 명이다.
디아즈는 "시즌 전에는 40홈런을 목표로 세웠는데, 지금은 그 이상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정확히 몇 개를 치고 싶다기보다는 시즌이 끝났을 때 몇 개가 되어 있을지 스스로도 궁금하다"고 미소 지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대구, 김근한 기자/삼성 라이온즈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