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바이에른 뮌헨이 다음 시즌을 위한 준비를 착실하게 이어가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이 자유계약(FA) 영입을 노리던 바이엘 레버쿠젠 소속 독일 국가대표 수비수 요나탄 타 영입을 앞두고 있고, 다요 우파메카노와의 재계약도 합의에 다다랐다는 소식이다. 보도에 따르면 타는 다음주 바이에른 뮌헨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은 뒤 영입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며, 우파메카노와는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 협상을 이어가는 중이다.
다음 시즌도 바이에른 뮌헨에 잔류하길 바라는 김민재에게는 좋지 않은 소식일 수 있다.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에 남아 독일과 프랑스의 국가대표 센터백들과 주전 자리를 두고 경쟁하거나, 혹은 이적하는 선택지를 보유했다. 다만 책정된 이적료와 연봉이 모두 높은 김민재를 원하는 팀이 많지 않다는 게 문제다. 김민재가 바이에른 뮌헨을 떠나려면 사우디아라비아를 선택해야 할 수도 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지난 22일(한국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는 도중 김민재의 차기 행선지를 묻는 팬의 질문에 "사우디아라비아 혹은 프리미어리그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프리미어리그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시즌 막바지부터 이적설의 중심에 섰던 김민재와 연결됐던 곳이다. 프리미어리그의 첼시와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이탈리아의 명문 유벤투스와 김민재를 놓고 경쟁할 것이라는 전망, 그리고 김민재라는 스타 플레이어에게 관심을 갖고 있고 바이에른 뮌헨과 김민재가 원하는 이적료와 연봉 조건을 모두 들어줄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른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이 현실적이라는 분석이 충돌했다.
특히 유럽 구단들이 바이에른 뮌헨에서 책정한 5000만 유로(약 777억원)라는 거액의 이적료와 김민재의 높은 연봉을 감당하기 힘들어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하는 것이 오히려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현재 김민재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받는 연봉은 세후 1700만 유로(약 264억원), 세후 1100만 유로(약 171억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웬만한 유럽 빅클럽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는 선수들의 연봉인데, 국가마다 세금 관련 정책이 다르기 때문에 김민재를 영입하고 싶은 해외 구단은 이런 부분까지 고려해 김민재 영입을 시도해야 한다.
또한 5000만 유로라는 이적료도 적지 않은 금액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최근에는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의 이적료를 3000만 유로(약 466억원)에서 3500만 유로(약 544억원) 정도로 낮췄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김민재의 연봉까지 고려한다면 유럽 구단들은 부담감을 느낄 가능성이 높은 액수다.
로마노도 "김민재는 엄청난 연봉을 받고 있다"며 김민재의 연봉이 그의 이적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나마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PIF)가 뒤에 있는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김민재의 이적료와 연봉을 감당할 수 있는 프리미어리그 구단으로 지목됐으나, 뉴캐슬 유나이티드 입장에서는 기존 주급 체계가 휘청이는 걸 감안하면서까지 김민재를 당장 데려올 이유는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중동 자본을 등에 업은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유럽에서 뛰는 스타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 선수들의 이적료와 연봉에 투자하는 걸 고민하지 않았다. 이런 정책 덕에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로 이적한 선수들은 대부분 막대한 연봉, 그리고 유럽에서는 제안받기 힘든 수준의 조건들을 계약에 포함시킬 수 있었다.
3500만 유로라는 김민재의 이적료와 그의 연봉 역시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 입장에서는 크지 않은 금액으로 다가올 터다.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한 타 해외 리그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김민재의 유력한 차기 행선지로 점쳐지는 이유다.
실제 독일 유력지 '빌트'는 김민재가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을 고려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구단과의 협상에 열려 있다고 주장하며 김민재의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이 실현 가능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민재는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떠날 이유는 없다. 남고 싶다. 물론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다음 시즌에는 건강한 몸 상태로 돌아오고 싶다"며 다음 시즌에도 바이에른 뮌헨에 남아 경쟁하고 싶다고 말했지만, 김민재의 말대로 여름 이적시장은 언제나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무슨 일이든지 일어날 수 있다.
이런 와중에 김민재에게는 좋지 않은 소식이 전해졌다. 바이에른 뮌헨의 타 영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 소속이자 바이에른 뮌헨 관련 소식에 정통한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는 2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요나탄 타가 바이에른 뮌헨과 2029년까지 계약을 맺는다. 네이션스리그 결승전이 시작되기 전 다음주에 메디컬 테스트가 있을 예정이다. 타가 자유계약으로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한다"고 전했다.
타가 메디컬 테스트에서 떨어지지 않는 이상 영입이 무산될 일은 없다. 메디컬 테스트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는 일이 가끔씩 일어나기는 하나, 흔한 일은 아니다.
또한 바이에른 뮌헨은 우파메카노와의 협상도 긍정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우파메카노가 더 좋은 조건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지지부진해진 모양새였으나, 최근 바이에른 뮌헨이 우파메카노의 요구 조건들을 모두 들어주기로 결정해 협상에 속도가 붙었다. 김민재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경쟁하려면 두 국가대표 수비수들을 넘어야 하는 것이다.
지난 두 시즌 동안 김민재가 노력과 헌신에 비해 구단에서 대우를 받지 못한 점, 그리고 다음 시즌에도 비판 속에서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야 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적은 김민재에게 나쁘지 않은 선택지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