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복덩이는 오늘만 보고 산다?…"이렇게 하다 보면 좋은 결과 있겠죠" [부산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부상을 털고 그라운드로 돌아온 롯데 자이언츠 전민재가 부산 홈 팬들 앞에서 첫 아치를 그려냈다. 팀의 주말 3연전 스윕과 3연승을 견인, 거인군단 새 주전 유격수의 건재함을 보여줬다.

전민재는 1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팀 간 6차전에 5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출전, 4타수 1안타 1홈런 3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롯데의 5-3 승리를 이끌고 기분 좋게 한 주를 마감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이날 전민재를 5번 타순에 배치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주전 1루수 나승엽이 전날 더블헤더 1차전에서 수비 중 오른손 부상을 당하면서 이튿날 게임 출장이 어려워지자 최근 타격감이 좋은 전민재를 클린업 트리오에 넣었다.

전민재는 김태형 감독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롯데가 2-0으로 앞선 5회말 2사 2·3루에서 삼성 우완 양창섭을 상대로 3점 홈런을 작렬, 스코어를 5-0으로 만들었다.



전민재는 투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양창섭의 7구째 135km/h짜리 슬라이더를 공략했다.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 낮은 코스로 형성된 실투를 놓치지 않고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0m의 타구를 날려 보냈다.

전민재는 지난달 19일 대구 삼성전에서 2025 시즌 마수걸이 홈런이자 롯데 이적 후 첫 홈런을 터뜨렸던 가운데 또 한 번 삼성을 상대로 손맛을 봤다. 개인 통산 첫 사직 구장 홈런의 기쁨까지 맛봤다.

전민재는 경기 종료 후 공식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사직에서 홈런을 꼭 쳐보고 싶었다. 홈 만원 관중 앞에서, 중요한 상황에서 치게 돼 더 남다른 기분을 느꼈다. 내일(5월 19일) 정말 잘 쉴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민재는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었던 지난달 29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헤드샷 사구를 맞고 쓰러졌다. 정밀 검진 결과 다행히 큰 부상을 피해 갔지만 우측 안구 전방내열 출혈이 확인돼 1군 엔트리에서 말소, 일주일간 휴식을 취했다. 



전민재는 순조롭게 오른쪽 눈 상태가 회복된 뒤 다시 훈련에 돌입했다. 지난 13~14일 KT 위즈 2군과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서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이어 17일 더블헤더를 앞두고 1군 무대로 돌아왔다.

전민재는 지난 17일 더블헤더 1차전에서 대타로 출전해 2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2차전에서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좋은 컨디션을 뽐냈다.

김태형 감독도 18일 경기 전 "전민재가 계속 잘해주고 있다. 다치고 나서 타격 페이스가 주춤할 줄 알았는데 현재 컨디션이 가장 좋다"고 치켜세웠다.

전민재는 이날 삼성전까지 2025 시즌 33경기 타율 0.392(102타수 40안타) 2홈런 16타점 OPS 0.947로 무시무시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유격수 수비 역시 안정감이 넘친다는 평가다. 올해 10개 구단 주전 유격수 중 가장 빼어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아직 페넌트레이스 일정이 100경기 가까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전민재가 현재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충분히 생애 첫 규정타석 3할은 물론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도전해 볼 만하다. 롯데는 1992 시즌 박계원, 2008 시즌 박기혁이 유격수 황금장갑을 품었었다.

전민재는 "골든글러브를 의식하면 하락세를 겪을 것 같다. 당장 오늘, 내일만 보면서 살고 있다"고 웃은 뒤 "이렇게 계속하다 보면 끝에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부산, 엑스포츠뉴스/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