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아이를 임신했다며 금품을 요구한 이들이 구속됐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윤원묵 부장판사는 공갈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양모씨와 공갈미수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 용모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증거를 인멸할 염려와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최근 손흥민의 고소장을 접수해 두 사람을 공갈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전한 바 있다.
손흥민은 협박으로 인해 거액을 갈취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양씨는 지난해 6월 손흥민에게 태아 초음파 사진을 보내며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폭로하겠다"라고 협박해 3억여원을 갈취했다. 이후 양씨는 '임신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겠다'라는 취지의 각서까지 쓴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의 지인 용씨도 지난 3월 손흥민에게 접근해 7000만원을 요구했으나, 손흥민 측은 이를 거절했다. 그는 양씨와 교제하면서 협박 사실을 뒤늦게 알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4일 양씨와 용씨를 체포한 뒤 이튿날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1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진행됐다.
결국 증거 인멸과 도주를 방지하기 위해 두 사람에 대해 구속영장이 발부된 가운데 경찰은 압수한 휴대전화를 통해 이들이 손흥민에게 보낸 태아 초음파 사진이 다른 태아의 사진일 수 있어 진위 여부를 확인 중이다.
형사고발 후 손흥민의 소속사의 '손앤풋볼리미티드'는 15일 입장문을 통해 "손앤풋볼리미티드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겠다며 선수를 협박해온 일당을 공갈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라고 발표했다.
또 "현재 경찰이 조사 중이므로 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알려드리겠습니다"라며 "손앤풋볼리미티드는 명백한 허위 사실로 공갈 협박을 해온 일당에게 선처 없이 처벌될 수 있도록 강력 법적 대응 할 것이며, 손흥민 선수는 이 사건의 명백한 피해자 임을 말씀드립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홍민 선수를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라고 했다.
한편 손흥민은 토트넘 레전드이자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축구스타 중 한 명이기에, 영국 현지 언론은 이번 사건에 관심을 모았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5일 "토트넘의 주장 손흥민은 한 여성으로부터 임신했다는 거짓 주장으로 협박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온 후 한국 경찰에 형사고발을 제기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 여성은 지난해 손흥민에게 접근해 아이를 임신했다고 주장하며 침묵을 지키는 대가로 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이 남자는 3월에 손흥민을 다시 찾아가 돈을 뜯어내려고 했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영국 언론 '텔레그래프'는 "손흥민이 17년 만에 토트넘에서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들어 올린 최초의 토트넘 주장이 되기 일주일 전에 협박 음모가 드러났다"라고 했다.
토트넘 주장 손흥민은 커리어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노리고 있다.
토트넘은 오는 22일 오전 4시 스페인 빌바오의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치른다.
UEFA 유로파리그 결승 진출로 토트넘은 2007-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무려 17년 만에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또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유로파리그 챔피언 자격으로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게 된다.
손흥민에게도 다가오는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은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경기이다.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 뛴 클럽 레전드 손흥민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많은 골을 터트렸지만 지금까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경험한 적이 없다. 만약 토트넘이 UEFA 유로파리그 정상에 오른다면 그는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들어올리게 된다.
최근 발 부상으로 한 달 넘게 선발로 뛰지 못한 손흥민은 17일 애스턴 빌라와의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36일 만에 선발 라인업에 포함돼 선발 복귀전을 치렀다.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74분을 소화하면서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몸 상태와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