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기여금 미지급 논란' 광주FC, 몰수패 위기 피했다…KFA "무자격 선수로 판단 무리"→FIFA 결정 지켜봐야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연대기여금 미납으로 몰수패 논란이 불거졌던 K리그1 광주FC가 일단 대한축구협회(KFA)의 징계는 피했다. 다만 국제축구연맹(FIFA) 징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KFA는 지난 16일 입장문을 통해 "최근 벌어진 '광주FC의 연대기여금 미납으로 인한 FIFA의 선수등록금지 징계'와 관련해 협회 행정 절차상의 미숙함으로 K리그 현장에 혼란이 야기된 부분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광주는 최근 단돈 3000달러(약 420만원)를 내지 않아 FIFA로부터 선수 등록 금지 징계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2023년 외국인 공격수 아사니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연대기여금을 미납했다는 것이다.



연대기여금은 선수 영입 시 발생하는 이적료 일부를 해당 선수가 12~23세 사이 뛰었던 팀에 나눠주는 제도로 아사니 영입 과정에서 발생한 연대기여금은 3000달러였다.

문제는 최근 FIFA가 연대기여금 제도 지불 방식을 변경하면서 발생했다. 구단이 상대 구단에 직접 지급하던 방식이었으나 미지급 분쟁이 자주 발생하자 FIFA가 영입 구단으로부터 연대기여금을 받아 배분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광주는 지난해 8월 FIFA 가상계좌로 연대기여금을 송금했으나 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가상계좌에 입금한 돈이 계속 반환됐으며, 9월부터는 관련 담당자가 떠나면서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매듭을 짓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광주가 연대기여금을 내지 못한 상태가 되자 FIFA는 12월 17일부로 선수등록금지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광주는 FIFA의 징계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FIFA의 징계 공문이 아시아축구연맹(AFC)을 거쳐 KFA로 내려왔고, KFA가 광주 구단에 공문을 전달했으나 이 업무 담당자 또한 휴직 상태여서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이 구단 측 설명이었다. 이 사실은 프로축구연맹 또한 알지 못했다.

광주는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서 무려 10명이 넘은 선수를 영입했고, KFA는 선수등록을 문제 없이 허가했다. 광주의 징계 사실을 알고 있었던 KFA가 선수등록을 허용하면서 사태가 심각해졌다.

원래라면 등록되지 못했을 선수들을 이끌고 지금까지 K리그1 13경기, 코리아컵 2경기,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등 수많은 경기를 치른 셈이 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부정 선수'를 출전시킨 경기를 모두 몰수패 처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번 사태에 대해 KFA, AFC, FIFA가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던 상황에서 KFA가 입장문을 발표한 것이다.



KFA는 이번 사태가 '고의성 없는 실수'로 일어난 사고라고 해석했다. 광주가 영입한 선수들을 무자격 선수로 판단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입장문에서 KFA는 "본 사안은 고의성이 없는 행정 실수로 인해 발생한 사고"라며 "따라서 지금까지 진행된 경기에 출전한 광주FC 소속 해당 선수들을  '무자격 선수'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선수들을 무자격 선수로 규정해 지난 경기 결과들을 번복하기보다는 지금까지 치러진 경기 결과를 인정해 귀책사유가 없는 선수들의 출전 자격을 보장하고, 대회와 리그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KFA는 "협회의 이같은 판단은 FIFA 및 AFC로부터의 협회 및 광주FC에 대한 징계 가능성과는 별개의 문제"라며 FIFA와 AFC의 징계 가능성은 남아있는 상태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협회는 이미 FIFA와 AFC 관계자들에게 관련 사실에 대한 질의를 진행했다. 최대한 '고의성 없는 행정실수'임을 강조하고, 적극적인 추가소명 노력을 기울일 예쩡정"이라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알렸다.



마지막으로 "대회와 리그의 가치 제고 및 신뢰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하는 협회로서, 앞으로는 이와 같은 실수가 재발하지 않도록 프로축구연맹 및 구단 등 유관기관과의 의사소통 절차와 업무 프로세스를 보다 체계화하고, 재발방지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맑혔다.

이에 따라 18일 예정된 광주와 포항스틸러스의 K리그1 14라운드 경기는 문제 없이 치러질 전망이다.

그러나 시민구단의 '아마추어리즘'이 빚은 '촌극'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광주는 FIFA와 AFC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사진=연합뉴스, 한국프로축구연맹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