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6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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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스스로를 놓지 마세요"…10년을 견딘 정유진, 단단한 위로 (인터뷰③)

기사입력 2025.05.17 07:00 / 기사수정 2025.05.17 13:46

김예나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데뷔 10년 만에 첫 프로듀싱 도전이라는 값진 성과를 이룬 정유진. 그 결과는 결코 하루 만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아이돌 그룹으로 시작해, 이후 솔로 보컬리스트로 자리를 잡기까지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혼자 고민하고, 때로는 상처받으며 버텨온 시간들이 있었다. 그 모든 과정을 묵묵히 견디고 쌓아올렸기에, 지금의 정유진은 비로소 자기 음악을 말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었다. '그래도 괜찮아'는 그 여정의 시작이자, 진짜 정유진을 마주할 수 있는 첫 페이지다.

정유진은 최근 데뷔 10주년을 맞아 첫 프로듀싱 신곡 '그래도 괜찮아(Will Be Fine)'를 발표했다. 엑스포츠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그는 지난 10년간의 치열했던 성장 과정과, 이번 곡에 담긴 내밀한 감정과 진심 어린 위로의 메시지를 담담하게 털어놓았다.

2년 여의 공백기를 깨고 신곡 '그래도 괜찮아'를 발표한 정유진. 이번 곡은 단순히 그 공백기 동안 느꼈던 불안과 외로움, 막막함에 대한 개인적인 위로를 넘어선다.

정유진은 지난 10년간 끊임없이 무대에 서고, 사람들 앞에 노래하는 삶을 살아왔다. 그 시간 동안 무너질 듯한 순간도 있었고, 때론 스스로를 놓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음악을 붙잡고 스스로를 지켜낸 지난 날들을 조용히 껴안으며, 그 시절의 자신에게 처음으로 따뜻한 말을 건넬 수 있었던 곡이 바로 '그래도 괜찮아'다.

더 나아가 이 노래는 정유진이라는 이름 뒤에 숨은 수많은 불완전한 날들을 위로하는 동시에, 오늘도 흔들리고 있는 또 다른 누군가의 '과거의 나'에게 전하는 다정한 인사이기도 하다. 무대 위 화려함 이면에 감춰졌던 감정의 결을 담아낸 이번 곡은, 정유진에게도 그리고 듣는 이에게도 '괜찮다'는 말이 얼마나 큰 용기가 되는지를 새삼 느끼게 한다.



"'노래를 잘해요'라는 말도 너무 감사하고 기분 좋은 말이죠. 그런데 이번 곡은 '노래 듣고 힘이 났어요', '위로가 됐어요' 같은 말이 훨씬 더 크게 다가오더라고요. 그게 진짜 노래의 힘이고, 제가 노래를 계속하고 싶은 이유 같아요.

올해가 데뷔 10주년인데, 그동안 제 노래를 들으며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다고 말해주시는 분들을 만나면 저도 더 많이 감사하고, 더 많이 책임감을 느껴요. 그래서 이번 곡에는 그런 마음들을 정말 다 담고 싶었어요. 정말 제 모든 것을 쏟아부은 곡이에요." 

정유진은 2015년 걸그룹 디아크로 데뷔한 후, 2019년 싱글 'DM'을 통해 본격적인 솔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보이스코리아 2020', '스페이스 공감', '미쓰백' 등 다양한 방송과 무대를 통해 꾸준히 대중과 소통을 펼쳤다. 

특히 '보이스코리아 2020'에서 선보인 '열애중' 무대는 정유진의 보컬리스트로서의 가능성과 존재감을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시킨 순간이었다. 이어 출연한 '미쓰백'에서는 여러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가수의 꿈을 놓지 않는 모습으로 이 시대 청춘의 현실과 마음을 대변했고, 프로그램 속 '막내 정유진'을 향한 응원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그 당시 많은 분들이 저를 보시면서 '정유진 진짜 열심히 산다', '잘돼야 한다', '잘되면 좋겠다' 이런 말씀 많이 해주셨어요. 눈 앞에 놓여진 상황에만 집중하다 보니 많은 것들을 놓치고, 보지 못했던 것 같아요. 

물론 콘서트를 할 때는 조금 더 주도적으로 했지만, 돌이켜보면 그냥 어른들 말씀 잘 듣고 시키는 대로 열심히 살아온 10년이었어요. 하지만 이번에 '그래도 괜찮아'를 준비하면서 더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내가 10년을 활동했는데 남는 게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막상 이번 작업을 하면서 느꼈어요. 10년의 세월이 그냥 흐른 것이 아니구나, 많은 것들을 내가 배웠구나, 생각했어요."

1996년생인 정유진은 올해, 20대 후반과 30대 초입 사이 어딘가에서 삶과 음악 모두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을 마주하고 있다. 앞자리가 '2'에서 '3'으로 바뀌는 그 흐름 속에서, 그는 스스로도 예상치 못했던 감정과 변화들을 자연스럽게 겪고 있다.

수동적으로 흘러가던 시간을 지나 이제는 음악도, 삶도 조금 더 '주체적으로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 시기. 단지 나이가 들어서가 아니라, 오랜 시간 음악을 해오며 쌓인 경험이 조금씩 삶의 결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앞자리가 3으로 바뀌는 해잖아요. 음악적으로도, 개인적으로 마음가짐도 많이 바뀌었어요. 좋게 좋게, 좀 더 단단하게 바뀌어가는 시기 같아요. 3이라는 숫자가 되자마자 생각 자체가 많이 바뀌는 걸 느껴요. 이전에는 미처 하지 못했던 생각들, 고민들이 조금씩 찾아오는데, 신기하게도 그게 부담스럽다기보다 '아, 재밌겠다. 기대된다'는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내가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나?' 싶을 만큼, 이번 변화는 제 안에서도 꽤 크게 와닿는 것 같아요." 

정유진은 이렇게 서서히 변화하는 삶의 속도와 결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그 과정마저도 음악으로 풀어낼 준비를 하고 있다. '그래도 괜찮아'는 그 시작이자, 성숙한 아티스트로 나아가는 중요한 이정표다.

정유진은 이번 신곡 ‘그래도 괜찮아’를 시작으로, 다시 부지런히 달려볼 준비를 마쳤다. 벌써 다음 작품 작업도 함께 구상 중이다. 멀리 내다보는 것보다는 지금 이 흐름을 잘 이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다음 앨범은 분위기가 좀 더 밝았으면 좋겠어요. 메시지도 무겁기보다는 가볍고 따뜻한 느낌으로요. 지금은 '괜찮아'라고 말할 수 있는 시기니까, 다음엔 웃으면서 '좋아'라고 말하고 싶어요."

발매 시기는 여름을 목표로 잡고 있으며, 청량하고 감각적인 J-팝 밴드 스타일의 곡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정유진은 "요즘 제 캐릭터를 하나씩 찾아가고 있다. 어떤 음악이 나를 잘 보여줄 수 있을까, 나를 닮은 캐릭터를 어떻게 무대 위 플레이어로 만들까, 이런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유진은 그렇게, 조급하지 않게 자신만의 방향을 조용히 단단히 만들어가고 있다.



정유진은 이번 신곡 '그래도 괜찮아'를 통해 과거의 자신처럼 어두운 터널 속을 지나고 있는 이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말한다.

"지금 힘든 일을 겪고 있거나 막막한 상황에 있는 분들은 '언제 이 시간이 지나갈까?' 하는 생각, 정말 많이 하시잖아요. 저도 그랬어요. 어쩔 수 없이 뭔가를 하게 되고, 어쩔 수 없이 시간을 버티게 되죠. 솔직히 겪는 사람 입장에선, '시간이 약이다'는 말이 가끔은 너무 잔인하게 들릴 때도 있어요. 지옥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진짜 저도 놓아버리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어요. 그럴 때마다 팬분들이 그런 걸 딱 알아보세요. 무대에 서도, 눈빛이 다르다고 하시더라고요. 말 안 해도 느껴지는 게 있다고. 그렇게 저에게 보내주시는 팬분들의 진심 어린 메시지들이 저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됐어요. 

정말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에 있든 자기 자신을 놓지 않는 거예요. 다른 것들은 사실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아요. 그저 자기 자신만은 꼭 지켰으면 좋겠어요.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을 때일수록,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을 때일수록 자신을 끝까지 붙들고 있는 게 제일 어렵고, 또 제일 중요한 일이더라고요."

정유진은 그렇게 자신의 지난 시간을 꺼내 보이며, 지금 어딘가에서 흔들리고 있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그래도 괜찮아"라는 한마디를 조심스럽게 건넨다. 그 말이 유난히 마음에 오래 남는 이유, 스스로를 놓지 않으려 애쓴 시간에서 나온 단단한 진심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위로는 더 크게, 깊게, 우리에게 울림을 준다.

사진=정유진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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