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송파, 장인영 기자)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엔플라잉 앞에선 무용지물이다. 강산은 변할지라도 엔플라잉의 마이크는 10년째 꺼지지 않는다. 격정의 가요씬에서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숱한 공연과 페스티벌 등에 꾸준히 초청되는 일은 절대 당연하지 않다. 그리고 그 이유를, '음악'으로 증명한 다섯 멤버들이다.
밴드 엔플라잉(N.Flying·이승협, 차훈, 김재현, 유회승, 서동성)은 9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2025 엔플라잉 라이브 '엔콘 4 : 풀 써클'(2025 N.Flying LIVE ‘&CON4 : FULL CIRCLE을 개최했다.
공연명 '앤콘 4 : 풀 써클'은 변화와 성장을 거쳐 돌아온 엔플라잉과 이들을 기다려 준 엔피아(팬덤명)가 모여 이룬 완전한 원을 의미하며, 멤버 차훈, 김재현, 서동성의 전역 후 약 2년 만에 열린 완전체 단독 콘서트라는 점에서 더욱이 의미가 크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서울 공연은 9~11일 총 3회차 모두 전석 매진에 이어 추가 좌석까지 오픈하며 엔플라잉의 굳건한 티켓 파워를 입증했다.
지난 2022년 발매된 미니 8집 수록곡 '슈팅 스타(Shooting Star)'로 공연의 문을 화려하게 연 엔플라잉. 이 곡은 지난 콘서트의 마지막 곡이기도 해 완벽한 수미상관을 이뤘다는 점에서 팬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이어 '문샷(Moonshot)', '블루 문(Blue Moon)'으로 이어지는 무대는 엔플라잉의 한층 풍성해진 밴드 사운드와 폭발적인 보컬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리더 이승협은 "여러분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울컥해서 기분이 묘하다. 여기까지 오기 10년 걸렸다. 오늘 와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했고, 유회승은 "리허설할 때부터 눈물이 날 것 같은데 놀림 안 당하려고 참았다"며 "여러분들의 모습과 우리의 응원봉 불빛이 이곳에서 빛나고 있다. 감격스럽다. 오늘만을 기다렸다"고 설렘을 내비쳤다.
차훈은 "건강하게 군 생활을 마치고 10년 만에 이 광경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감사하다. 이번에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라고, 김재현은 "기쁜 날인만큼 여러분께 행복을 드리도록 하겠다. 오늘 드럼 스틱 많이 가져왔는데 다 부수고 가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서동성은 "여러분들이 많이 기다리시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콘서트인 만큼 저희도 연습을 많이 했다. 리허설도 완벽하게 마쳤다. 아마 역대 '엔콘' 중에 가장 재밌지 않을까"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따스한 봄과 어울리는 '폭망'과 '네가 내 마음에 자리 잡았다' 무대에 대해서 유회승은 "콘서트가 아니면 꺼내기가 힘들더라"라며 "엔피아 분들이 같이 불러줘야 한다. 언제 한 번 페스티벌 가서 부르는데 다들 모르더라. 여러분과 함께 부르려고 이 두 곡을 간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엔플라잉의 염원을 보란 듯 떼창으로 보여준 팬들의 모습을 본 멤버들은 "상상한 대로 잘 불러주셔서 기분 좋다"고 미소 지었다.
이 밖에도 '프리뷰(Preview)', '선셋(Sunset)', '봄이 부시게', '플래시 백(Flashback)' 등 봄날의 햇살만큼이나 청량한 무드를 엿볼 수 있는 감성적인 무대들이 이어졌고, '아 진짜요', 'ㅈㅅ (Pardon?)', '4242' 무대에서는 한시도 앉을 틈을 주지 않고 휘몰아치는 밴드 플레잉으로 팬들의 혼을 쏙 빼놓은 엔플라잉이다.
유회승의 "전광판에 비친 제 모습을 보고 심취해버렸다"는 말처럼, 자아도취가 충분히 가능한 '파이어 플라이(Firefly)', '데인져러슬리(Dangerously)'까지 폭발적 에너지를 발산하며 엔플라잉의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증명했다. 특히 '데인저러슬리'에서는 유희승의 즉석 비트박스가 빛을 냈다. 고등학교 시절 비트박스 동아리를 했다고 밝힌 만큼 세월이 흘러도 녹슬지 않은 능숙한 비트박스 실력으로 모두를 감탄케 했다.
현재 SBS 드라마 '사계의 봄'에 출연하는 등 배우로도 활발히 활동 중인 이승협은 미공개 OST인 '시 유 레이터(SEE YOU LATER)'로 팬들의 환호를 불러일으켰다.
곧 발매 예정인 정규 2집 '에버래스팅(Everlasting)'의 신곡들도 아낌없이 방출한 엔플라잉은 '런 라이크 디스(Run Like This)', '뫼비우스', '스탠드 바이 미(Stand By Me)', '송버드(Songbird)'와 마지막 무대론 타이틀곡 '만년설'까지 선보이며 데뷔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2막의 포문을 열었음을 말이 아닌 음악으로 증명해 보였다.
이승협은 "다들 좋아해 주시니까 다행이다. 이것도 앨범 수록곡 중 하나일뿐"이라며 앨범 정식 발매를 향한 기대감을 키웠다.
엔플라잉의 '오늘'은 멈추지 않는다. 엔플라잉은 '에요 (E-YO)'로 팬들의 앙코르 외침에 응답했다. 또한 히트곡 '옥탑방'까지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순간들을 만들었다.
떼창에 감격한 유회승은 "첫 번째 날이지만 예상은 했다. 정말 많이 울컥했다. 리허설 할 때도 울컥하고 많이 생각이 들더라. 여섯 번 위기가 있었는데 노래를 못할 뻔했다"며 "눈물이 나도 꾹 참았다. 끝까지 여러분들이 잘 불러주셔서 참을 수 있었다. 제가 울면 정말 못생겨진다. 노래도 정말 못하게 돼서 최대한 안 우려고 노력했는데 여러분 보니까 눈물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응원해주셔서 끝까지 노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차훈은 "3명이 군대에 있을 때 보컬 멤버들이 약속을 해줬다. 돌아오면 무조건 더 큰 무대에, 많은 엔피아들과 더 재밌는 무대하게 될 거니까 마음 편히 갔다오라고 해줬는데 보컬 멤버들이 그 약속을 철저하게 잘 지켜줬다. 그 약속을 지켜준 것에도 감사하고 여러분들께서 저희를 보러 와주신 것도 감사하다"며 "사실 눈물이 없는 사람인데 '에요'를 부를 땐 눈물이 날 것 같더라. 그래서 일부러 멀리 보면서 기타를 쳤다. 그만큼 저한테 엔피아라는 밴드와 엔피아라는 여러분, 엔콘이라는 콘서트가 인새에서 큰 존재다. 앞으로 있을 저희의 모든 무대에 여러분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콘서트를 마무리하는 소감을 전했다.
김재현은 "최근에 혼자 연습을 하면서 스스로 자랑스러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슈팅스타' 시작하면서 올라오는데 제가 너무 자랑스럽더라. 엔피아 덕분에 자존감을 지킬 수 있게 됐다"며 "어머니와 누나도 공연을 보러 오셨는데 자랑스러운 가족이 됐길 바란다. 엔피아들에게도 자랑스러운 재현이가 된 것 같아서 행복한 하루가 됐다"고 했다.
서동성은 "10년이라는 시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데 엔피아가 우리를 지켜줬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오래 길게 보자는 말을 늘 하는데 고마운 마음을 제대로 표현 못하는 제 자신이 답답하기도 하다. 10주년이기도 하고 각자의 임무를 마치고 와서 이 자리에 모이게 된 것도 엔피아한테 고맙다. 형들에게도 고맙다"고 애정을 표했다.
한편, 엔플라잉은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7월 5일 부산을 비롯 내년 1월까지 아시아, 미국, 오세아니아, 유럽, 남미 등 총 28개 도시에서 더욱 확장된 규모의 월드투어를 개최하며 뜨거운 열기를 이어간다.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장인영 기자 inzero6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