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가수 성유빈에게 가족은 단순한 응원을 넘어, 그를 더욱 단단하게 바로설 수 있게 해주는 존재다. 새로운 도전 앞에서 주저하지 않도록 용기를 북돋아주고, 때로는 본인보다도 더 그의 가능성을 믿어주는 든든한 지지자다. 언제나 중심을 잡아주는 원동력으로서, 성유빈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드는 가장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트로트 가수로 전격 데뷔를 알린 성유빈의 신곡 '머리 어깨 무릎 발'이 30일 정오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록커로 데뷔, 뮤지컬 배우로 활발하게 활동해온 그가 트로트 가수로 전향에 나선 만큼 음악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성유빈에게 이번 트로트 신곡 발표는 가수로서 새로운 행보를 시작하는 의미 있는 순간이다. 그동안 뮤지컬 무대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며 노래하고 무대에 서는 일은 계속됐지만, 본업이 가수인 만큼 '어떻게 하면 가수라는 정체성을 지켜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
"사실 이번 활동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했던 고민이 '어떻게 하면 본업인 가수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였어요. 새 소속사 스타메이드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하고 '트로트로 가보자'는 방향이 정해졌을 때, 곡 작업에 들어가야 했는데 한 번 들었을 때 확 꽂히는 임팩트가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었어요.
정말 다양한 시도를 해봤죠. 운전하다가, 집에 가다가 떠오르는 가사를 메모하고, 술게임까지도 생각해 봤어요. 그러던 중에 갑자기 '머리 어깨 무릎 발'이 떠올랐어요. 아예 동요를 차용해서 풀어보면 어떨까 생각했고, 다음 날 바로 작업실에 와서 하루 만에 곡을 완성했어요."
트로트 가수로 새로운 출발을 알린 성유빈. 그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이 변화를 지켜보고 응원하는 이는 바로 아내다. 지난 2023년 11월 결혼한 성유빈은 가정이라는 든든한 울타리 속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됐다.
성유빈은 "이번 곡을 만들 때도 아내가 곁에서 함께 모니터해주고, 아이디어도 많이 내줬다. 체력적으로 지치지 않도록 옆에서 계속 도와주고, 정말 많은 신경을 써줬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가장으로서의 책임감과 아티스트로서의 꿈을 동시에 품은 그는, 이제 자신의 음악이 가정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또 다른 출발선에 서 있다고 느끼고 있는 모습.
성유빈이 트로트 도전을 결심하며 더 깊이 고민하게 만든 이유 중 하나는 가족, 특히 양가 어르신들에 대한 마음이 컸다. 어머니, 아버지, 장모님 모두 "내 아들", "내 사위"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분명 기뻐하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양가 어르신들이 연세가 있으시다 보니 평소에도 트로트 관련 프로그램을 즐겨 보시고, 음악에 대한 관심도 많으세요. 특히 장모님이 음악 자체를 너무 좋아하시는 분이에요. 데모를 처음 들려드렸을 때도 정말 좋아하셨어요. 제주도에 계시는데, 나중에 제주도에서 꼭 공연하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그의 정신적 지주이자, 든든한 동반자 형이자 배우 이태성의 반응도 빼놓을 수 없다. 성유빈은 이태성이 약 10년 전부터 자신의 트로트 재능을 알아봤다면서, 무조건적인 격려와 지지 속에서 스스로 확신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성유빈이 오랜 시간 자신만의 음악 활동을 묵묵히 이어온 사이, 형 이태성은 예능과 드라마 등 다양한 방송 활동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높여왔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성유빈에게는 '이태성 동생'이라는 타이틀이 오랜 시간 따라붙었다.
"'이태성 동생 아니야?'라는 말을 들을 때 저는 전혀 신경 안 써요. 오히려 형이 더 신경을 쓰더라고요. '불후의 명곡' 준비할 때도 '내 동생이 싱어다' 하면서 엄청 자랑하고, 제 일처럼 신경 많이 써줬어요.
저는 '이태성 동생', '미우새 어머니 아들'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뒤에 '알고 보니 가수래?'라는 반응이 오히려 재밌었어요. 만약 가수라고 했는데 진짜 노래를 못하면 민망하겠지만, 저는 음악을 오랫동안 해왔고 제 나름대로 쌓아온 게 있으니까요.
사실 20대 초반에 '눈을 감아도'가 많은 사랑받고, '쇼바이벌' 출연할 때는 제가 형보다 인지도가 높았던 시절도 있었어요. 지금은 워낙 형이 드라마, 예능 많이 나오면서 전세가 완전히 역전된 거죠. (웃음)
가끔 형이랑 식당에 가면 형만 알아보고 저는 못 알아보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그럴 땐 제가 '제가 찍어드릴게요' 하면서 카메라 받아들고 사진도 찍어드려요. 그러면 형이 꼭 '제 친동생이에요. 가수에요'라고 자랑해요. 어쩔 때는 제 눈치를 보는 건가 싶기도 한데, 이제 더 이상 신경쓰지 않으려고 해요."
이처럼 든든한 가족의 지원사격, 그리고 그 이상으로 절대적인 존재인 팬들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은 성유빈. 그는 "음악 활동을 쉬다가 오랜만에 뮤지컬 무대를 통해 다시 관객 앞에 선 적이 있다. 당시 큰 무대도 아니고, 대학로의 소극장이었지만 예상보다 많은 팬들이 찾아와 주셨더라. '이제는 많이 잊혔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저를 기억하고 찾아주는 팬분들의 존재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팬분들이 바라는 것은 결국 제가 꾸준히 음악을 하고 무대에 서는 모습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트로트 데뷔를 계기로 더 다양한 무대에서, 더 많은 방식으로 팬분들에게 의미 있는 선물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제가 해온 시간들은 일종의 준비 기간이었던 것 같아요. 이제는 또 다른 행보를 시작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신곡으로 자주 찾아뵐 테니 많이 기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신곡 '머리 어깨 무릎 발'이라는 재밌는 노래가 많은 분들께 알려지고, 사랑받기를 바랍니다."
사진=스타메이드엔터테인먼트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