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연극 '랑데부'에 출연 중인 샤이니 멤버이자 배우 최민호가 이순재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 중인 연극 ‘랑데부’에 출연하고 있는 최민호는 25일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극 자체가 웃다가 울다가 웃다가 한다. 대본이 너무 재밌어서 홀린 듯이 읽었다. 내 가슴을 울리는 메시지가 중간중간 나오는 게 신기하고 날 웃겨주기도 했다. 이 극을 해야 하는 이유가 보였다”라며 연극 ‘랑데부’에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연극 '랑데부'는 로켓 개발에 매진하는 과학자와 춤을 통해 자유를 찾는 짜장면집 딸의 특별한 만남을 그리는 작품이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중력이라는 물리적 법칙을 거스르며 사랑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최민호는 아픈 기억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기만의 법칙에 스스로 가둬버린 태섭 역에 박건형, 박성웅과 캐스팅됐다.
최민호는 “동화처럼 이어지지만 현실적이다. 이해되지 않고 용납이 안 되면 연기하기가 힘든데 말이 안 되고 현실적이지 않을 것 같지만 그렇다고 비현실적인 것도 아니다. 누구나 생각의 폭도 다르고 경험도 다르지만 태섭은 이런 감정으로 안아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이후 두 번째 연극이다.
최민호는 “라이브로 진행되다 보니 NG가 없고 실수에 대처해야 하고 그날그날 관객의 반응이 다르다. 준비한 게 안 되면 과감히 버리고 다른 선택지를 열어가야 한다. 리허설과 관객분들이 있을 때는 다르지 않나. 많이 울고 웃어줄수록 힘도 들고 자신감도 생기고 감정이 쌓여서 폭발할 수 있는 에너지가 나오더라”라며 연극의 매력을 전했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에 이어 ‘랑데부’까지 연속으로 연극을 차기작으로 택한 최민호는 “어릴 때부터 연극을 해보고 싶었다. 연극을 하게 된다면 한 단계 성장하고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게 열리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어서 너무 해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됐다. 연극과 사랑에 빠진 것 같다. 데뷔한 지 만 17년, 18년 차인데도 새로운 감정이 들어 재밌다”라고 털어놓았다.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에서 호흡한 배우 이순재에게 많이 배웠단다.
최민호는 “첫 연극의 만족도가 높았고 많이 배웠다. 이순재 선생님과 함께했기 때문에 정말 일을 하는 것이지만 돈을 드려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만큼 많은 것을 배웠다. 어디서도 배울 수 없는 것을 알려주시고 경험할 수 있어 너무 행복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또 “전작은 3인극인데 2인극 같았다. 항상 똑같은 대사지만 어떤 날은 다르게 칠 수 있는데 이것에 대한 호흡을 받는 것을 선생님께서 중요하게 알려주셨다. 이런 발음으로 명확하게 전달해야 하고 흘릴 수 있는 건 흘려도 되지만 여기서 짚어줘야 관객도 알게 된다고 얘기해주셨다. 공연을 진행할수록 ‘이래서 이 부분을 짚어달라고 하셨구나’라고 생각하게 됐다”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이순재는 1934년생으로 무대와 매체를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건강 악화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하차, 휴식기를 보냈다. '2024 KBS 연기대상'에서 KBS 2TV 드라마 '개소리'를 통해 최고령 대상 수상자로 무대에 올라 박수를 받았다.
다만 최근 제37회 한국PD대상 시상식에서는 건강 악화로 불참해 걱정을 자아냈다.
최민호는 “선생님이 핸드폰이 없으시다. 나도 (주위 사람들을) 통하고 통해서 소식을 듣고 있다. 연극을 하고 있는 걸 전달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말씀드렸는데 전달된지는 모르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이순재, 신구, 박근형 선생님이 매번 연극을 해오셨는데 신구, 박근형 선생님이 지금 ‘고도를 기다리며’를 하신다. 같은 제작사라는 연이 있어서 이번에 연습실 구경도 가고 인사도 드렸다. 연극을 한다고 말씀드리니 너무 좋아하시더라. 한참 어린 배우가 연극을 하니까 엄청 예뻐해주시는 게 눈에 보여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사진= 예술의전당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