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 거취가 다시 뜨거운 화제인 가운데 상황이 긴박하게 변하는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이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과 이적설에 휩싸인 가운데 그와 포지션이 겹치는 뮌헨의 유명 선수 레로이 자네가 3년 재계약에 거의 다다랐기 때문이다.
얼마 전 독일 언론에서 다시 한 번 이적에 불을 지폈으나 자네가 200억원대에 뮌헨과 재계약을 하게 되면 손흥민이 뮌헨에 입단하기가 만만치 않다. 뮌헨의 주포 해리 케인과 토트넘 홋스퍼에서 펼친 콤비플레이는 뮌헨 입장에서 손흥민을 영입할 좋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지만 케인은 자네에게도 나름대로 만족하는 편이다.
손흥민 이적의 '걸림돌'이 되는 자네의 재계약은 독일 유력지 '빌트'의 두 축구 전문기자인 크리스티안 폴트, 토비 알트셰플이 진행하는 독일어 팟캐스트에서 흘러나왔다.
둘은 팟캐스터 '바이에른 인사이더'를 통해 자네의 계약을 조명했다.
"뮌헨은 자네의 계약을 연장하고 싶어한다. 이는 수비수 에릭 다이어, 베테랑 골키퍼 스벤 울라이히도 마찬가지"라면서 "특히 자네의 경우 현재 2000만 유로(310억원) 수준인 연봉도 대거 낮출 수 있다. 뮌헨이 원하는 1300만 유로(198억원)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뮌헨 입장에서도 자네를 품지 않을 이유가 없다.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 출신 자네는 축구종가 다른 구단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토트넘, 아스널 등이 자네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구단들이다.
자네는 1996년생으로 올해 29살이다. 손흥민도 4살 적고 아직 3~4년은 더 전성기를 누릴 수 있다. 토트넘에서 연봉 180억원을 받는 손흥민과 비교해서 뮌헨이 자네를 원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알트셰플과 폴크는 팟캐스트에서 손흥민 관련 발언은 전혀 하지 않았다.
앞서 영국 매체 풋볼팬캐스트는 지난 2일 "토트넘이 손흥민의 장기적인 대체자를 찾고 있으며, 본머스 공격수 앙투안 세메뇨 영입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스페인 매체 피차헤스도 "세메뇨가 이미 토트넘의 타깃 리스트에 올랐으며, 손흥민이 올여름 이적을 결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세메뇨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7골 5도움을 기록하며 본머스 공격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손흥민과 스타일은 다르지만 포지션은 같다.
문제는 이적료다. 풋볼팬캐스트에 따르면 본머스는 세메뇨의 몸값으로 약 3400만~4200만 파운드(약 646억~798억원)를 책정한 상태다.
최근 고액을 들여 영입한 선수들이 제 기량을 내지 못해 속을 태웠던 토트넘 입장에선 부담되는 이적료다.
그래서 자네를 대안으로 고려하기도 했다.
풋볼팬캐스트는 "토트넘은 아스널,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애스턴 빌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함께 자네 측과 이미 접촉했다"며 "자네는 이번 여름 계약이 만료되기 때문에 이적료 없이 자유계약으로 영입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자네는 이번 시즌 36경기에서 11골 4도움을 기록 중이다. 현지에서는 "성적만 놓고 보면 자네가 손흥민보다 낫다"는 평가도 나온다. 왼쪽 측면 자원이라는 점, 분데스리가와 프리미어리그 경험을 통해 적응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자네를 합리적인 가격에 잔류시키는 데 뮌헨 입장에선 최선의 선택일 수 있다.
손흥민이 자네보다 우위에 있는 점은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손흥민의 계약기간이 2026년 6월까지 늘어났다는 점도 핸디캡이다. 뮌헨이 33살 선수에게 이적료를 주기가 쉽지 않다. 자네는 이적료 필요 없이 연봉을 30% 깎아 재계약하면 된다.
다만 손흥민이 뮌헨과 접촉이 완전히 끊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
손흥민이 토트넘과의 결별을 원한다는 관측도 있어서다. 토트넘 전문 매체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손흥민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고전했고, 이번 여름 구단과 결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리그 7골에 그치며 전성기 시절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주장으로서의 리더십과 상업적 영향력, 그리고 여전히 팀 내 최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 중이라는 점은 잔류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구단이 '포스트 손흥민' 체제를 준비 중이라는 것은 명백하다.
손흥민이 떠날 경우 마지막 경기는 5월 26일 브라이턴전이 될 수 있다.
손흥민의 뮌헨 이적설이 나도는 이유로는 역시 케인과의 호흡을 꼽을 수 있다. 두 사람은 토트넘에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듀오로 활약했다.
실제로 손흥민과 케인이 토트넘에서 함께 뛰었을 때 47골을 만들어냈다. 손흥민이 24골, 케인이 23골을 넣었다. 이는 디디에 드로그바, 프랭크 램퍼드가 첼시에서 합작한 36골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손흥민은 케인을 가장 그리워할지도 모른다. 둘은 경기장 안팎에서 절친한 친구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그들은 때때로 훈련을 위해 차를 같이 타고 이동했으며 한동안은 불과 몇 분 거리에 살았다"며 "케인이 2023년 뮌헨으로 이적한 건 다른 어떤 선수보다 손흥민에게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도 있다"고 두 사람의 관계를 조명했다.
손흥민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어 독일 축구와 문화, 언어에 익숙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뮌헨은 손흥민을 2021년에 원해서 데려오고자 했으나 토트넘이 8500만 유로(약 1293억원)라는 어마어마한 거액을 부르면서 무산됐다. 현재 손흥민의 시장 가치는 3800만 유로(약 578억원) 정도로 떨어졌지만 이 금액으로 뮌헨이 데려오기는 어렵다. 시장에선 1500만 유로(230억원)를 적당한 금액으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 뮌헨은 자네와 3년 재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크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