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용환주 기자) 월드컵 100주년이 되는 2030년 대회 참가국을 64개로 늘리자는 주장이 나오면서 중국 축구가 조명을 받고 있다.
세계적인 인구 대국이자 이젠 경제, 군사, 스포츠 대국인 중국이 유독 축구에선 명함도 내밀지 못할 정도로 형편 없는 실력을 드러내고 있어서다.
중국은 아시아 강호인 한국과 일본이 월드컵을 공동개최한 2002년 대회에 참가, 한 골도 넣지 못하고 3전 전패로 조별리그 탈락한 뒤 월드컵 본선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 최종예선 단계에 오르는 것도 힘에 부친 상황이다.
참가국이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증가한 2026년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에서도 2승 4패를 기록하며 C조 6개국 중 꼴찌다.
다만 선두 일본(승점 14)을 제외한 5개팀이 승점 6~7 사이에 몰려 있어 희망은 있다.
그런 상황에서 차차기 월드컵이 64개국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열리자 중국이 두 번째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것 아니냐는 견해가 나온 것이다.
하지만 중국 축구팬들은 여전히 냉소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월드컵에 64개국을 초대해도 중국이 낄 자리가 있겠느냐는 뜻이다.
미국 유명 TV 채널 '폭스스포츠'가 챗GPT에 질문해서 나온 64개국에도 인도, 방글라데시와 함꼐 이름을 올렸다.
중국 칼럼니스트 한치아오성은 지난 8일 소후닷컴에 "이는 중국에 좋은 일이다. 참가팀 수가 너무 많아 질 낮은 경기가 나오고 시청률이 감소할 수 있지만 선수들의 부상 위험이 높아지지만 중국이 월드컵에 갈 수 있다는 점 아래선 모두 작은 일"이라며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64개국 확대를 찬성했다.
그러나 중국 팬들은 싸늘했다. 해당 기사를 비롯한 소후닷컴의 게시판엔 중국 팬들의 비관적인 전망이 줄을 이었다.
억만금을 들여도 이뤄지지 않는 중국 축구의 업그레이드를 한탄하는 것이다.
한 팬은 "64개국으로 늘려도 소용 없고 아마 164개국으로 늘리면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글을 달았다.
다른 축구팬은 "그러면 아시아에 12.5장을 준다는 얘기인데 아시안컵 16강에도 들지 못하는 중국이 어떻게 간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래도 힘들다, 차라리 개최국이 되는 게 빠르다", "64개국? 중국이 설사 출전한다고 해고 걱정"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중국 축구에 대한 팬들의 불신을 이번 월드컵 64개국 확대 보도에서 찾을 수 있었다.
중국은 지난 2월 FIFA 랭킹이 90위로, 아시아에선 13위에 불과하다.
앞서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6일 "FIFA가 2030년 월드컵 참가국 수를 64개로 늘리는 계획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며 "월드컵 창설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일회성 조치"라고 전했다.
오는 2030년 대회는 스페인과 포르투갈, 모로코에서 공동 개최하며 남미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가 자기네 나라의 개막전을 홈에서 치르게 되는 초대형 스케일로 열리는데 100주년 기념 대회인 만큼 참가국을 무려 64개국으로 늘리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이 FIFA 평의회 회의에서 나왔다.
뉴욕타임스 보도 뒤 FIFA가 낸 성명과 후속 보도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FIFA 평의회 회의가 끝나갈 무렵 이그나시오 알론소 우루과이축구협회장이 이 같은 방안을 제의했다.
FIFA는 "평의회 위원의 모든 제안은 검토할 의무가 있어 이 아이디어도 안건으로 받아들여졌다"고 밝혔다.
월드컵은 1982 스페인 대회까지 16개국으로 본선을 치르다가 1986 멕시코 월드컵부터 24개국으로 티켓이 8장 늘어났다. 이후 전세계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로 흥행 대성공을 이루면서 12년 뒤인 1998 프랑스 대회부터는 32개국으로 티켓을 다시 늘렸다.
이후 32개국 포맷을 잘 유지하면서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7차례 대회가 열렸으나 차기 대회인 2026 월드컵부터는 다시 12개국을 더 늘려 48개국으로 열리게 된다.
이에 따라 캐나다와 미국, 멕시코가 공동 개최하는 차기 대회는 경기 수가 무려 104개로 증가하게 됐다. 한 달 안팎이면 대회 기간도 2026 대회에선 38일로 일주일 가량 늘어난다. 2030년 대회에 64개국이 참가하면 대회 기간이 더 늘어 45일에서 2개월 가까이 열릴 가능성도 제외할 수 없게 됐다.
이미 FIFA가 돈에 눈이 멀어 상식밖의 논의를 하려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선수를 보호해야 하는 기관이 선수를 혹사시킨다는 쓴소리도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 엑스포츠뉴스DB
용환주 기자 dndhkr15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