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위즈 투수 원상현이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인터뷰한 뒤 기념촬영 중이다. 일본 오키나와,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일본 오키나와, 최원영 기자) 발전을 꾀한다.
KT 위즈 우완투수 원상현은 4일 일본 오키나와 이시가와 구장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훈련에서 구단의 캠프 '특별 MVP'를 수상했다. 최신형 스마트폰을 부상으로 받았다.
수상 후 선수단 앞에 선 원상현은 "지난해 입단 후 부족한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다. 올해 (한국 나이로) 22살이 됐으니 선배님들의 말은 잘 수용하고, 후배들은 더 챙기며 이번 시즌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산고 졸업 후 지난해 1라운드 7순위로 KT에 입단한 원상현은 곧바로 프로 데뷔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22경기 65⅓이닝에 등판해 2승5패 1홀드 평균자책점 7.03을 기록했다.
프로 2년 차가 된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강철 KT 감독은 "원상현이 정말 많이 좋아졌다. 김민의 자리를 메울 수 있을 것 같다"고 칭찬했다. 지난해 KT의 필승조로 활약한 김민은 시즌 종료 후 SSG 랜더스로 트레이드됐다. KT는 좌완 선발 오원석을 영입했고, 새 필승조 중 한 명으로 원상현을 고려하고 있다.
그동안 무엇이 달라진 걸까. 우선 지난 시즌부터 돌아봤다. 원상현은 "고등학교 졸업 후 프로에 올라와 많이 긴장했다. 캠프는 물론 실전 경기에서도 무척 떨었다"며 "마운드에서 '잘해야 하는데 못하면 어떡하지?', '잘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나한테 완전히 몰입해 혼잣말을 엄청 많이 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왼쪽부터 KT 위즈 투수 원상현과 외야수 김민혁. 원상현이 4일 훈련 후 갑자기 김민혁과 사진을 찍고 싶다고 해 성사된 기념촬영이다. 일본 오키나와, 최원영 기자

KT 위즈 투수 원상현이 4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특별 MVP를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최원영 기자
원상현은 "안영명 멘털 코치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제는 '뭐 하냐, 왜 겁먹는 거야?'라고 생각한다"며 "작년에 비해 마인드가 달라진 듯하다. '1이닝만 막으면 되는데 뭐가 어려워', '그냥 하던 대로 하면 돼. 못하면 어때'라고 되뇌며 등판한다. 훈련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캠프를 치르며 1군에서 잘하는 것은 특별한 게 아니고 당연한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1군은 실력을 증명하는 곳이라는 걸 명심했다"고 강조했다.
체중 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지난 시즌엔 힘들어 끼니를 거르는 경우도 잦았다. 몸무게가 급격히 줄기도 했다. 원상현은 "처음엔 76~78kg이었는데 10kg가량 빠졌다. 그땐 많이 힘들었다"며 "배가 고팠는데도 긴장감과 잘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잘 못 먹었다. 신경 써서 챙겨 먹지 못했다"고 전했다.
원상현은 "형들이 조언해 주셔서 지금은 밥을 많이 먹는다. 우동을 네 그릇씩 먹기도 한다"며 "이제는 가리지 않고 다 잘 먹는다. 식단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잘 먹어야 힘을 쓸 수 있더라"고 덧붙였다. 옆을 지나던 선배 투수 소형준은 "저녁에 매운 볶음 라면을 2개씩 먹더라"고 귀띔했다.

KT 위즈 투수 원상현이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KT 위즈 투수 원상현이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비시즌 훈련도 이 악물고 했다. 원상현은 "웨이트 트레이닝 등을 엄청나게 했다. 하체 운동만 하면 힘들어 토했다. 매일 토하면서도 운동했다"며 "계속 야구 영상을 보고 투구 폼을 연구했다. 마무리캠프 때 감독님, 코치님께서 알려주신 것들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번 캠프 연습경기에서 이미 패스트볼 최고 구속 152km/h를 찍었다. 원상현은 "지난 시즌 초반 152km/h를 한번 기록하고 그 이후엔 못한 것 같다. 그런데 이번 캠프에선 아직 힘을 다 쓰지 않았다. 원래 마운드에 올라가면 평균 148~149km/h 정도는 나온다"며 "그리 세게 던지지 않았는데 좋은 구속이 나온 것을 보면 개막 후 수치가 더 오를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만 구속이 제일 중요하다고 여기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캠프에서 패스트볼 구위와 체인지업이 좋아졌다. 어떤 보직이든 결과를 보여줘야 맡을 수 있기 때문에 준비한 대로 경기력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뿐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는 8일부터 시범경기가 시작된다. 정규시즌 개막은 22일이다. 남은 기간 무엇을 더 점검하고 싶을까. 원상현은 "구속을 조금 더 올리고 체인지업이나 커브로 스트라이크 잡는 연습을 하려 한다. 주 무기인 커브가 있기 때문에 2스트라이크를 빨리 선점한 뒤 타자의 반응과 대처를 보고 내 공을 시험해 볼 계획이다"며 "변화구에 자신 있어 볼카운트를 빨리 잡는 연습을 하고자 한다. 자만하지 않고 잘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사진=일본 오키나와,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