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양현준이 부활하고 있다. 셀틱 이적 후 첫 멀티골을 폭발한 배경에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
양현준이 지난 2일(한국시간) 영국 페이즐리의 페이즐리 2021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 미렌과 셀틱의 2024-2025시즌 스코티시 프리미어십 29라운드 맞대결에 선발 출장해 2골 1도움으로 맹활약했다.
셀틱은 양현준의 활약과 함께 무려 5골이 폭발하며 2골에 머무른 세인트 미렌을 5-2로 대파했다. 양현준은 교체로 나서면서 최근 엄청난 활약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역시 양현준은 후반 20분 칼럼 맥그리거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2-2로 팽팽하던 후반 23분 왼쪽에서 넘어온 얼리 크로스를 양현준이 헤더로 연결해 역전 결승 골을 터뜨렸다. 양현준은 최근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포효했다.
이어 후반 31분에는 하타테 레오가 중앙에서 전진 이후 오른쪽에 침투하던 양현준에게 내줬다. 양현준은 곧바로 왼발 슈팅을 시도해 득점에 성공했다. 멀티 골이 터진 줄 알았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42분에는 양현준의 왼발이 도움을 만들었다. 오른쪽에서 양현준이 논스톱 패스로 중앙에 쇄도하는 마에다 다이젠에게 연결했다. 다이젠은 원터치로 수비수를 벗겨낸 뒤 침착한 슈팅으로 팀의 네 번째 골을 터뜨렸다.
후반 추가시간에 양현준이 결국 멀티 골에 성공했다. 후반 추가시간 47분 제프리 슐럽이 왼쪽 돌파 이후 왼발 크로스를 올렸다. 양현준이 중앙에서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며 팀의 다섯 번째 골에 성공했다.
2경기 연속골에 멀티 골 기록까지 터뜨리며 양현준은 이날 경기 공식 맨 오브 더 매치(MOM)으로 선정됐다. 트로피를 받은 양현준은 환하게 웃으며 기뻐했다.
축구 통계 업체 폿몹은 교체로 나선 양현준에게 평점 9.1을 주며 MVP로 선정했다. 양현준은 단 25분을 뛰며 2골 1도움, 패스 성공률 88%(15/17), 기회 창출 2회, 기대 득점(xG) 0.58골, 정확한 롱패스 1회, 리커버리 2회 등 맹활약했다.
브랜던 로저스 감독은 BBC와 인터뷰에서 "양현준의 여자 친구가 지금 스코틀랜드에 와 있어서 기분이 아주 좋아 보인다. 통역사에게 그녀가 계속 머물 수 있도록 해보라고 했다"라고 유쾌한 농담을 던졌다.
그는 이어 "양현준은 아직 젊은 선수이고 계속 성장하고 있다. 단순히 경기력과 결과만이 아니라 선수의 장기적인 발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양현준도 여자 친구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원정길은 너무 멀어 함께하지 못했다. 아마 TV를 통해 오늘 경기를 시청했을 것이다"라고 하며 "그녀가 이곳에 온 것에 감사한다. 집에서 요리하고 날 도와주기도 한다. 돌아가는 길에 꽃을 사야겠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최근 연이은 활약에 대해서 양현준은 "난 오늘 기회를 받아서 매우 행복하다. 내 감정을 기억할 수 없다. 거의 자동 반응이다. 하지만 난 팬들과 함께하는 분위기를 느끼고 싶었다"라며 "나는 얼마나 내가 골을 넣었는지 세지 않았지만, 아마 셀틱에서 최고의 경기였다"라고 밝혔다.
또 양현준은 "난 인내해 왔고 감독님이 내가 필요할 때 준비하려고 노력했다. 물론 난 많은 경기를 뛰고 싶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이 잘하고 있고 나는 기다려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며 많은 노력과 기다림 끝에 기회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셀틱 팬매체 '켈츠어히어'는 셀틱에서 양현준의 역할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양현준의 이날 멀티 골을 포함한 최근 경기력이 셀틱 선수단에서 자신의 늘어나는 영향력을 조명하고 있다. 큰 순간에 영향력을 만드는 그의 능력은 그가 남은 시즌에 핵심 선수가 될 잠재력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매주 자신감이 오르면서 양현준은 리그 55번째 우승을 확고히 하고 승점 16점 차 선두를 유지하는 데 아주 중요할 것"이라며 팀의 핵심이 되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현준에게도 반전의 2025년이다.
지난 2023년 강원FC에서 셀틱으로 이적해 유럽 무대 도전에 나선 양현준은 로저스 감독 체제였던 2022-2023시즌 주로 교체로 나서 리그 24경기를 출전했다. 공식전 31경기를 뛰면서 경험을 쌓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출전 시간은 1278분으로 아주 적었다.
올 시즌 전반기도 출전 시간이 적고 결장하는 기간도 길었다. 12월까지 잠잠하던 양현준은 크리스마스 후 박싱데이부터 선발 기회를 받으면서 활약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27일 마더웰과 홈 경기에서 첫 도움으로 공격 포인트를 쌓은 양현준은 지난 1월 15일 던디전 골로 시즌 첫 골을 신고했다.
2월 9일 레이스 로버스와 스코티시 FA컵에서 1골 2도움을 터뜨려 주목받기 시작한 양현준은 바이에른 뮌헨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 교체 출전해 다이젠의 추격 골을 도우며 유럽 무대에서도 빛을 발했다.
한동안 주목받았지만, 셀틱에서 침체했던 양현준이 부활의 날갯짓을 펴기 시작했다. 로저스 감독도 신뢰를 보내면서 더 많은 출전 시간과 공격포인트가 기대된다.
사진=연합뉴스, SNS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